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녀노 Sep 03. 2016

오사카에 가면 다시 먹고 싶은 음식들

오사카에는 먹으러 간다고들 한다. 3박 4일로 오사카 여행을 갔던 필자도 그랬더랬다. 걷는 걸 좋아해서 걷다가 배고파지면 먹고 배가 부르면 또 걸어서, 하루에 네다섯 끼는 먹었다. 평소에 먹지 않는 야식도 일부러 찾아먹었고 가져간 예산의 2/3 이상을 먹는 데에 썼다.

역시나 맛있었던 음식도 있었고, 들은 것보다는 별로여서 실망한 음식도 있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마음에 들었던 음식도 있었다.


만약 오사카에 한 번 더가게 된다면 굳이 이 음식을 한 번 더 먹을 것인가?

이 질문을 기준으로 두고 Yes라는 대답이 나오는 음식들을 골라보았다. 식당도 있고, 술집도 있고, 편의점 음식도 있다. 당연하지만,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다분히 주관적이며, 100% 개런티 할 수는 없다.



야스베에 つけ麺屋 やすべえ


주소: https://goo.gl/maps/XJZg7S6ySR42

Japan, 〒542-0085 Osaka Prefecture, Osaka, Chuo Ward, Shinsaibashisuji, 2−4−4

영업시간: 오전 11시 – 새벽 3시

가격: 기본 츠케멘 780엔 + 차슈 추가 320엔

일반 라멘과 다르게 츠케멘은 면을 짭조름한 국물에 찍어먹는 라멘이다. 오사카에서 라멘을 많이 먹었지만 기억에 남는 라멘은 야스베에에서 먹은 츠케멘뿐이다.

야스베에의 츠케멘은 면의 양과 국물이 면은 소, 중, 대가 있고 국물은 일반과 매운 국물이 있는데, 가격은 780엔으로 균일하다. 양은 중으로 선택해도 성인 남성이 충분히 배부를 정도였고, 국물은 매운맛으로 선택했는데 색만 조금 붉었지 전혀 맵지 않았다. (매움 Max도 있다) 320엔을 내고 차슈 네 장을 추가했다. (계란+차슈 콤보도 추천한다)

자판기에서 주문을 하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국물이 먼저 나오고, 다음으로 면이 대접에 담겨서 나왔다. 부족한 사진 실력 때문에 제대로 담기지는 않았는데, 저 면이 정말 ‘극단적으로’ 탱탱하다. 면만 한가닥 집어서 먹어봤는데 입 안에서 통통 튀어 다니는 식감이었다. 국물은 조금 짭조름하기 때문에 면을 찍어먹기에 제격이다. 차슈도 적당히 적셔서 함께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배가 불러왔지만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새벽 3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야식으로는 그만이다. 도톤보리 강가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이치란 라멘이 24시간 영업이라서 먹어 볼 계획을 세웠다면 무조건 야스베에로 가서 츠케멘을 먹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루 焼肉 マル 本店


주소: https://goo.gl/maps/P4TdEBckgJv

Japan, 〒542-0083 Osaka Prefecture, Osaka, Chuo Ward, Higashishinsaibashi, 2 Chrome−1−27

영업시간: 오후 5시 – 오전 5시

가격: 최고급 안심 1950엔, 고급 안심 1250엔, 일반 안심 950엔, 생맥주 400~500엔

유명한 야끼니꾸 가게다. 영업시간에서 볼 수 있듯 고깃집보다는 술집에 더 가까운데, 구글맵이나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하나같이 코멘트가 ‘비싸고 양도 적지만, 그만큼 값어치는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맛있길래 저 정도 가격을 감수할 수 있을까 해서 방문해보았다. 북적이는데서 먹고 싶지 않아서 밤 열두 시 반쯤 찾아갔고, 손님은 필자를 제외하고 두 팀 정도가 있었다. 마루는 와규로 유명하지만 다른 메뉴도 많다. 곱창이나 양, 막창 같은 내장 부위도 있고 닭고기나 어류도 구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선택은 무조건 와규였다. 애초 계획은 세 단계 중 중간인 고급 안심을 먹으려 했으나 이미 다 팔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반 안심과 최고급 안심 중에서 고민하다가 ‘여행에서 고민이 되면 일단 지르고 봐야한다’라는 생각으로 최고급 안심을 주문했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고기를 썰어주는데, 얼핏 보아도 좋은 고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기의 결 자체가 다른 고기들과는 달랐다. 시즈닝은 오직 소금과 후추. 그리고 고추냉이와 간장 소스를 함께 준다. 딱 여섯 점이다. 고기 여섯 점이 한국 돈으로 2만 원이 넘는다니……

화로가 앞에 놓이고 그 안에서는 불이 시뻘겋게 타고 있다. 고기를 한 점 올려보면 치지직 소리와 함께 고기가 익고 화력이 세기 때문에 금방 뒤집어줘야 한다. 앞 뒤로 살짝 익힌 후에 먹어보니…… 녹는다. 녹아 없어진다는 표현만큼 적절한 미사여구가 없다. 마블링이 고기의 전부는 아니지만, 풍부한 지방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적절히 섞여서 부드러움의 끝을 보여준다. 술을 부르는 맛이었다. 다음으로는 고추냉이를 살짝 얹어서 먹어본다. 생고추냉이이기 때문에 맵지는 않다. 고기와 고추냉이의 조합이 어색할 수도 있지만 고추냉이가 기름진 고기의 풍미를 잡아주기 때문에 깔끔했다. 간장 소스 역시 소금과 후추만으로는 낼 수 없는 감칠맛을 더해주었다. 그렇게 여섯 점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사카에서 딱 한 곳을 꼽으라면 이 곳, 마루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다른 데에 쓸 돈을 줄이고 여기에서 천천히 주문해가면서 메뉴를 하나씩 먹어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곳이었다.



오사카 오쇼 Osaka Ohsho 大阪王将


주소: https://goo.gl/maps/HcDYqmPsHmq

1 Chome-8-18 Nishishinsaibashi, Chuo Ward, Osaka, OsakaPrefecture 542-0086, Japan

영업시간: 오전 11시~오전 6시 (도톤보리점 기준. 지점별로 상이)

가격: 교자 6pc 240엔, 12pc 510엔 (본점 기준. 지점별로 상이)

야식으로 제격인 교자다. 오사카에는 유명한 교자 가게들이 많은데, 551 호라이도 있지만 필자에게는 오사카 오쇼의 교자가 훨씬 맛있었다. 도톤보리 강가에서 거대한 교자 간판을 달고 있는 집이 오사카 오쇼인데, 필자가 방문한 곳은 숙소인 아메리카무라 쪽에 있는 본점이었다. 라멘이나 덮밥 같은 메뉴 판매하지만, 필자는 교자만 포장했다. 가격은 6개에 240엔으로 도톤보리점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도톤보리점이 더 저렴)

맥주와 함께 야식으로 먹으면 하루의 마무리를 시원하게 할 수 있다.



호로요이 과일맥주 ほろよい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일본의 과일맥주, 호로요이다. 가면 호로요이를 꼭 먹어보라는 친구의 추천을 받았고, 오사카에 가서 가장 먼저 먹은 음식이 호로요이와 타코야끼다. 어느 편의점에 가도 만날 수 있는데, 브랜드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좋았던 건 청포도 맛 맥주. 알코올 도수가 3도 밖에 되지 않아 술이 약한 사람도 칵테일처럼 쉽게 마실 수 있고 당도도 적당하면서 과일맛도 잘 살아있기 때문에 한 캔쯤은 금방이다. 우리나라의 과일 소주를 역한 맛 때문에 잘 못 마시는 사람이라도 호로요이는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로하스 과일물 い・ろ・は・す


역시나 편의점에서, 그리고 수많은 자판기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과일맛 물이다. 일반 생수와 가격 차이도 얼마 나지 않을뿐더러 맛도 복숭아, 레몬 등 많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맛을 골라 마실 수도 있다. 다만 갈증 해소를 위해서 과일물을 샀다가는 당분으로 인해 계속 마시게 되니 갈증이 날 때는 생수를 마셔야 한다.



또다른 오사카 여행기인 포켓몬 Go 체험기는 여기서 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왜 혼밥을 할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