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일기) 한 달 잘 버텼다. 불면의 밤

2024년 1월31일

by 봄부신 날

[공황장애 일기] 한 달 잘 버텼다. 불면의 밤.


2024.01.31

오늘이 어느새 1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깜짝 놀랐다. 아내가, 어, 오늘이 마지막 날이네. 했을 때 정말 나는 깜짝 놀랐다.

회사에 다닐 때는 정말 숨이 막혀 어떻게 하루가 이렇게 안 가는지 질식할 지경이었는데, 어느새 1월의 마지막 날이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누구를 붙잡고 따져보고 싶은 마음이다.

10여 년 전 119에 실려가면서 과호흡과 사지마비로 인생의 큰 고비를 맞이했던 그 상황의 재현에 나는 미리 잔뜩 겁을 집어 먹었었다.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대표와의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저 내가 그렇게 멘탈이 약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참고 참다가 터져버리는 그 미세한 응력의 가장 약한 지점. 그것이 어쩌면 공황으로 표출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달이 참 빠르고도 느리게 지나갔다.
1월 첫 주까지만 회사를 나가고 그만 두었는데, 나머지 3주가 하루하루 고역이었다. 불행이었고 슬픔이었고 아픔이었고 절망이었다. 그러다 하루 좋으면 기뻐하고 행복해했다.

요즘 가장 큰 문제는 불면이다.
갑자기 나타났다.
나는 갑상선저하증 약을 함께 먹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 아닐까 의심했다.

아내는 내가 밤에 일어나면 꼭 화장실을 갔기 때문에 오히려 전립선 비대증, 야간빈뇨 같은 것이 아니냐고 진단을 내린다.

요즘은 입면도 잘 되지 않아, 잠이 올려고 하면 얼른 누워버린다. 어제는 사우디와의 축구도 포기하고 10시경에 일찍 눈을 감았다.

그랬는데 열두시 반에 잠을 깨서는 계속 잠을 이루지 못했다.살짝 살짝 잠이 들기는 했지만 한 시, 두 시, 세 시, 네 시, 계속 한 시간 간격으로 잠을 깨고 얕은 잠과 꿈 속에서 방황했다.

오늘은 외주로 해야 하는 일의 많은 분량을 작업해야 한다. 공황장애 일기 하나 쓰고는 책상으로 옮겨 가려고 하는데, 이제서야 잠이 쏟아지려 한다.

별이, 무한한 별이, 하늘을 까맣게 채운 별이, 머리 위에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그 광활한 우주처럼, 잠이

졸음이, 머리를 무겁게 하는 그것이,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나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나아질까.
이번 주 또 의사선생님을 만나야 하는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사실, 의사선생님이 주신 수면안정제를 먹었는데도 별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아내가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자기도 했는데 역시 별 소용이 없었다. 두시 반에 깨면 계속 잠을 설쳤다.

1월, 잘 버티고 좋아지고 있는데, 새로운 숙제가 하나 생겼다.

2월, 너 나랑 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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