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벳 트래킹 (상편)

(마방의 추억을 더듬어 가는 차마고도 호도협)

by Yong Ho Lee

산행지 : 중국 운남성 호도협.옥룡설산

산행일 : 2009년 9월 18일~9월 26일

누구랑 : 산찾사. 바커스. 거브기.큰곰. 문필봉. 데이비드 송. 장비. 바위솔. 호준.


(호도협 옥룡설산 위치 및 개념도)



(1일 차 : 9월 18일 금요일)

-대전 정부청사 리무진 공항버스 14:05

-인천공항 17:30

-인천공항 대한항공 885 :19:05 발

-중국 곤명 공항 22:25 착 ~ 출국 완료 23:09


차마고도....

조로서도 라고도 불리는 그 길을 따라

척박한 땅을 일구며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가는

그곳 주민의 끈질긴 삶을 취재한 TV 다큐를 보는 순간 난 필이 꽂혔다.

드라마의 나레이션을 맡았던

최불암 씨가 몇 번이나 울음을 쏟아냈다던 그곳....

예전 백경훈의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란 책을 읽은 후

그곳을 가고 싶어 몸살이 날 지경였는데 엄감생신 그곳을 향한 나의 꿈은 이루기엔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그런던 중 보게 된 차마고도의 다큐는 나를 무스탕 대신 차마고도로 이끈다.

수많은 나날들을 정보의 바다를 헤집어 택한

리장의 제이님을 만나러 인천공항을 향하는 설레는 가슴...

이번 장도에 함께 하는 산우들도 같은 마음였을 것이다.


너 정말 떠나면

니 자리는 없을 것이다란 협박(?)....

네가 그러고도 직장인 맞냐?

참 팔자 좋은 놈들여~!

요즘 불경기라는데 저놈들은 예왼가벼~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는데 저놈들은 무섭지도 안나 봐~

협박, 애원, 달램?

깡그리 무시했다.

도대체 우릴 그곳으로 이끈 그 실체는 뭘까?


속에 자기도 모르게 숨겨진 보석을 만나기 원한다면

미지의 땅으로 탕탕하게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삶은 의미이다.

의미를 찾아 떠나야 한다.

그리고 떠나는 자만이 새로운 별이 된다.

백경훈의 <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 중에 나오는 구절이다.

과연 우린 이번 여행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 어떤 별이 될까?


인천공항엔 안 나와도 될 랜드사의 이팀장님이 먼저 와 기다린다.

참~ 고마운 사람이다.

자기 여행상품을 팔아 주는 것도 아닌데...

이번 트래킹을 준비하며 곤명을 향한 항공편을 내 나름대로

이팀장 신세를 안 지고 해결하려 했는데 그게 뜻대로 되질 않았다.

왕창 올라버린 항공료가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

할 수 없이 랜드사 이팀장께 SOS 긴급 타전....

역시 이팀장은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력~셔리 한 대한항공편에 여행자 보험과 단체비자는

덤으로 한다 해도 동방항공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해 주셨다.

안 나오셔도 된다는 나의 말에

그래도 대장님 가시는데 마중은 해야죠~ 라며 공항에 나온 이팀장은

버벅대는 나를 대신해 출국수속을 능숙하게 해 주고 바삐 공항을 떠나신다.


(출국 수속 중인 이 희선 팀장님)


대한항공의 좌석이 여유롭다.

마지막에 합류한 큰곰님은 대기업 임원으로 해외를 자주 다녀

적립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했는데 처음엔 비즈니스 대기자에서

이코노미석으로 좌석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 이유가 신종플루였다.

신종플루의 힘이 대단하다.

꽉 찬 항공좌석의 예약 취소 덕에 우린 내 맘대로 좋은 자리에 앉아 이동을 한다.

한밤...

허공을 나르는 기내의 창밖을 바라보니

또렷한 빛을 뿜어낸 북두칠성이 내 어깨에 걸려 있다.

아름다운 밤이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짱하다.

해드폰을 끼자 대한항공 FM 음악 방송 배명숙 DJ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7~80년대 팝 음악세계로 나를 인도한다.



(2일 차 : 9월 19일 토요일)

-곤명공항 0:05

-차마고도 게스트 하우스 0:20

-게스트 하우스 골목 꼬치집 : 0:30~0:50

-게스트 하우스 기상 07:00

-게스트 하우스 08:25 발 ~ 곤명 버스 터미널 08:34 (빵차 이용)

-곤명 버스 터미널 09:30 ~ 리장 버스 터미널 20:35 ------ (사고로 도로 정체 2시간)

-제이네 집 21:00


곤명 공항에 도착했다.

드디어 우린 차마고도를 향한 첫 여정을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 팀의 출국수속이 순조롭지 못하다.

다들 나왔는데 바커스님이 못 나오고 있어 왜 그런가

되돌아가 보니 입국 심사관이 여권사진과 인물이 다르다 트집 중이다.

바커스님 손으로 머리를 가리고 열심히 내 얼굴만 보라 손짓을 해도 이놈들 꿈적을 안 한다.

마지막 내놓은 비장의 무기가 된 비자카드를 보더니 곧바로 입국 승인.


문제의 바커스님 여권 사진을 들여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

여권 사진엔 뽀샤시하게 잘 난 남자의 머리숱이 참 많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은?

그 넘의 머리털....

앞으로 형님 중국 올 땐 가발 챙겨 와~ 했더니 바커스님이 그러신다.

"ㅆㅂ 일본 갈 땐 아무 문제 읍써잖아~"

ㅋㅋㅋ


입국장 입구...

환한 미소로 제이가 우릴 맞아준다.

트래킹을 안내할 제이님의 인상이 내 예상대로 느낌이 아주 좋다.

우린 10여분 빵차로 이동하여 게스트 하우스에 짐을 풀고

곤명시내 골목길에 자리 잡은 꼬치집 포장마차에 들렸다.

이날 이곳에서 우리 팀은 일행들 소개와 만찬으로 피로를 풀었다.

(꼬지를 고르는 제이님)


(의자에 앉아 먹거리를 기다리는 산우들)


사회주의 국가도 도심의 세상살이는 힘든가 보다.

젊은 부부의 포장마차 영업이 늦도록 이어진다.

포장마차 한편엔 쥔장의 아들이 장난감 자전거에 앉아 칭얼댄다.

아마도 얼른 집에 가자고 보채는 것 같다.

안쓰러워 사탕이라도 쥐어주고 싶은데 가저온게 없다.

곧바로 우린 자리를 정리했다.

우리도 피곤하고 저 어린놈도 얼른 들어가야 하기에...


실컷 먹은 안주값이 겨우 우리 돈으로 14,000원이다.

맥주 한 병이 3위안이니 540원꼴...

맥주값을 제이님이 지불하는 순간 데이비드 님이 만오천 원을 내밀며 큰소리다.

"안주는 내가 다 쏠게~"

에잉~!

이렇게 쌀 줄 알았다면 대장인 내가 한번 큰소리치고 술값까지 몽땅 낼걸.

ㅋㅋㅋ


(포장마차 쥔장의 아들)


이날 우리가 하룻밤 묵은 게스트 하우스가 깔끔하다.

쥔장은 한국분....

음식도 입맛에 맞고 정갈하여 아침을 든든하게 채웠다.

게스트 하우스의 벽면은 다녀간 여행객들이 남긴 사진과 싸인으로 빼곡히 장식돼 있다.


(곤명의 게스트 하우스 벽면)

곤명의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

리장행 버스표를 끊고 시간이 되길 기다리는 동안

군것질거리를 한 아름 사가지고 온 제이님이 봉지를 내민다.

각종 만두와 찐빵들...

먹을만하다.

그중 나의 입맛에 맞는 단팥이 들어간 찐빵 두어 개가 내 배를 빵빵하게 만든다.


떠나기 전 들린 정류장 화장실.

웬 노인네가 손을 내민다.

?

헐~!!!

자기네 손님들까지 치사스럽게 돈을 받는다.

뒤따라 들어온 산우들 포함 세 명이 서서 쏴~에 대한 값으로 5원을 내밀자

이넘 거스름돈 줄 생각도 않고 눈만 꿈적 꿈적대며 딴짓이다.

손짓 발짓으로 내 돈 거슬러줘 인마 하며 눈을 부라리자

그제야 이넘 전대를 이리저리 뒤쳐 돈을 내준다.


(곤명의 버스 대합실)

곤명에서 리장까지 대략 560 km...

흐미~!

우라지게두 멀다.

참말로 중국땅이 크긴 크다.

그래 큰 땅을 가졌어도 이넘들 욕심엔 끝이 없어

아직도 여기저기를 넘본다.

티벳을 포함한 일대의 땅들은 6.25 동란 중

흐트러진 세상의 눈을 피해 은근슬쩍 거저먹은 걸 보면 음흉하기 짝이 없다.


리장으로 향한 버스 안..

내 옆자리의 젊은 여인이 멋을 한껏 부렸다.

얼굴에서부터 찬찬히 훍터 내려 맨 아래에 이르니

ㅋㅋㅋㅋㅋㅋ

양장에 어울리는 삐딱 구두가 아닌 고무신이다.

윗 모습은 그런대로 세련됐는데....

아마도 이게 중국의 현실이 아닐까~?

첨단의 미래사회와 원시의 후진 문명이 함께 공존하며 굴러가는 그런 사회 말이다...



(세련된 양장차림에 고무신을 신은 중국 아가씨)


멀고 먼 여행길...

그러나 이국 풍광에 대한 호기심에 지루할 틈이 없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누렇게 익어가는 다락논의 벼들...

곤명은 지금 아름다운 가을의 중심에 서 있다.



리무진 버스엔 안내양이 있다.

우리가 옛날 고속버스가 생겼던 시절에

안내양은 한때 선망의 직업였던 적이 있었다.

쭈욱 빠진 미끈한 다리와 멋진 유니폼의 안내양은 참말로 이뻤다.

그 시절의 우리처럼 중국의 버스 안내양도 이곳 처녀들이 선망하는 직업일까?

잘 달리던 버스가 휴게소에 들르자 안내양이 뭐라 쫑알 댄다.

제이님이 통역한다.

이곳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운행한단다.


(버스 안내양)

휴게소에서의 식사.

반찬은 먹을만하다.

그런데 밥알들이 독립선언을 했다.

젓가락질이 서툰 몇몇 산우들이 투덜댄다.

그러나 먹는 거 하나만큼은 적응들이 참말로 빠르다.

식판에 입을 대고 들입다 밀어대자 밥알들이 입안으로 사라진다.


(휴게소에서의 식사 메뉴)



휴게소를 떠난 버스는 얼하이 호수가

거대하게 펼쳐진 따리에 이르자 정류장에 들어선다.

최대직경 45km의 호수는 사람의 귀와 같이 길다 하여

이해(얼하이)란 이름을 얻은 얼하이 호수인데 따리를 벗어날 때까지 이어진다.


따리 버스정류장에선 화려한 복장의

여인이 사인펜으로 쓴 종이쪽지를 들고 사람을 찾는다.

저런 복장이 뭔 민족이랬드라 ?

제이가 백족이라 가리켜 준 것도 같고.

예전의 총기를 세월에 뺏긴 산찾사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따리는 별의별 민족들이 함께 어우러진 도심이다.


따리 정류장에선 폴란드에서 왔다는 젊은 연인이 내렸다.

그들은 두 달째 여행 중이며 이곳 따리에선 3~4일 머물 거란다.

햐~!!!

젊은 놈들이 팔자 늘어졌다.

니들 엄니 아빠는 재벌이 분명할 거다.

아님 본인들 능력이 좋아한 두 달만 일해도 일 년 먹을 거 벌을 수 있던가.

이곳을 오면서 장기연가를 내야 했던 우린 모두

직장 상사로부터 생존권을 위협받는 협박(?)을 감수하며 떠나야 했다.

단 한 사람 사장님인 데이비스님만 빼고....

역시

사장은 좋다.

내 맘대로 놀 수 있고 쩐도 무지하게 잘 벌고....

ㅋㅋㅋ

데이비드 님은 전화 한 통으로 머나먼

이국땅에서도 직원들 사족을 옭아매고 있다.

통화내용을 옆에서 들어보면 이것저것 온갖 지시일색이다.


그러나...

사장두 관록이 붙어야 하나보다.

명예퇴직하여 일찍 독립을 선언한 바커스님은 아직 초보 사장이라 그런지

가만 들어보면 거래처인지 뭔지 햐간에 전화받는 태도가 여간 고분고분 나긋나긋한 게 아니다.

우야튼...

먹고사는 게 뭔지?

인생이 뭐 별거냐 하지만 나에게 인생은

뭐~가 없어 그런지 몰라도 아주 특별한 별거이며 숙제다.


폴란드 연인과 큰곰님은 영어 대화가 유창하다.

아무튼 그래서 가방끈은 길고 봐야 한다.

무식한 내야 헬로 하와유~ 외엔 떠버릴 영어가 없어

팔자 좋은 폴란드의 연인을 향해 바웬샤 띵호야~ 라 외친 후

큰 입 쫘~~ 악 벌려 옥수쿠를 드러내자 연인들이 나를 향해 헤~ 웃어준다.

그런데...

니들 그 웃음의 의미가 뭐냐~?


(폴란드에서 왔다는 연인들)



창밖의 들녘엔 추수가 한창이다.

그런데...

곡식을 거두는 방법이 예전 우리나라 6~70년대

방식으로 나락을 일일이 틀에다 내리 처서 털어내는 방식였다.

얼마나 고될까?

기계화 영농을 하게 되면 남는 잉여 노동력이 도심으로 몰릴 테고...

그 결과는 뻔할 뻔자...

있는 놈 없는 놈 빈부의 격차가 자본주의 사회보다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진 않을게 분명한 중국의 앞날이 저들의 미래와 어떻게 변화될까 궁금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겉보기의 농촌 풍광은 한가롭게 낮게 깔린 구름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중국의 들녘 풍광)



리장을 200여 키로 앞두고

갑자기 버스가 옴죽달싹 않는 정체가 지속된다.

길게 늘어선 차량 행열...

그 틈을 비집고 먼저 나서려는 얌체 운전자들이 있다.

누가 중국넘들이 만만디 민족이라 했던가?

웃기는 소리다.

중국을 몇십 번 와봐도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네들의 교통질서다.

2시간을 기다려 풀린 정체의 원인은 아주 간단한 오토바이 교통사고였다.

거적때기로 덮어 논 걸 보면 즉사가 분명하다.

간단한 교통사고로 인해 서로 먼저 가려다 차량들이 꼬여버려

우린 이곳에서 2시간을 허비했다.

사고현장엔 교통경찰이 있긴 한데 그놈들은 꼬여버린

차량들을 정리할 생각은 터럭만큼도 없고 사고 현장만 지켜보고 있었다.


(사고로 정체된 차량들)


(정체된 차량이 풀리길 기다리며 단체사진)


(마지막 들린 휴게소의 가게에서 본 왕대추)


종일 엉덩이 아프도록 버스에 시달리다 제이네 집에 도착하자

제이의 옆지기 한잘난 여사가 반갑게 맞아주며 향긋한 송이덮밥을 대접한다.

한국에선 귀하디 귀한 송이를 여기선 맘껏 맛볼 수 있다더니 흔하긴 흔한가 보다.

송이를 듬뿍 넣어 밥을 짓다니 한국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두어 사발씩 말끔히 비우고 숙소에 들어가자 제이님이 또다시 송이를 한 아름 들고 들어선다.

이곳엔 송이가 흔하다 보니 손질 방법도 틀리다.

우린 살살 먼지만 털어 내는데 여기선 그냥~ 껍데기를 싹~싹~ 면도질까지 한다.

그날밤...

우린 무지하게 먹어 치웠다.

한국에서 요즘 상급 1키로에 70만 원이 넘는다는 송이를

일인당 아마도 100만 원어찌를????

우야튼 배 불러 못 먹었응께

내 생전 언제 또 그렇게 먹어볼 날이 있을까 싶다.

쩝~!!!

생각하니 또 먹고 싶다~


(제이네 집 여행자 숙소)

(송이 덮밥)


(송이 만찬)


(3일 차 : 9월 20일 일요일)

-제이네 집 08:45

-리장 시네 충의 시장 09:00~09:50

-중식 11:10 ~ 12:50 (차량 수리 후 물만두와 냉면으로 중식)

-숙소 출발 : 13:25

-원하이 마을 14:45 ---- 도착 후 15:50까지 말 트래킹

-원하이 아영지 16:15


늦은 아침 골목길...

나의 시선이 골목길 끝에 고정된다.

주위의 운무를 뚫고 올라선 거대한 암릉 덩어리...

옥룡설산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내 구름 속으로 사라진 옥룡설산...

원통하게도 그날 온전한 모습의 옥룡설산이 처음이자 마지막 모습였다.

(골목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전경)



오늘 아침의 메뉴는

전날 마신 주독 해소에 좋은 특식이란다.

일명 송이 왕창 라면..

라면은 쳐다보도 않던 내가 잘도 먹는다.

먹는 족족 살로 가는 나의 체질도 오늘만큼은 잊어버린 채 맘껏 먹었다.


(송이 왕창라면)



오늘의 일정은

3100m의 원하이 마을에서

말 트래킹과 야영후 다음날 라스하이 트래킹이다.

오전엔 야영준비를 위해 리장의 충의 재래시장에 들렀다.

(시장에 나들이 온 할머니와 손자)


일단은

푸줏간에 가서

생고기로 소고기를 부위별로 6kg을 사고...



다음엔

송이 시장에 들러 몸통을 꾹꾹 눌러 싱싱한 놈으로만 골라

실컷 먹고 남을 만큼의 송이를 한 포대 담은 후...



각종 과일과 야채...

그리고 모닥불에 구워 먹을

옥수수와 감자를 구입 후 시장 보기 끝...


그런 후...

숙소에 들려 야영 장비를 때려 싣고 원하이로 향했는데

이런~!

지프차가 펑크가 났다.

수리점에 들려 때워야지 별 수 있나?

그간 차 정비할 틈도 없이 제이는 바빴다니 워쩌~!!



이왕 늦은 거

가까운 곳에 음식점에 들려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야영하며 먹을 쇠고기 꼬지와 송이 생각에 뱃속을 비워둬야 한다며

뒤를 빼던 산우들이 물만두 맛을 보더니 입맛에 맞았나 보다.

슬슬 달겨 들더니 접시를 싸악 비우고 냉면까지 뚝딱 해치운다.

(점심에 먹은 물만두)


원하이 마을로 가는 길....

구불구불 산허리를 타고 오른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소떼들이 길을 막는다.

이넘들 우릴 우습게 안다.

비킬 생각도 없다.

우이띠~!

쇠고기 쬠 모자란 것 같은데

저넘 뒷다리 하나 잘라 갈까 보다....

바쁠 게 없는 일정이다.

이동 중에 리장 시내가 훤히 내려 보이는

구빗길 언덕에선 바짓단을 끌러 내려 다 함께 누가 누가 멀리 나가나

힘차게 오줌을 갈겨 버린 시원함을 만끽하며 멋진 풍광에 젖어도 보고...


(사진 공개함 으더 맞을까 싶어 참긴 하는데 근질거린다)

(원하이 호수 전경)


그렇게 쉬엄쉬엄 산 하나를 타 넘어가자 원하이엔 널따란 초원이 자리하고 있다.

평화로운 원하이 마을 앞 커다란 호숫가엔 돼지들이 풀을 뜯는다.

개 풀 뜯어먹는단 소린 들어봤어도 돼지풀 뜯어먹는단 소린 못 들어봤는데

이곳 돼지들은 여린 새순을 골라 맛나게 먹고 있다.



원하이 도착 후 첫 일정은 말 트래킹...

내가 골라탄 말은 마부가 어린애다.

그런데..

요놈의 말도 어린 마부는 알아보나 보다.

말이 말을 더럽게 안 듣는다.

내가 올라타자 엉덩이를 들썩들썩 뒷다리를 차지를 않나

그래도 안되자 내 발목을 문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

이넘 사람 잘못 봐도 한참 잘 못 본 거다.

급기야 마구 뛰면서 발광을 해 싸도 꿈적 않고 오히려 그걸 즐기자

이내 이 넘은 포기하고 이후 아주 얌전해진다. (사실 초장엔 졸라게 쫄랐었다 ㅋㅋㅋ)


(원하이 마을의 마부 아줌마... 말을 닮았다)

말 트래킹을 할 동안 제이님은 원하이 호수옆에 텐트를 치려고 했다.

그런데 전날 내린 비로 질척해진 땅에 그만 지프차가 빠져 버린 사고가 발생했다.

사륜구동도 아닌 지프차로 진흙탕에 대든 무모함을 뭘로 설명해야 할지?

제인님은 일단 저지르고 보자식 일처리가 분명한 것 같다.

ㅋㅋㅋㅋ

그날 큰곰님은 지프차의 뒤를 밀다

한순간에 쑥~ 돌진했던 지프차 덕분에 진흙탕에 코를 박았다.

어휴~!!!

큰곰님의 그날 행색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사실 그곳의 진흙탕은 그냥 진흙이 아니다.

돼지 떵. 소똥 말똥에다 그곳 원주민이 가세한 온갖 똥들이 한데 버무려진 진흙이다.

그러니 그 냄새는~?

크~하아악~!!

한마디로 완전 죽음.

캠핑지가 그러니 대안으로 우린 원하이 마을 앞산으로 옮겨 자리를 잡았다.


(원하이 마을 캠핑 장소로 향하며)



우린 산 구릉의 넓은 초지에 타프를 치고 모닥불을 지폈다.

텐트를 5동 설치하고 짐을 정리하자 그럴 듯 한 아지트가 마련됐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

좀 내리다 그치겠지?

그러나 그건 우리의 바람이고 희망였다.

뭔 놈의 가을비가 밤새도록 장맛비 내리듯 한밤을 적신다.

초롱초롱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야영을 즐기려 했던 희망이 꺾였다.

그래도 우리의 산우들은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즐길 줄 아는 사나이들이다.


송이와 쇠고기 꼬지의 환상적인 궁합.

거기에 안성맞춤의 35도짜리 빠이주가 함께 하니

그깟 빗줄기가 뭔 대수냔 듯 떠들썩 야단법석의 한밤이 깊어간다.

빠라줘의 빠이주가 쓰러져 갈수록 인생이 모~ 별거냐는

필봉이의 넋두리가 길어진 오늘밤의 화두가 돼 버린 지 오래고

얌전하던 호준님의 귀여운 주사가 잠시 등장했다 사라진 후

새벽을 장식한 데이비드님의 뱃속에서 미처 소화되지 못하고 살아 돌아온

쇠고기들이 날뛰거나 말거나 원하이 산정의 한밤을 의연하게 버틴 인물이 있었다.

빠라줘의 빠이주 12병 중 나머지 한 병마저 나발을 불어 버렸다는

야그가 원하이 산정에 지금까지 남아 아직도 전설처럼 전하여진다고 한다.

그 믿거나 말거나와 같은 주인공이 바로 그리스의 신화에 등장하는

酒神을 관장하는 바커스의 현신 바커스님 이시다.


장맛비처럼 지겹게 내리던 밤은 길고 길었다.

그러나 그 밤을 짧게 만들어준 고마운 산우들이 계셨다.

그 많은 빠이주를 다 드신 후 초원에 나란히 장식해 놓은 바커스님.

그만하라 말려도 고집을 피우며 고장 난 야삽으로 배수로를 파던 큰곰님.

끝내 찾지 못한 침낭으로 인해 덜덜 떨며 한밤을 지센 바위솔님.

묵묵히 제자리 지키며 그 모든 현장을 디카에 쓸어 담던 거브기님.

영원히 잊지 못할 원하이 산정의 야영였습니다.

특히...

세상을 다 산 듯 제일 어린놈이 세상을 논하던 그날밤의

화두를 내가 아직도 붙잡고 있으니 책임져라 필봉아 이놈아 말한다면

분명 그 넘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형님~"

"인생 모~ 있나요~?"

"그냥저냥 사는 거죠~"

(원하이 산정 야영의 풍광들..)





(4일 차 : 9월 21일 월요일)


-야영지 아침 식사 후 정리 08:50

-원하이 야영지 출발 10:08

-제이 하우스 도착 11:00

-리장 시내 중식 12:50 ----- (운남 따로 쌀국수)

-리장 수허고성 관광 14:07~15:22

-리장 상상봉 등산 및 흑룡담 관광 15:40 ~ 17:40

-리장 고성 관광 19:33 ~ 21:10


다음날...

야영지를 정리 후 제이네 집으로 귀가하자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이날 우린 점심으로 닭 삶은 물에 쌀국수를 말아먹는 맛이 일품이란 식당을 찾았다.

맛?

그런대로...

난 제이의 옆지기 한잘난 여사가 차려 준 밥상이 더 좋더라.


(따로 쌀 칼국수)

(바커스님 요리 시중드는 중국식당 종업원)


오후엔 관광컨셉으로 수허고성을 향했다.

수허고성은 800년의 옛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네스코에 등재된 마을이란다.

그곳엔 마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개울물이 맑고 깨끗하며

오밀조밀 가꾼 조경은 일본을 연상케 한다.

고성엔 관광객으로 북적댄다.


(수허고성의 풍광들...)






관광은 나의 코드에 맞지 않는다.

난 그런 관광은 늙어서 다리에 힘이 빠졌을 때나 하련다.

우야튼 일정에 들어 있어 하긴 하지만 내 속 마음은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자꾸 든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보고 계획을 짤걸이란 후회가 든다.

그러나 다른 산우들은 그런대로 만족스럽게

즐기는 것 같아 이번 트래킹을 계획하여 진행시킨 내 마음이 놓인다.


수허고성을 관광 후 숙소에 돌아오니 시간이 여유롭다.

숙소에서 바라본 시내의 뒷산에 자리한

정자를 자꾸 쳐다보자 제이님이 내 맘을 알아챘나?

한번 가실래요 물어본다.

당근이지~ 뭘 물어봐~


나머지 일행은 숙소에서 심심풀이

카드 레이스에 심취할 동안 호준님이 따라나섰다.

시내에서 보이는 산이름은 코끼리를 닮은 모습이라 象象峰이다.

그곳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을 한 시간이나 올라서자 시내가 발아래다.

정상에선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에 가슴이 시원하다.

그러나 서운하게도 옥룡설산은 구름에 가렸다.

(상상봉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에델바이스)


(상상봉 정상에서 내려본 리장시내)


우리가 걸어 내린 상상봉 하산길 종점이 공원이다.

흑룡담이란 공원인데 입장료가 80위안이다.

대략 우리나라 돈으로 16,000원 정도인데 우린 산에서 내려온 덕분에 공짜.

공원은 잘 꾸며져 있고 볼거리도 많다.

여긴 외국의 관광객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띈다.

공원 안에선 원주민의 전통음악이 공연되고 음반도 판매한다.

흑룡담은 날만 좋으면 옥룡설산이 몽땅 호수에 비친단다.

그 모습이 워낙 멋지고 장관이라 유명해 젔다고..


(흑룡담 공원)

흑룡담 공원 매표소를 빠저 나오자

길옆 포장마차에 우릴 앉혀놓은 제이님이 묵과 쌀국수를 시켰다.

가격은 한 그릇당 3위안...

아주 싼값인데 맛도 뛰어나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쌀국수 보다 더 맛있다.


(포장마차에서 파는 묵 한 사발)


저녁 식사 후엔 다들 리장고성 관광에 나섰다.

그런데...

고풍스러운 옛 모습은 다 어디로 갔는지?

휘황찬란한 유흥점과 상점들이 거리와 골목을 채웠다.

고성의 골목과 거리는 온통 환락과 욕정의 찌꺼기로 흥청댄다.

고색창연한 고성이란 이미지와 너무나 동 떨어진 풍광에 적응이 안 된다.

사람들의 물결에 이리치고 저리 치며 주워진 시간을 채우려 거리를 방황한다.

화려한 불빛아래 흔들리는 무희들의 춤사위.

홍등 아래를 지나는 나그네의 옷깃을 부여잡고 호객하는 여인네들.

리장고성의 밤은 소돔과 고모라의 현대판을 연상시킨다.

사회주의 국가가 돈 맛을 알더니 관광객의 호주머니를 털려고 아주 환장을 하는 것 같다.

우린 그중 상점 한 군데를 들려 65위안의 스카프를 깎아 40위안에 구입했다.

내가 구입한 스카프가 마눌님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리장 고성의 야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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