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타인벡-불만의 겨울
[새로운 사람이 되는 법]
전에는 그녀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평생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 건지 궁금해진다.
생각만 해도 무섭다. 또 다시 판단의 기준이다.
사람이 사람과 만나면
각자가 상대방으로 인해 변화되기 때문에
두 명의 새로운 사람이 생겨난다.
(존 스타인벡, 불만의 겨울, 245쪽)
나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흥미도 없고 주제도 없는 얘기를 주절주절 얘기해야 하는 것도 시간이 아깝고, 끊임없이 탐정처럼 질문해대는 개인적인 궁금증에 대답해주는 것도 싫었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이고, 다소 사회성이 약한 사람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속으로는 그렇다.
그렇지만 친밀감이 높아지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지면, 내 내면은 문을 활짝 연다.
이 책의 저자가 소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판단'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서 잠시 멈추어 밑줄을 그어야 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각자가 상대방으로 인해 변화가 생긴다.
그래서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라,
새로운 '나'가 된다.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두 사람이 탄생하는 것이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지금까지 사람들과 선을 긋고, 판단하고
내 기준에 부합되는 사람들에게만 '나'를 열었던 '나'를 반성해본다.
내가 새사람이 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고 있었구나.
내가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될 순간을 스스로 놓치고 있었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을 제대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판단하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알아가기 위한 봄,이다.
제대로 본다는 것은 뭘까.
그의 말, 행동, 몸짓, 손짓, 사랑스러운 표정, 행복해 하는 웃음,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 모든 것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눈과 마음에 담아야 한다.
내가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누군가를 만나리라.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재대로 보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변화를 꿈꾸리라.
물론, 나를 만난 그도
새로운 사람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결국은 다시 '나'로 돌아온다.
지금의 내가 무수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새롭게 변해온 다층적인 인물이라면, 그렇게 굳어지고 다져지고, 틀이 만들어진 사람이라면, 앞으로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야 좋을지, 그보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당신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강력하게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당신이다. 존 스타인벡이 책에서 말한, ‘상대방으로 인해 변화된’ 그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당신에게 사랑을 배웠고, 사랑에 전염되었다. 나는 당신으로 인해 진정한 내가 되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많이 부족한 나를 만나준 당신에게 더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