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뒷모습> 시를 읽으며
아, 오늘은 이천십육년 시월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국가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때입니다.
어떤 선택과 결정으로 진행될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혼탁하고 어지럽고 진흙탕이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보입니다.
진흙탕, 혼탁.
나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나는 말간 호수인가.
내가 내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말간 호수.
그렇지만 말간 호수 아래에도
묵직한 찌꺼기들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휘저으면 금방 혼탁해지고 말, 거짓 투명입니다.
부끄럽습니다.
곧 무너져 내릴 권력, 명예, 칭찬들이 포장되어 있습니다.
돌아서는 그 뒷모습까지 투명하여 아름다울 수 있다면…...
가라앉는 그것들까지 가벼울 수 있다면.
나태주 시인의 시 뒷모습을 읊조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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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
뒷모습이 어여쁜
사람이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자기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되지 않는 뒷모습
오로지 타인에게로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뒷모습은
고칠 수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물소리에게도 뒷모습이 있을까?
시드는 노루발풀꽃, 솔바람 소리,
찌르레기 울음 소리에게도
뒷모습은 있을까?
저기 저
가문비나무 윤노리나무 사이
산길을 내려가는
야윈 슬픔의 어깨가
희고도 푸르다.
(나태주, 뒷모습 전문)
자기는 볼 수 없는, 타인에게만 열린
또 하나의 표정
그 뒷모습이 아름다은 사람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산길을 내려가는 저 야윈 슬픔의 어깨.
오늘은 뒷모습을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