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러들은 도시를 나가게 되면 꼭 프랜차이즈를 들린다. 스타벅스, 맥도널드, 버거킹, 서브웨이, 설빙, 베라 등 취향에 따라 어디를 가는지는 다르지만 꼭 들리게 된다. 모든 시골러라 통칭하기는 좀 오버스러운 것 같다면 내가 아는 시골러들이라고 범위를 줄여도 좋겠다.
여하튼 내가 최애 하는 곳은 맥도널드다. 올해 봄까지는 버거킹이 최애였지만 자꾸 먹다 보니 살짝 질려 맥도널드로 옮겼다. 감자튀김을 엄청 좋아한다. 나중에 돈 벌면 사업장에 감자튀김 기계를 사놓고 싶을 정도로 엄청난 '감자킬러'다. 감자튀김만 왕창 사기에는 조금 눈치가 보여 작은 버거 하나를 꼭 껴넣는다. 그리고 감자튀김은 라지로 세트에 딸려 나오는 녀석 +1, 나만의 공식이다. 감자튀김을 해치운 뒤에 버거를 입에 넣는다.
시골에는 없기에 더 특볗한 맛이 나는 것 같다. 나는 이것을 '도시 맛'이라고 한다. 한 달에 한번 갈까 말까 한 맥도널드도 곁에 없으니 특별해진달까. 서울에 있을 때 길 하나만 건너면 버거킹, 맥도널드, 스타벅스가 수두룩 했다. 갈 곳 없으면 가는 곳이 스타벅스였다. 오죽했으면 서울 친구들은 카페 가자고 해서 스타벅스 얘기하면 '찾아볼게'라며 다른 카페를 찾아온다.
서울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시골에 오면 특별해진다. 대부분 그것을 불편이라고 느낀다. 병원, 은행, 서점, 다이소, 시내버스, 버스 승강장, 피자, 햄버거, 파스타 등 심지어 편의점 까지도 여기서는 특별한 곳이 된다. 대신 흔한 것들도 있다. 하늘, 산, 바람, 구름, 지평성, 한적함을 주는 것들. 그런 것들이 일상이 된다.
나에게는 여기서 흔한 것들이 더 필요했다. 하루 종일 하늘을 보고 싶었고, 뻥 뚫린 도로를 달리고 싶었다. 시야에 가리는 것이 없이 온전히 자연을 보고 싶었고, 구름의 모양에서 빵도 상상하고, 동물도 상상하는 유치함으로 하루를 채워 넣고 싶었다. 그런 것들을 시골은 가지고 있었다. 넘칠 만큼 풍부하게.
가끔 도시의 편안함이 부럽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갈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때의 나 자신의 선택이 될 테니 그것도 좋겠다 싶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 동안만큼은 이 곳에 넘치도록 많은 것들을 충분히 느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