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 땐 커피믹스 두 개 타서 먹기
오후에 갑자기 공복감을 느꼈다.
배. 가. 고. 프. 다.
왠지 모르지만 배우 이지은(아이유)이 생각났다.
커피믹스 두 개를 뜯어서 종이컵에 쏟아부었다.
컵에 뜨거운 물을 절반 가량 붓고 저었다.
다시 컵에 찬 물을 조금 더 붓고 저었다.
커. 피. 믹. 스. 두. 봉. 다. 리. 탄. 물. 을. 마. 셨. 다.
배 부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공복감이 사라졌다.
배우 이지은에게 배운 삶의 지혜다.
제목이 "나의 아저씨"였던가?
불량소녀 같지만 사랑스럽고 뭔가 도와주고 싶은 지안이라는 캐릭터로 그녀가 나온 드라마가 있었다.
고달픈 삶의 주인공 지안은 가끔 믹스커피 두 개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
그때 그녀를 보면서 생각했다.
커피믹스 두 개로도 한 끼니가 되는구나!
그리고 한참을 잊고 있었다.
어느 오후, 갑작스러운 공복감에 그 기억이 소환되었던 것이다.
커피믹스 두 개로 끼니를 때우는 소녀,
그걸로 허기는 면할 수 있다는 생각났다.
그 이후 간혹 커피믹스 두 개를 타마시는 경우가 있다.
출출할 때,
쓸쓸할 때,
꿀꿀할 때,
커피믹스 두 개를 타서 마시면 그녀가 떠오른다.
처음엔 드라마에서 커피믹스 두 개를 타서 마시는 배우 이지은의 모습이 보인다.
그다음엔 삼단고음으로 노래하는 가수 아이유의 노래가 들린다.
그리곤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띠게 된다.
그러면 출출함, 쓸쓸함, 꿀꿀함이 모두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