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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nny Jul 11. 2020

이끼야! 미안하다!

너를 모르면서 잘 아는 듯이 말했다.

이끼야! 미안하다!

너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너를 판단하고 규정했다.

이끼야! 정말 미안하다!


난 이끼가 음습한 거라고 생각했다.

난 이끼는 인적이 드문 곳에 살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난 도심 속에 자리 잡은 이끼가 남의 자리를 차지한 거라고 판단했다.


이끼가 습도와 땅의 수량을 조절해 준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가뭄과 홍수도 막아준다 걸 몰랐다.

이끼가 공기를 청정하게 만든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대기 오염을 예방한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먹이사슬 구조의 기초를 담당한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작은 곤충의 먹이가 된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도시에도 살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잔디 대신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이끼가 대체 의약품이란 걸 몰랐다.

이끼가 지혈과 화상 치료에도 쓰인다는 걸 몰랐다.


이끼야! 미안하다!

너를 잘 모르면서 아는 듯이 말해서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너에 대해 전에 썼던 글은 그때의 너에 대한 강렬한 느낌이었어.

그 순간의 내 감성을 너도 이해해주련?


https://brunch.co.kr/@yonghokye/192

https://brunch.co.kr/@yonghokye/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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