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젓한 사람들

의젓한 빛을 따라

by 유연


책 표지를 한참 바라본다. ‘의젓하다’는 말을 떠올려 보면 점잖고 또렷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태도가 먼저 떠오른다.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서 있는 나무 같은 사람. 김지수 작가의 『의젓한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이다. 의젓함을 넘어 상호 돌봄으로 이어지는 삶, 자신만의 품성과 태도로 살아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김지수 작가는 말한다. 다정함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이기에, 불안을 견디고 타인의 무게를 함께 짊어질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이 책에는 시인 나태주, 가수 양희은, 배우 박정민, 일본의 노년 내과의사 가마타 미노루,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등 14인의 삶이 담겨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함께 버티고, 감싸 안으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려 깊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누구보다 따뜻한 언어로 삶을 노래해 온 시인 나태주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는 말로 내 어깨를 다정히 두드려주는 듯하다. 젊고 거침없는 배우 박정민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넘어 출판사를 차렸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솔직하게 뛰어드는 그의 고백은, 의젓함의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출발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멀리 이동했는가'라고 말하며, 지속 가능한 힘은 재능보다 품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가마타 미노루는 죽음이 가까워진 노년의 삶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태도를 전한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필사는 도끼다』를 통해 김지수 작가의 팬이 된 나는 이번 책을 통해서도 내 삶을 이끄는 좌표 하나를 새롭게 얻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의젓함이란 단순히 나이 들어 얻어지는 성숙이 아니라, 때로는 치열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자신을 다듬은 이들에게만 깃드는 품성처럼 느껴진다.

지속 가능한 품성을 갖추기에 늦은 때는 없다고 한다. 의젓한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한 걸음씩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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