(공황장애 일기) 약을 먹고나서 생기는 이상한 증상들

24년 1월20일 새벽

by 봄부신 날

[공황장애 일기] 약을 먹고나서 생기는 이상한 증상들


2024년 1월20일(새벽글)



공황장애 약을 먹기 시작한 뒤로 몇 가지 신체의 리듬에 변화가 생겼다. 이게 반드시 약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내 몸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나타난 적이 없었고, 약을 먹기 시작한 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내가 형사라면 정황상 약을 범인이라고 지목하고 싶다.



첫째는 전립선에 관한 이상함이다.

소변을 볼 때 최소 이삼 초에서 많게는 10초 이상의 일시멈춤 현상이 나타난다. 그 전에는 간혹 긴장을 했을 때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을 가면 즉시 하얀 도기를 향해 노랗거나 약간 묽어진 소변줄기가 즉시 발사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잠시멈춤 시간이 길어지고, 어떻게든 조금 뭔가 배에 힘을 주거나 용을 써야 이 녀석을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


둘째는 장에 관한 이상함이다.

우리 가족은 아내와 두 딸이 있어 남과 여의 비율이 1:3이다. 육체적인 건강 측면에서 남과 여의 특징이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변비였다.


세 명의 여자들은 늘 응가를 하지 못해 고민을 하고 걱정을 하고 온갖 좋다는 약들을 서로 공유했다. 다 큰 딸들이 가족 채팅방에 '오늘 응가했어'라고 올리면 온 가족이 축하답글을 달기도 한다.


물론 나는 거기에서 전혀 예외였다. 변비의 고통을 느껴본 것은 병원에서 수술하고 퇴원했을 때 정도였다. 언제나 나는 배변에 있어서는 자유로웠고 심지어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 몸 속 배설물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이상한 기술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할 정도였다.


그런데 응가 할 때도 조금씩 시간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배에 많은 힘을 주어도 쉽게 배설물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어떨 때는 단단하게 굳어서 아픔을 동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주범은 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에 대한 이상함이다.

지금 이 글 역시 오늘 새벽 세 시 반에 잠을 깬 후 다시 잠들지 못하고 고민하다, 차라리 공황장애 일기나 적자, 하고는 살며시 거실로 나와 혼자 글을 쓰고 있다.


약을 먹기 전에는 거의 침대에 눕는 것과 동시에 잠에 곯아 떨어졌고, 대부분 얕은 잠을 자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출근 시간에 5분을 더 누워 있으려고 안달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의 밤마다 하루에 세 번에서 네 번까지 잠을 깬다. 대부분 일어나면 목이 말라 물을 한두 모금 마시고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갔다. 그러다보니 늘 잠의 리듬이 깨어졌고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잠을 설치는 수준이 되었다.


또 하나 이상한 점은 잠을 무척 빨리 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밤 열두 시나 열두 시 반까지 텔레비전을 보거나 책을 보거나 하면서 자정을 대부분 넘기고 잠을 잤다. 그러고는 출근을 위해 여섯 시에 벌떡 일어나곤 했는데, 요즘에는 아홉 시만 되어도 잠을 자고 싶어 안달을 한다.


웅크리고 싶고 누워 빨리 잠속으로 빠져들고 싶어한다. 밤에 잠을 설치니까 잠이 많아져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거의 10시 이전에는 잠을 자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지고 있다.


빨리 잠을 자는 것은 나쁘지 않은데,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깨고 잠을 설치는 것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다. 아침을 멍한 상태로 맞이하면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해질 수도 있다.


오늘은 이사 견적을 두 군데나 받아야 하고 낯선 사람과 얘기를 나누어야 해서 에너지 소모가 있을 것이고, 상대가 담배를 피우는 남자라면 나는 너무 예민해서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릴 것이다. 그것이 벌써 걱정이 된다. 어제 견적을 내주러 온 분도 마스크를 끼고 얘기를 했지만 나가고 난 뒤 두통은 사라지지 않았고 한참 동안 겨울임에도 거실창문을 열어놓아야 했다.


약을 먹기 시작하고 달라진 세 가지 이상한 점.

약이 범인일까?

알 수 없지만, 일단 의사선생님에게는 얘기를 해보아야겠다.


오늘 토요일.

직장인들은 간절히 바라는 그 토요일이지만, 백수가 된 지 이주일이 되어 가니까, 정말 토요일이 실감나지 않는다. 그래도 화이팅을 외쳐본다. 오늘 하루 기분이 매우 상쾌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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