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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부신 날 Jan 20. 2024

(책꼬리단상) 불안감을 인정하기

세이노의 가르침, 단순하게 살기

[불안감을 인정하기]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두렵다고? 미식축구 영화 〈Replacement〉에서 유명 선수들이 연봉 협상 문제로 인해 파업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뛰게 된 3류 대체선수들에게 감독은 이런 말을 한다.

 “진정한 남자는 공포를 인정한다. … 너희에게는 내일이 없다. 오직 현실이라는 냉혹한 기회만 있을 뿐이다. 그것이 무기다.”

현실에 대한 당신의 불안감을 인정하고 몇 번을 넘어져도 좋다는 자세를 가져라. 말쑥한 무릎보다는 상처투성이에 꿰맨 자국도 몇 개 있는 무릎을 부러워하며 당신 앞에 던져진 현실의 삶에 도전하라. 그런 자세가 되어 있어야 비로소 세상 속에서의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아, 물론 도전하는 것 자체를 성격상 혹은 인생철학상 등의 이유로 싫어하거나 피곤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도전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 세이노 저)



세이노의 글 쓰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을 했지만 꾸역꾸역 다 읽어냈습니다. 1월 들어서는 책 읽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는데 지금은 몸이 더 중요하니까 어쩔 수 없긴 합니다.  그래도 어제는 간만히 집중력이 솟아나서 책탑을 쌓아놓고 오후 내내 책을 읽기는 했습니다.



글이 옆으로 샜습니다만, 오늘은 새벽 세 시에 잠이 깨서 일어나 뭘할까 하다가, 브런치에 (공황장애 일기) 올리고, 잠시 책장 정리 하다가 허리가 아파서 이렇게 쇼파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독서단상을 적어봅니다.

~~~

글에 따르면, 저는 공포감을 매우 크게 느끼는 사람으로서 일단 진정한 남자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지금의 질병만으로도 그 사실은 증명되고 남겠지만, 소소한  예를 들면, 저는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한방보다는 일반 병원 처방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가 한의원에 가서 한약도 짓고 꾸준히 침도 맞아보자고 해서 꾹 참고 한의원을 다니는 중입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첫날 맞은 오른쪽 손가락에 맞은 침이 너무 아파 2주째 그 부분이 어디 닿기라도 하면 화들짝 놀랍니다. 밴드까지 붙이고는 두 번째 가서는 다른 곳에 놓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병원 주사는 잘 맞습니다.

저자의 "불안감을 인정하라"는 조언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군에서 신병들을 훈련시킬 때 일단 진흙탕에 뒹굴게 만듭니다. 그러면 이왕 더러워진 옷이니 하며 흙탕물도 마다 않고 기어가게 됩니다.

불안감을 가지는 것이 비정상이고 나쁜 것이고 부정적인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감을 느끼고 긴장하며 실수를 해. 그러니까 내가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감정이고 기분이야.  

이렇게 스스로를 인정해주는 것, 타인에게도 동일한 피드백을 받는 것, 그것이 결국은 스스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냥 지금의 내가, 진짜 나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전의 총명하고 지혜롭고 좀더 건강한 내가 아니라, 좀더 천천히 걷고, 집중력도 조금 덜하고, 몸도 마음도 아픈 것이 지금의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지금은 나다.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해봅니다.

오직 현실이라는 지독한 전쟁 속에서,
일주일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 내일 진정한 휴식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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