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부모님이 반대할 때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by 유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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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플래너로 일하면서 수많은 커플의 결혼 준비 과정을 지켜봤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파혼에 이르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었습니다. 대부분은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차이, 가치관 불일치가 이유였죠.

그렇지만 제 주변에서 단 한 번, 정말 부모님의 강한 반대로 결혼이 무산된 경우를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현실적이면서도 씁쓸했습니다. 학벌과 직업, 연봉. 신부가 신랑보다 학벌과 소득이 높았고, 신부 부모님이 신랑의 집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은 ‘집안이 기울어졌다’고 느낀 듯했습니다.


나를 돌아보게 했던 질문

그 장면을 보면서 저도 제 아이를 떠올렸습니다.
“내 딸이 좋은 학벌과 안정된 직업을 가졌는데, 사윗감이 학벌도, 수입도 훨씬 낮다면 나는 허락할까?”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저는 솔직히 “허락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막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죠. 지금 생각하면, 그건 제 안에 있던 이기심이자 부모로서의 보호 본능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둘째 딸까지 키운 지금, 40대가 된 저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제는 성실성, 책임감,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딸을 진심으로 아끼고 지켜줄 마음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을 만나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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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반대를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

예전에는 “어른이 반대하는 결혼은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말에 아직도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부모님의 반대는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오랜 세월 사람을 보고 살아온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 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 커플을 기억합니다. 신랑의 어머니가 강하게 결혼을 반대했지만, 결국 결혼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그 남편은 지쳐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시어머니가 반대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의 단점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이른바 ‘콩깍지’가 씌면, 냉정한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심지어 부정적인 면도 ‘괜찮아, 시간이 지나면 변하겠지’라고 합리화합니다. 이럴 때 부모님의 반대는 귀에 거슬리고, 원망의 대상이 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진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격차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틈

저는 부부 사이의 사회적·경제적 격차가 너무 크면 어려움이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은 의사이고 아내는 작은 회사의 사무직이라면, 표면적으로는 안정된 결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눈치’와 ‘압박’이 계속 쌓일 수 있습니다.
한쪽이 지나치게 기울어진 결혼은 결국 그 기울기의 무게를 한 사람이 온전히 감당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반대, 그 속에 숨은 이유

부모님의 반대에는 단순한 고집이나 세대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을 보는 눈을 키워왔고, 짧은 만남에서도 미묘한 태도, 말투, 무책임함을 감지합니다.

저는 웨딩 현장에서 부모님이 이유 없이 반대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그 속엔 분명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례에서는, 시어머니가 결혼을 강하게 반대했지만 신부는 이를 무시하고 결혼을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몇 년 후, 남편의 무책임한 행동과 잦은 가출로 인해 가정이 무너졌습니다. 그제야 신부는 “그때 시어머니가 이유 없이 반대한 게 아니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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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반대를 마주했을 때 체크리스트

감정 대신 사실로 설득하기 – “사랑하니까”가 아닌, 구체적 계획과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기.
이유를 정확히 묻기 – 단순한 감정인지, 현실적인 우려인지 구분해야 한다.
검증 기간 갖기 – 양가 모임, 장기간 여행, 동거 등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서 검증.
중재자 세우기 – 부모님이 신뢰하는 지인이나 친척을 설득 과정에 참여시키기.
결정 시점 정하기 – 충분히 대화했음에도 반대가 계속된다면, 그 결혼이 가져올 파장을 냉정하게 분석.



결혼은 두 사람의 로맨스가 아니다


결혼은 단지 두 사람만의 선택이 아니라, 두 가족이 만나 서로의 삶을 이어가는 과정입니다. 축복해 줄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결혼은 더 단단하고 오래갑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무조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속에 담긴 ‘자식을 지키려는 마음’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젊었을 때는 사랑이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살아보니 압니다. 사랑이 오래 지속되려면, 주변의 지지와 현실적인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지지 속에 부모님의 미소가 함께한다면, 그 길은 훨씬 더 빛나게 마련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연애 이야기에 부모님의 축복이 얹어져야 비로소 더 견고해집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조건 고집이나 구시대적 사고로만 치부하지 말고, 그 속에 담긴 경험과 통찰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수 있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는 오히려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고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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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충분히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반대가 계속된다면, 그 결혼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내가 옳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혼은 한순간의 열정으로만 버틸 수 없는, 평생을 함께 걸어가야 하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마음이지만, 결혼은 삶입니다. 마음은 순간의 설렘에 반응하지만, 삶은 오랜 시간 서로를 지탱하는 인내와 신뢰 위에 세워집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 그 사랑이 부모님의 눈에도 ‘안심’으로 비치길 바랍니다. 부모님의 반대가 때로는 서운하게 다가오더라도, 그 안에는 자식을 지키려는 진심이 숨어 있습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려는 과정 속에서, 진짜 결혼 준비가 시작되는 것이죠.


결국 행복한 결혼은 ‘둘만의 합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 줄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품었을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부모님의 축복과 사랑이 당신의 발걸음을 조금 더 가볍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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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사랑과 현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마음은 뜨겁게 달려가고 싶은데, 그 길 앞에 부모님의 반대라는 벽이 서 있을 때 우리는 혼란스러워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 벽은 우리를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넘어질까 두려워 세워놓은 울타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부모님의 시선 속에는 세월의 무게와 경험에서 비롯된 통찰이 있습니다. 젊을 땐 그 마음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야 그 속에 깃든 사랑을 읽게 됩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선택이지만, 그 여정을 응원하는 손길이 많을수록 훨씬 더 단단해집니다.


혹시 지금 반대에 부딪혀 마음이 힘든 누군가가 있다면, 잠시 멈춰 부모님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보길 바랍니다. 반대의 이유 속에, 놓치고 있던 현실의 조각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나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면, 결혼이라는 길은 훨씬 덜 외롭고, 더 깊이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 마음을 움직인다면, 이해와 존중은 그 사랑을 지켜주는 기둥이 됩니다. 그 기둥이 부모님의 마음에서부터 세워진다면, 그 사랑은 오래도록 무너지지 않는 집이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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