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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원 Dec 06. 2023

3회: 기적

                                                                                                                   #선유도 다리 교각


 이튿날, 두 사람이 옮겨 간 시내 병원과 연락이 되어 선오도 그쪽 병원에서 보낸 구급차에 실려 갔다. 곧장 검사실로 가서 통증을 무릅쓰고 수십 장의 X-레이 촬영과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졌고 심하게 금이 갔다고 했다.   


 그러나 갈비뼈 골절은 팔이나 다리처럼 깁스할 수 없어 붕대로 상반신을 감아 고정해 놓고, 절대 움직이지 말라고만 했다. 진통제와 수액 등을 주렁주렁 달고 약물 치료만 받았다. 말을 하거나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마치 바늘로 장기를 찔리는 듯 통증이 몰려왔다.   


 자동차보험 환자 전용인 503호 6인 병실에 입원했다. 먼저 옮겨 간 두 사람과 아직 대면하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 두 사람은 자기보다도 더 중상이니 무척 힘들 것 같았다.  


수면제 덕분인지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다. 기다리고 있던 경찰이 머리맡으로 다가와 교통사고 조사차 왔다고 자기소개를 한 후, 사고 경위를 설명해 주었다  

   

‘사고를 낸 상대 차량은 포항 제철단지에서 철강 코일을 운반하는 대형특수 차량이었고, 그 차에는 브레이크가 앞과 뒤 두 곳에 각각 있는데, 내리막길에서 앞쪽 브레이커가 파열되었다. 그래서 차체의 중량과 적재된 화물의 무게 때문에 정차하지 못하고, 반대 차선으로 넘어와 밀려 내려오는 차와 승용차가 정면으로 충돌된 사고였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충돌 순간에 그 차가 기적적으로 정지하였고, 만약 정지 않았더라면 승용차는 그 차 밑에 깔려 형체도 알아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 차의 큰 타이어와 충돌하여 밖으로 튕겨 나오지 않았다면, 탑승자 모두가 큰일을 당할 뻔했다.’라고 상세하게 말했다.   


 그리고 병원에서 진단 결과까지 알려 주었다. 강선오 씨는 사고 순간 뒤를 돌아보았기 때문에 오른쪽 상체와 충돌하여 갈비뼈 6개가 부러졌고, 2개는 심하게 금이 가서 8주 진단이 나왔고, 안석병 본부장은 찰과상으로 2주 진단, 운전기사도 1주 진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자기 쪽과 충돌을 피하려고 핸들을 돌려 강선오가 앉았던 쪽으로 부딪치어서 중상을 입게 되었고, 본부장은 뒷좌석에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적게 다친 것 같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당시 상황과 진단 결과를 듣고 나서야 죄책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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