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록잎새 병상일지 45일 차

(우야튼 집에 오니 정말 좋다)

by Yong Ho Lee

제45일 차 : 2016년 11월 01일 (화요일)


을지병원 노사분규로 인한 파업으로 병동마다 다들 짐을 꾸리느라 바쁘다.

완전 중증 환자만 빼고 다 퇴원 조치 후 병동을 폐쇄시킨단다.

오전...

다른 병원으로 갈 수 있는 의료 전향서가 나왔다.

그러나...

죽어도 다른 병원은 안 가겠다는 초록잎새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하기로 했다.

퇴원 수속을 위해 원무과에 입원비를 지불하고 필요한 서류를 떼고 나자 벌써 점심시간.

간호사에게 혹시 우리 점심 있냐 물어보니 없단다.

안 간다고 버텼다간 굶을 뻔했다.

ㅋㅋㅋ


퇴원하여 집으로 오다 점심을 먹고 가자니

얼른 집에 가고픈 초록잎새는 그냥 집에서 간단하게 해결하자 한다.

님의 뜻대로 따르기로..

집에 도착하여 약을 먹여야 하니 찰떡과 빵 한 조각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그런 후....

개발에 땀이 나도록 나 홀로 청소를 했다.

마누라님은 집에 오자마자 피곤한지 바로 눕는다.


어느 정도 집안이 정리된 후...

집에서 가까운 한의원을 갔다.

한의원 원장과 면담 후 놀랜 거 따고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치료에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에 에게해님의 전화를 받았다.


잠시 후..

경주에 갔다 오면서 보리빵을 사 오신 에게해님은

초록잎새 입맛 없을 때 먹으라며

한의원까지 직접 오셔서 빵을 건네주고 가셨다.

정말 고마우신 형님...


우리 부부는 참 인복도 많다.

이렇게 우릴 위해주는 지인들이 많아 행복하다.

이방인의 작가 카뮈가 이런 말을 했다.

"삶에 대한 절망 없이 삶에 대한 사랑은 있을 수 없다."

한순간....

절망의 나락으로 빠진 우릴 건저 준 지인들로 인해 우리 부부는 새로운 삶을 산다.

지금 이 순간이 그래서...

예전엔 느낄 수 없었던 삶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수백 번을 해도 해도 모자랄 우리 부부의 마음...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keyword
이전 06화초록잎새 병상일지 44일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