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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Mar 24. 2020

관계 게임(Quanxi game)

중국인들은 그들의 '친구들'에게 많이 기대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시진핑 정권을 향해 매우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리 정부가 중국발 신종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조기 차단에 소극적이었던 이유가 시진핑 주석의 상반기 방한(訪韓) 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도 문대통령에게 "코로나-19 발발 사태에 관해 한국이 중국에 보낸 위로와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라고 말했다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가 있었다. 시주석은 중국과 한국이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양국 관계가 좋은 탄력을 받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관계(關係, Quanxi)"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중국 협상 행태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외국 관료와 개인적 친분관계를 끈끈하게 맺는 것-관계 게임(the games of quanxi)-이다. 이런 접근은 중국의 유교(儒敎)적 정치 전통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호의적 태도는 양국 관계 진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듯하지만, Richard H. Solomon의 [Chinese Political Negotiating Behavior, 1967-1984]에서 제시한 중국의 협상 절차 4단계에서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다. 즉,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Richard H. Solomon은, 미국 관료들이 경험을 통해 배운, 중국 측 상대방을 대하는 기준을 11가지 정도 제시하였다. 이 기준들 중에 "우정의 중국적 의미를 이해하라"는 것도 있다. 여기에는 "중국인들은 그들의 '친구들'에게 많이 기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옛 친구'라는 아첨과 중국식 접대로 쉽게 불러일으켜지는 감성을 억제해야 한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약속하지 말고, 과거의 약속을 지키라는 압력을 받을 것에 대비하라. 추정된 오류나 단점에 대한 죄책감으로 부끄럽게 하거나 이것을 갖고 놀려는 중국인의 시도를 거부하라"는 세부 지침이 포함되어 있다.

중국이 "친구"라고 부를 땐, 그만큼 많은 것을 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 결과에 의하면, 북한의 협상전략도 중국의 협상 행태와 흡사하다고 한다. 김일성을 비롯한 북한의 초창기 정치 군사 지도자들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실무적 기회가 있거나, 중국의 협상전략 또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북한의 협상전략에 학문적 관심이 있다면, 아래 링크된 Richard H. Solomon의 중국의 협상 행태(영어 원문)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 글은 1990년대 중반 [중국인의 교섭술]이라는 번역서로 국내 출간되기도 했다.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http://naver.me/Ft9qAKit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리처드 H. 솔로몬이 쓴 [중국의 정치 협상 행태, 1967-1984] 영어 원문을 읽을 수 있다.


Richard H. Solomon, [Chinese Political Negotiating Behavior, 1967-1984], RAND Corporation, 1995.
https://www.rand.org/pubs/monograph_reports/MR663/index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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