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곧 나의 와이프가 될 여자에 대한 글이다
그녀의 당당함에 매료되어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연애시작 첫날부터 지금까지 휘어 잡혀서 살고 있는데,
그녀의 당당함 속에는 자신감있다
나 로선 결핍된 부분이기에 반대 성향에 이끌림을 당한 것이다
자신감이 바탕이 된 그녀는 추진력까지 겸비했기에
30대의 나이에 이미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성공적으로 투자를 받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내 주변에는 없는 대성한 케이스다
가장 가까운 한 사람으로서 옆에서 보면 느낀 점이 굉장히 많다
사업, 인간관계, 결혼에 성공한 그녀가 있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평생 단 한 번도 혼낸 적 없다는 그녀의 아버지다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 나와 그녀,
그리고 나와 그녀의 아버지
우리 앞에 어떤 삶이 펼쳐질까?라는 질문보다
도데체 이제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
라는 더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해본다
1985년 여름
뙤약볕 쬐는 시장바닥에서 한 남자는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기 직전의 정신을
간신히 붙들어 메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늦둥이 딸내미를 시장통에서 잃어버렸다
언제 놓쳤는지?
어디서 놓쳤는지?
를 이제야 생각하고 앉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라진 것을 깨닫는 순간 눈앞이 노래져서
무작정 주변부를 미친놈처럼 돌아다니다가
지칠 대로 지치고 나서야
‘이렇게 해서 찾아질 리가 있나?’
라며 정신을 고쳐먹고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린것이 나쁜 일 당한 게 아닐까?
시침이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초조하고
불붙은 신문지 마냥 심장이 타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미친놈처럼 부부는 북새통 시장에서
목청 터져라 이름을 불러대고 있다
“ 슬이야 -!!! 슬이야 -!!! ”
갑자기 더 좋은 방법이 생각이 났다
남편 혼자만 시장바닥을 헤집고,
아내는 경찰서로 가서 순경 아저씨께 도움을 청해서
자동차로 돌아다니는 게 빠르지 않겠나?
정수리 끝에서 신발 속까지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등줄기에 흐르는 땀범벅이 셔츠와 몸이 하나가 될 정도였고
머릿속은 점점 더 뿌연 연기들이 몰려와
현기증을 느끼고 있었다
같은 시간 쌀집 앞
4살 꼬맹이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햇빛에 갖다 댄 돋보기 마냥
두 눈이 한곳에 집중되어 열심히 쳐다보고 있다
쌀집 곰 아저씨는 열심히 쌀포대 들고 나르는데…
너무 뚫어지게 얼굴을 쳐다보니
곰 아저씨는 쪼그마한 코딱지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뉘 집 꼬마 아가씨인데 장날에 혼자 계신가..??
낯익은 코딱지가 참 귀여워서 무슨 영문인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꼬마 아가씨가 가까이 다가온다
코딱지 : “ 아저씨, 우리 집 알죠? ”
다음 장면엔
쌀집 곰 아저씨의 품에 안겨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곰 아저씨는 참 대견하다고 생각 중이다
미아가 된 모양인데 울지도 않고
당돌하게 다가와서 자기네 집에 쌀 배달 왔을 때 봤다며
집에 델꾸가라고 요구하는 폼이 신통한 거다
쌀 배달 아저씨 얼굴까지 어째 기억했을까?
“물건이네 물건이야! ”
집 앞에 고이 모시고 오자
이제 다시 쌀집으로 들어가서 하던 일 봐도 된단다
고맙다며 손을 흔드는 모습에 한번 더 감탄한다
꼬마 아가씨, 고 짧은 시간에 집이 많이 그리웠었다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
‘엄마 아빠는 언제쯤 오려나...?’
‘울 아빠 걱정 많이 하고 있겠다..’
4살 꼬마, 속이 깊다
집으로 올라가는 아파트 계단 앞에 앉아서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여깄네 여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