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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Ho Lee May 23. 2024

일본 대마도 (상편)

                      (시라다케 트래킹)

산행지 : 일본 대마도 트래킹 (시라다케) 편

산행일 : 2014년 6월 19일(목)~20일(금) 1박 2일

누구랑 : 산찾사와 함께 가는 해외 원정팀.

 1일 차 이동경로   

- KTX 911 시운전 열차 05:05 ~ 부산역 07:25

- 오션 플라워 부산발 09:30 ~ 대마도 히타카츠항 착 10:50 ~ 입국수속 완료 11:40

- 히타카츠항 인근 우동식당에서 중식 11:45~ 12:05

- 히타카츠항 출발 12:10

- 44번 도로옆 가미자카 들머리 도착 14:05

- 첫 이정목 (카미자카. 시라다케 방향 표기) 14:14

- 두 번째 이정목 (시라다케. 코모다. 카미자카 방향 표기) 14:28

- 삼나무 군락 숲길 14:40

- 철조망 지대

- 정상 갈림길 (이시노 신사문) 15:21

- 시라다케 등로옆의 산신당 (수천 궁) 14:40

- 정상안부 15:45

-  안부에서 우측의  메다카 (토간보) 15:50

- 안부에서 좌측 방향의 시라다케 주봉 오다케 (세이간보) 16:08

- 주차공터 안내도 17:00

-  미쓰시마마차 스모대형 주차장 17:40 산행 완료.

- 이즈하라 유타리 온천 18:57

- 이즈하라 시내 식당 BBQ 파티 19:16~20:20

- 이즈하라  나기호텔 20:55


꿈틀대는 방랑끼가 또 도졌다.

멀리 가기엔 여러 가지 여의치 못한 사정이라 아주 가까운 곳을 계획한다.

부산항에서 49.5km의 거리 대마도...

세월호의 여파로 인해 제주도 가는 비용 정도의 특가 적용으로 부담이 없다.

관광버전이 아닌 트래킹으로 진행하게 될 이번 해외 트래킹엔 나의 동료들만으로 팀을 꾸렸다.

서울, 대전, 부산의 기관사와 그 가족들이 이번 여정을 함께 할 멤버다.

 



09:30에 출발하는 대마도행

오션 플라워에 승선하려면 부산항에 08:00까지 집결해야 된단다.

그래서...

좀 늦게 도착하게 될

서울팀의 여권을 미리 받아 챙겨 ktx 영업운전 개시 전 먼저

선로, 신호, 보안등등... 안전운행 점검을 위해 운행하는 시운전 열차로 미리 내려가기로 했다.

 

이른 새벽 05:05에

대전을 출발한 열차가 김천, 구미역을 지날 때쯤 일출이 시작된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의 여정은 이틀을 꽉 채운 다음날 밤 귀향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산역에 일찍 도착해 시간이 여유롭다.

대전팀 5명은 부산항까지 걸어가다 아주 깔끔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한 뒤 부산국제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런 후...

부산팀과 만나 여권을 거둬 쓰루가이드에게 건네

미리 승선권을 받아 챙겨 후에 도착한 서울팀에게 표를 나눠 준 뒤

다 같이 출국수속을 끝내고 대마도행 오션 플라워에 승선한다.



서울 6명, 대전 5명, 부산 10명으로 이루어진 우리 팀이

설레는 가슴을 안고 승선하자 오션 플라워는 정시에 부산항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부산항과 오륙도가 금세 시야에서 사라지고.



망망대해를 힘차게 질주하던 배가

속력을 줄이더니 1시간 10분 만에 대마도 히타카쓰항에 우릴 토해 놓았다.



참으로 빠르다.

그래 그런가?

우린 우리나라의 외딴섬에 온 것 같단 느낌이

더 강하여 지금 우리가 외국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히타카쓰항...

입국수속을 위해 길게 줄을 서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우리나라의 작은 어촌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음에

이곳이 이국의 땅이란 사실을 망각할 뻔했다.

하긴...

쓰시마는 규슈 최북단에 있으며 본토에서

132km나 떨어진 위치란 걸 생각하면 지리적으로도 우리 땅이다.

역사적으론 조선 이종무의 대마도 정벌 이후 관리만 잘했다면 당연 내 땅인데 원통하다.

ㅋㅋㅋ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입국장....

그러나 이곳 대마도만은 예외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길게 서있는 중간중간에 입국자 도우미들이 입국에 필요한 여권과 입국 카드를 체크해 준다.

물론 아주 친절하며 유창한 우리의 언어로 말이다.

대마도는 한국의 관광객이 아님 굶어 죽는다는 말이 헛소리가 아님은 그걸로 증명 됐다.

옛날 나고야 공항 입국장에서 입국카드에 기재된

일본 현지에서 머물 곳의 호텔 영문 이니셜 하나 틀린걸 트집 잡아 실랑이를 벌였던 것과 비교된다.

 


엄정한 다른 입국장과 달리 배낭을 메고 그냥 걸어 나왔어도

검색대에선 뭐라 제지하는 사람 하나 없이 다들 입국장을 무사히 빠저 나왔다.

덕분에...

내 배낭 속에 들어 있던 돼지족발이 무사통과 되고

누구의 배낭 속에 들어있던 과일도 안전통과가 되었는데

사실 이건 특이한 경우라 따라 하진 말기를....

 


히타카쓰항 주차장에서부터 우린 일본의 공식일정에 든다.

1박 2일의 여정을 함께 할 쓰루가이드 이 재응 님이 간단한 일정 브리핑이 이어지는 동안...

 


대형버스에 21명이 여유롭게 앉은

나의 산우들이 대마도 일정에 살포시 기대감을 드러내며 설명을 경청한다.



버스가 벌써 일본여정의 첫 행선지로 우릴 이끈다.

때가 됐응께....

일단 순대부터 채우라 내려준 히타카츠항 주변의 아주 작은 우동 전문점에서



우린 아주 소박한 식사로 점심을 대신한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소박하다기 보단 인색함이 옳은 소리다.

우동에 단무지 두 조각 그리고 김밥 두 개와 유부초밥 두 개가 전부다.

그래도 우동 면발은 쫄깃하여 맛이 기막히게 좋다.

거기에 김치를 얹어 먹었다면 금상첨화인데 단무지 두 조각으로 먹어야 하니 그게 아쉽다.



중국처럼 푸짐한데 먹을 건 별로 없는 거와 달리

차린 건 없는데 버릴게 하나 없어 싸~악 비워내게 만드는 게 일본 음식이다.

일단 정갈하고 깔끔한 게 맘에 들고 맛 또한 좋은 반면 양은 작을 것 같아 보여도

먹다 보면 어느새 순대는 이상하리 만큼 빵빵 해저 온다.



배를 채웠으니 이동을 한다.

이른 새벽 나서준 몸띵이라 다들 피곤한가 보다.

가이드 재응이가 대마도의 지리적 환경과 역사 그리고 문화 풍습에 대해

어쩌고 저쩌고 열심히 떠들긴 하는데 다들 수면에 취하자 제풀에 나가떨어진 뒤...

무심한 버스는 달리고 달리고 달린다....



(시라다케 등산지도)



그렇게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시라다케 등산초입...

일본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아소만 북쪽을 감싸고 있는 미쓰시마마치는

이즈하라 북쪽에 위치하며 규슈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린 시라다케(백악산)를 품고 있다.

그 이름난 명산  시라다케와 아리아케가 연결된 능선 허리를 뚝 잘라먹은

24번 국도변에 버스가 우릴 내려준다.

바로 이곳이 시라다케의 들머리 가미자카가 되신단다.



등산초입....

머리가 벗어질 것 같은 뙤약볕을 피해 급하게 숲 속을 파고들자

울울창창 하늘을 가린 수림이 시원하고 등로는 널찍한 임도 수준이라 다들 걸음이 빨라진다.

 


10여 분 만에 만난 첫 이정목....

우리가 걸어온 방향에서 90도 꺾어진 日見과 우리가 가야 할 직진길 白嶽을 안내한다.



등로는 내내 산책길 정도의 수준...

가이드가 선등하고 내가 맨 후미에서 일행들을 인도하며 걷는데

이 정도의 보폭이면 일찍 산행을 끝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 걷다 만난 두 번째 이정목....

한국인이 많이 찾는 산이란 걸 증명하듯 일본글과 한글을 병행 표기한 이정표가 반갑다.

 


습도가 높지 않아 그런지

기온은 높아도 그리 더운 줄 모르고 걸었다.

뚜렷한 외길의 등로 양쪽엔 키재기 하듯 하늘로 치솟아 오른

삼나무 군락으로 하늘을 가린 울창한 원시림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든

향긋한 삼나무 향이 그간 삶에 지친 마음에 평화와 고요를 안겨주곤 소리 없이 사라진다.



잠시 잠깐 가파른 오름질로  

무명봉을 살짝 휘돌아 감아 돌아가던 등로가

또다시 삼나무 군락지를 길게 늘여 놓고 우릴 맞아준다.

 


내내 육산의 부드럽던 등로가 아주 잠시

산우들을 긴장시킨다.

그러나 그건 정말이지 아주 짧고 싱겁게 끝나 버리고...



향기로운 숲 속길로 안내하던 등로의 이정표가 한동안 고도를 높이더니



이시노 신사문으로 우릴 안내한다.

이곳에서 진행방향 좌측의 능선을 타고 오르면 시라다케 정상에 이른다.

혹시 가기 싫은 분은 그냥 여기 있어도 된다 했더니 못 가게 할까 봐 성미 급한 분들이 먼저 줄행랑을 놓는다.



중요 갈림길이 되는 이곳 신사문에서 우린 다 같이 단체 사진을 찍은 후 시라다케를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일행 21명 중 단체사진에서 빠진 성미 급하신 분은 누굴까~?

 


시라다케 정상까지는 내내 가파른 오름길...



등로옆 산신당 수청궁에서 한숨을 돌린 후..



정상을 코앞에 둔 암릉에 내려진 밧줄을 잡아

불끈 힘 한번 주고 나면 시라다케의 정상 안부에 이르게 되는데...



안부에서 우측이 메다케 일명 토간보(東岩峰)이고

반대편 좌측을 오르게 되면 시라다케의 주봉 오다케 일명 세이간보(西岩峰)다.

시라다케 주봉인 오다케는 우회로가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메다케(토간보)는 난이도가 제법 되는 암봉이라

산행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면 조심해야 될 등로라 절대 무리하지 말도록 부탁드리는 사이...

ㅋㅋㅋ

이런 등로를 좋아하는 마눌님 초록잎새가 벌써 암봉에 붙어 오르고 있다.




조심스럽게 메다케 정상에 올라

반대편 오다케를 올려다보니 벌써 우리 산우 한분이 정상에 올라 우릴 쳐다보고 있다.



시라다케의 2봉 메다케(토간보)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환상이다.

그간 숲 속에 가려 하늘을 볼 수 없던 답답증의 그 몇 배로 보답한 조망은 시원함과

통쾌함으로 온몸이 짜릿하다.

대마도를 파먹고 들어오는 아소만의 리아스식 해안 너머로

북쪽의 마타케 남쪽엔 아라아케가 발아래 드리운다

맑은 날엔 거제도와 부산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니 아라아케는 대마도의 명산임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 순간을 즐기려 한국에서부터 급랭시켜 공수해 온 뚱땡이 맥주를 따자

먹기 좋게 녹았고 단 한잔에 통쾌 상쾌 유쾌는 물론 짜릿한 전율이 목젖을 타고 흘러들며 갈증을 삭인다.

토간보에 올라선 산우들께만 나눠 마신걸 이 글을 통해 양해를 드리며...

ㅋㅋㅋ



토간보(東岩峰)을 조심스레 내린다.

암릉은 오름보다 내리막길이 더 위험해 다들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정상 안부로 내려선 뒤...



이번엔 반대편 시라다케의 주봉 오다케(세이간보) 향했다.



고도는 더 높아도 등로의 난이도는 훨씬 낮은 시라다케의 최고봉 오다케의 오름길은 다소 수월하다.



그래 그랬나?

우회로를 놔두고 객기를 부려가며 초록잎새가 직등을 선택해 오른다.



그렇게 올라선 시라다케 정상....

역시나 조망은 환상이고 불어주는 바람 역시 황홀하다.



그런데...

땀을 워낙 많이 흘려 그런가?

날파리인지 모기인지?

날벌레가 새카맣게 달라붙어 나를 괴롭힌다.

이누므시키들이 옷 속까지 파고들기에 윗옷을 벗어 휘둘러 내쫓아도 보지만....

으29~!!!!



겨우 겨우 날벌레의 습격을 참아가며 시라다케 최고봉 오다케의

정상등정 증명사진 한 장을 남긴 후 우리는 부리나케 뒤돌아 쫓기듯 내려서야 했다.



다시 되돌아 내려선 이시노 신사문에서 내리막길을 향한다.

이후 외길의 삼나무 숲 속 등로가 길게 길게 이어지며 고도를 서서히 낮추더니



등로는 계곡을 건너 다시 얼마쯤 내려서자.



시라다케 안내도가 세워진 소형주차장에 이르러 산행을 끝내나 싶었는데...



준비해 간 개념도를 들여다보니 버스가 기다리는 대형주차장 까지는 아직 한참을 내려서야 된다.



스모천을 따라 이어진 소도로를 따라 걷는 길 양편엔

우거진 숲 속이 그늘을 드리워 햇살을 가려주니 내리막길 내내 얼마나 고맙던지...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다보니 방금 올라섰던 시라다케의 실루엣 능선이 아련하다.

 


미쓰시마마차의 스모 대형버스 주차장에서

이즈하라의 유타리 온천으로 직행한 우리 일행들이 피로를 푼다.

신경통, 근육통, 만성 소화기병과 부인병에 좋다는 유타리 온천의 시설은

한국의 온천과 비할 바는 아니나 한국의 관광객을 위해 제법 신경을 쓴 게 느껴진다.

 

온천에서의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여자들은 당연 늦겠지 싶어 늘정대며 꽉 채워 온천장을 나오자

?

웬일이랴~!!!!

여자들이 먼저 나와 버스에 죄다 앉아 있다.

그녀들 왈~

남자들이 많이 기다릴 것 같아 물만 끼언고 그냥 나왔다나 뭐라나~!!!

헉~!

미안하고 죄송해서 어쩌나~?



산에서 피톤치드가 다량 함유된 숲 속의 공기를 들이 마신

힐링의 시간으로 마음이 안정되고 온천장에 들린 몸은 청결하니

다들 개운하고 후련한데 이번엔 먹는 기쁨을 누리고자 우린 식당으로 직행을 했다.



식당엔 미리 차려진 음식들이 푸짐하다.

맛도 훌륭하지만 일단 뭐든 깔끔한 게 맘에 쏙 든다.



이곳에선 눈치 볼 것 없이 각자 가저온 酒님을 맘대로 즐겨도 된단다.

울 삼실 심 과장이 약초산행으로 채취한 귀한 약술과 맥주가 나오자

부산팀에선 C1 소주가 무한정 나오기 시작한다.

 흐미~!!!



화기애애한 자리가 길게 이어진다.

배불리 먹고도 남을 정도로 바비큐 파티는 만족스럽다.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자리를 정리하고 식당을 나서자

가이드가 안심의 한숨을 내쉰다.


왜 그래~?

맛있게 드시는 분들 그만 드시라 말할 수도 없고

운전기사 퇴근시간이 밤 9시인데 약속된 시간은 가까워 오자 몸이 달았단다.

일본의 운전기사는 정해진 시간을 넘기면 불같이 화를 낸다고....



다행히 9시 이전에 모든 일정을 끝내고 숙소에 든다.

해안가에 펜션처럼 차려진 아담한 나기호텔에 팀별로 방을 정해주고 나자...



胃大한 우리 산우들이 또다시 뭉쳤다.

다들 내일이야 어찌 됐든 오늘밤엔 먹고 죽자~란

酒님을 향한 信心 이국의 섬 대마도의 밤은 점점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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