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태어난 지 66일 만에 만나다
첫 만남은 설렘이다.
사람과의 첫 번째 만남은 더욱 그렇다.
손녀와의 첫 만남은 기대감과 설렘으로 떨리기까지 했다.
손녀가 태어난 지 66일 만에 며느리의 본가가 있는 진해로 향했다.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한 손녀와 며느리를 데리러 가는 길이다.
손녀를 직접 본다는 기대감 때문에 여섯 시간의 여행이 별로 지루하지 않았다.
십수 년 만에 들른 금강휴게소도 반가웠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초목과 연초록 강물은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줬다.
강엔 벌써 수상스키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아내가 운전석에 앉은 두 시간 동안 잠시 눈을 붙이려 했지만 허사였다.
설렘과 기대감은 피로감을 말끔하게 물리쳤다.
며느리에게 전화가 왔다.
언제쯤 도착할 예정인지 묻는 전화였다.
그로부터 삼십여분이 지나고, 이제 한 시간 후면 손녀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아내가 말했다. 약간 떨린다고.
그렇다. 설렘은 떨림이기도 했다.
사돈댁에 도착했다.
손녀 율과의 첫 만남이다.
앉아서 기도한 후, 율의 얼굴을 보았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훨씬 예쁘고 하얗다.
율을 안고 우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킨 다음 한 시간 정도 안고 있었다.
안사돈과 며느리가 신기하다고 했다.
할아버지에게 안겨서 너무 편하게 잘 있다고. 안긴 채 이처럼 편하게 있던 적이 없었다면서.
율에게도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이 설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