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행의 기본자세 (1)
오늘날 대부분의 명상센터들에서 지도하고 있는 명상 수행의 기본자세는 불교의 수행법에 기초한다.
불교에서는, 바람직한 명상을 위해 임하는 자세에 있어 아래 3가지 요소의 조절을 권하고 있다.
(1) 신체의 조절(調身)- 바르게 앉기(坐法)
(2) 호흡의 조절(調息)- 바르게 숨쉬기
(3) 마음의 조절(調心)- 바르게 마음 갖기
몸을 곧게 세우고,
편안히 앉아,
숨이 나가고 들어옴을 지켜만 봅니다.
좌선(坐禪): 곧고 바르게 앉기
사실 선(禪)불교에서는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이라 하여 걷고, 머물고,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와 같이 자세의 가림이 없이, 또한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을 때와 같이 순간의 가림도 없이, 일상생활의 모든 자세와 순간에서 알아차림을 통한 명상 수행을 이어가기를 권장하고 있다. 즉, 생활 속에서 매 순간 알아차림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명상(선)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명상 수행이라 하면, 좌선(앉는 명상자세)을 떠올릴 정도로, 행주좌와(걷고, 머물고, 앉고, 눕는), 네 가지 자세 중의 기본이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수행법들에서 좌선을 중심으로 지도하고 있다.
앉는 자세가 소화는 물론, 기와 호흡순환에 효과적이고, 오랜 시간 안정적인 알아차림을 유지하기에 가장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몸을 곧게 앉으면 졸리거나, 마음에 게으름을 두기 어려워, 마음과 의지가 단정하여 잡생각으로부터의 유혹을 묶어두기에 효과적이다.
좌선, 바닥에 앉는 자세에는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1) 결가부좌, (2) 반가부좌, (3) 평좌의 세 가지 유형이 있고, 좌선이 힘든 노약자나 장시간 수행 시 편의를 위해 (4) 무릎의자를 두거나, 환경에 따라서는 (5) 의자에 앉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1) 결가부좌(結跏趺坐)
먼저 오른발을 왼쪽 넓적다리 위에 놓고 왼발을 오른쪽 넓적다리 위에 놓은 후, 왼발로 오른발을 누르고, 양쪽 발바닥이 위에서 볼 때 드러나게 앉는 자세다. 이 경우, 손의 위치는 오른손을 왼발 위에 놓고 왼 손등을 오른 손바닥 위에 놓아서 두 손의 엄지손가락으로 끝을 서로 맞대고 천천히 몸을 세워 앞과 뒤, 왼쪽과 오른쪽으로 반복해서 흔들었다 정좌하는 것이 몸을 바르게 하는 단정한 좌법(坐法)으로 소개되고 있다. 위의 사진, 부저님께서 성불하실 때 수행자세에서의 다리의 위치가 결가부좌에 해당하고, 중심에 양손이 포개져 모이고 양 엄지 손가락이 서로 맞닿아 인(印)을 맺은 손 모양을 선정인(禪定印)이라 한다. 보리수 아래에서 결가부좌를 하고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굳건한 결의가 보이는 자세이다.
명상증에 다리가 저리면 좌우를 교대로 바꾸는 것이 좋다. 한쪽으로만 반복해서 앉는 것은 체형(型)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발의 위치를 바꿔 앉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너무 자주 위치를 바꾸면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위치를 유지하되, 통증이 심해져 오히려 집중이 어려워지면 위치를 바꾸도록 한다. 왼발이 위에 위치한 경우는 왼 손이 오른손 위에 오도록 하고, 오른발이 위로 온 경우는 오른손을 왼 손위에 두고, 양 쪽 엄지 손가락은 서로 마주 닿도록 하는 것이 기와 혈의 순환에 바람직하다(선정인).
그러나, 손을 가운데로 모아 포개는(선정인) 대신, 힘을 빼고 양 쪽 무릎 위에 늘어뜨려 놓는 것, 즉 왼손은 외쪽 무릎 위에 두고, 오른손은 오른쪽 무릎 위에 가볍게 올려두고, 손바닥 또한 하늘을 향해도 되고, 무릎을 향해도 무방하다. 어쩌면 각각 늘어뜨려 무릎 위에 두는 것이 몸의 긴장을 풀고, 다리 위치 교차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같은 위치에 둘 수 있어 더 편안하고 안정적일 수도 있다. 거듭, 자연스럽고 편하게 위치하는 것이 우선이다.
(2) 반가부좌(半跏趺坐)
오른쪽 다리는 굽힌 채로 바닥에 두고, 왼쪽 다리만 오른쪽 허벅지 위에 올려놓는 자세다. 손의 위치는 결가부좌와 마찬가지다. 가능한 동일 위치를 지속하되, 불편하면 다리를 바꾸어 올려 두도록 하고, 다리의 위치가 바뀌면 손의 위치도 바꾸어 놓도록 한다. 손의 위치는 결가부좌에서 설명한 것과 동일하다.
(3) 평좌/ 양반다리/책상다리
초보자나 노약자의 경우는 가부좌가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어, 통증으로 인해 오히려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일상적으로 바닥에 앉는 자세인 평좌를 취하면 된다. 이 자세는 앉은 뒤 양 발을 교차하거나 다른 쪽 다리 위에 올려 둠이 없이 양 발과 다리를 바닥에 나란히 둔다.
(4) 무릎의자 이용법
위의 자세를 취하기 어렵거나, 무릎이 불편하다면, 양쪽 무릎을 땅에 대고, 발바닥이 위로 향하게 꿇어앉은 자세에서, 무릎의자(또는 기도의자)를 장딴지와 허벅지 사이에 두고 엉덩이를 무릎의자 위에 놓고 앉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때 무릎의자의 짧은 다리가 무릎 안쪽으로 향하고 긴 다리가 바깥으로 위치하도록 놓으면 된다. 좌식문화에 익숙지 않는 서구의 명상센터에서는 이런 무릎의자를 대량 비치하고 있다. 몸이 불편할 때에도 오래 앉아 있기에 좋은 보조도구이다.
(5) 의자에 앉는 법
바닥에 앉기가 부적절한 환경, 즉 직장이나 학교 등, 의자에서 근무하거나, 휴식 중에는 의자에 앉은 채로 명상에 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아래와 같다.
① 엉덩이를 의자 가운데 두고 앉되, 허리를 등받이에 기대지 말라.
* 가능한 팔걸이 없는 의자 이용, 팔걸이 있는 경우 팔을 팔걸이 위에 올려 두지 말라.
* 엉덩이에 얇은 쿠션방석을 깔아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낮게 위치해도 좋다.
② 등은 곧게 세우고, 머리는 정수리가 천장을 향하도록 척추와 목선이 곧게 서도록 편다.
* 귀·어깨·골반이 일직선에 가까우면 척추가 곧추선 것이다.
* 엉덩이가 무릎보다 높거나 최소한 같은 높이를 유지한다.
* 엉덩이가 무릎보다 낮게 있으면 등(요추)이 말리면서 척추를 곧추세울 수 없고, 근골격계를 왜곡시켜 통증
이나 생리적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엉덩이에 보조방석이나 쿠션을 활용하면 좋다)
③ 다리는 상박부와 하박부가 무릎을 기준으로 90도 되도록 한다.
④ 두 다리 간격은 어깨너비 정도 폭으로 두고,
⑤ 발바닥은 바닥에 평평히 닿도록 하여 하박부와 발바닥이 복숭아씨를 기준으로 90도 유지
⑥ 팔은 편하게 늘어뜨리고, 손은 무릎 위 또는 허벅지 위에 편안히 올려둔다.
몸의 자세: 7가지 요점 (칠지좌법/七支坐法)
선불교 수행에서 권장하는 결가부좌에 기초한 바른 몸의 자세에 대한 7가지 요점을 칠지좌법(七支坐法)이라 칭한다. 칠지좌법에 따른 몸의 바른 자세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① 결가부좌로 앉는다.
* 불편하면 반가부좌, 책상다리(평좌)라도 무방하다.
* 차가운 바닥은 피하고, 도톰한 방석 위에 편하게 앉되, 무릎은 떠있지 않게 한다(바닥에 가까이).
② 허리와 등을 곧게 세운다.
* 방석 뒤쪽에 보조방석을 깔거나, 여분의 방석 또는 수건을 접어 방석 위에 올려두고 앉으면 허리펴기가 수월하다.
③ 양 손바닥을 포개 모아 회음부 앞에 놓는다.
* 양손을 겹치고 엄지손가락 끝을 서로 맞닿게 한다. 손 위치 또한 중심에 포개는 대신, 양손을 각각 무릎 위 에 올려두는 자세도 무방하다. (손바닥이 위로 가도 되고, 손등이 위로 가도 상관없다)
④ 가슴을 펴고 좌우 양 어깨선이 수평이 되게 한다.
⑤ 머리를 똑바로 세우고 턱을 잡아당겨서 목을 바로 세운다.
⑥ 눈은 반쯤 감고 반쯤 뜬 듯이 한다.
* 눈을 감아도 좋다 ( 단 졸게 되면 알아차림이 아니다)
⑦ 혀 끝은 가볍게 윗니 뒤쪽 입 천정에 붙인다
앉는 방법이 결가부좌, 반가부좌, 평좌, 무릎의자 중 어떤 자세이든지, 심지어 의자에 앉은 자세의 경우에도 (다리와 발의 위치를 제외하고) 상체 및 팔과 손의 위치와 자세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동일하다.
결국. 어떤 자세에서든 가장 중요한 3 요소는 i) 곧게, ii) 흔들림 없이 안정되게 (삼각형 구도), iii) 편안하게 (몸에 힘을 빼고) 자리하는 것이다.
7지좌법에 기반을 둔 7가지 요소에 추가하여, 아래의 기타 유의사항도 참조하면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① 편안한 복장으로, 앉을 때 허리띠 등, 몸을 속박하는 물건은 모두 내려놓아서 몸이 평안히 쉴 수 있게 한다.
② 마음을 평안하게, 얼굴에 미소를 띤다.
③ 밥을 먹은 직후나 배가 고플 때에는 정좌를 피한다.
④ 통풍이 잘되는 곳으로 하되 바람이 직접 몸에 닿는 곳은 피한다
⑤ 너무 어둡거나 너무 밝은 곳은 피한다
⑥ 무릎을 따뜻하게 덮어 주는 것이 좋다.
⑦ 초심자는 시간에 신경 쓰기보다 평안하게 임할 수 있을 정도로 하고, 매일, 자주 앉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