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명혼(冥婚)', 그 끔찍한 영혼의 거래
무덤 속에는 신부가 없다
깊은 밤,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곡괭이 소리가 적막을 깬다. 사람들은 무덤을 판다. 보물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부장품인 금은보화가 아니라, 관 속에 잠들어 있는 '여자의 시신' 그 자체다.
이튿날, 텅 빈 무덤 앞에서는 유족들의 통곡 소리가 들려온다. 딸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딸의 시신마저 도둑맞은 부모의 절규다.
도둑맞은 딸의 시신은 어디로 갔을까. 그녀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낯선 남자의 무덤 속, 차가운 흙 아래 '유령 신부'가 되어 강제로 눕혀져 있다.
이것은 공포 영화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2026년 지금, 중국 농촌 사회 깊숙한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명혼(冥婚)'의 실체다. 죽음조차 자유가 되지 못하고, 시신이 되어서도 수천만 원의 돈에 거래되는 여자들.
오늘의 비망록은 산 자들의 이기심과 미신 때문에,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팔려 다니는 여인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곡이다.
'명혼'은 본래 죽은 연인을 합장해주거나, 약혼자가 죽었을 때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치러지던 동아시아의 슬픈 풍습이었다. 하지만 현대 중국, 특히 일부 낙후된 농촌 지역에서 명혼은 기괴한 '시신 매매 비즈니스'로 변질되었다.
그 기저에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와 미신이 자리 잡고 있다.
"미혼인 채로 죽은 남자는 조상 묘에 들어갈 수 없다."
"총각 귀신이 집에 있으면 집안이 망하고 재앙이 닥친다."
아들을 귀하게 여기는 집안에서는 요절한 아들의 넋을 달래고 가문의 번영을 위해 반드시 며느리가 필요하다. 산 여자를 구할 수 없으니, 죽은 여자라도 데려와 짝을 지어줘야 한다는 뒤틀린 모성이 이토록 끔찍한 수요를 만들어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긴다. 죽은 여자의 시신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시장은 잔인할 만큼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브로커들은 시신을 등급으로 나눈다.
방금 죽어 아직 부패하지 않은 시신은 '습한 것(Wet goods)', 죽은 지 오래되어 뼈만 남은 유골은 '마른 것(Dry goods)'이라 부른다.
당연히 '신선한' 시신일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는다. 젊고 예쁜 여성의 시신은 우리 돈으로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많게는 1억 원 가까이에 거래된다. 중국 농촌 노동자의 10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가난한 집안의 딸이 죽으면, 슬퍼할 겨를도 없이 매매꾼들이 문을 두드린다.
"따님 시신을 우리에게 파시오. 좋은 집에 시집보내 주겠소."
딸의 시신을 판 돈으로 살아있는 아들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부모들. 여자는 죽어서야 비로소 가족에게 '큰돈'이 되는, 서글픈 효녀가 된다.
돈이 된다는 소문이 돌자,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
처음에는 남의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훔치는 '도굴'로 시작했다. 유족들은 딸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시신에 콘크리트를 붓거나, 무덤가에 CCTV를 설치하고 밤새 보초를 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은 바닥이 없다. 무덤을 파는 것이 힘들어지자, 악마들은 '살아있는 여자'를 노리기 시작했다.
2016년, 간쑤성에서는 정신지체 여성 두 명을 살해하여 시신을 '유령 신부'로 판매한 마(馬) 모 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는 중매쟁이를 가장하여 여성들을 유인한 뒤 살해하고, 그 시신을 "방금 죽은 신선한 시신"이라며 웃돈을 얹어 팔아넘겼다.
살아있는 사람의 목숨보다 죽은 시신의 '상품 가치'가 더 높은 세상.
지적 장애가 있거나,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여성들은 걸어 다니는 돈다발로 여겨지며 사냥감이 되었다. 이것은 명백한 '여성 살해(Femicide)'이자, 자본과 미신이 결합한 식인 풍습이다.
이 엽기적인 풍습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묵직하다. 왜 여자는 죽어서도 온전한 '1인분'의 영혼이 되지 못하는가?
남자는 죽어서도 가문을 잇는 조상이 되지만, 여자는 살아서는 '아버지의 딸'로, 결혼해서는 '남편의 아내'로, 그리고 죽어서조차 '누군가의 영혼 반려자'로 존재해야만 가치를 인정받는다.
명혼 시장에서 여성의 시신은 철저히 '아들을 위한 부속품'이다. 그녀가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꿈을 꾸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죽은 남자의 옆자리를 채워줄 '암컷의 육체'가 필요한 것이다.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이 낳은 극심한 성비 불균형은 산 사람의 결혼난뿐만 아니라, 죽은 자들의 결혼난까지 초래했다. 살아서도 여자가 부족해 난리더니, 죽어서도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남자들의 세상. 그 속에서 여성의 인권은 관 뚜껑이 닫히는 순간까지도 유린당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신 매매를 법으로 금지하고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농촌 깊은 곳,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그곳에서 명혼은 여전히 공공연한 비밀이다.
돈 때문에 파헤쳐진 무덤, 억지로 뼈가 맞춰져 낯선 남자와 합장된 여성들.
그녀들의 영혼은 과연 편안할까?
자신을 훔쳐 간 도둑의 아들과 억지 인연을 맺고 누워있는 그 차가운 땅속이, 그녀들에게는 또 다른 감옥이 아닐까?
우리가 이 끔찍한 해외 토픽을 단순히 '남의 나라 이야기'로 소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바라보는 시선, 여성을 남성의 삶을 완성하기 위한 도구로 여기는 가부장제의 망령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상상해 본다. 어느 이름 모를 산골, 파헤쳐진 무덤가에 서서.
살아서도 가난과 차별 속에 고단했을 그녀가, 죽음이라는 마지막 안식처에서조차 끌려 나와야 했을 때 느꼈을 그 원통함을.
이제라도 우리는 그녀들에게 진정한 애도를 표해야 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가 아니라...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자유로운 흙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고유한 한 사람'으로서의 그녀를 기억해야 한다.
돈으로 영혼을 사고파는 야만의 시대.
부디, 훔쳐진 모든 신부들이 낯선 관을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이름으로 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아가기를.
더 이상 죽음이 거래되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향을 피운다.
그러나 어떤 여성들에게 죽음은 또 다른 소유와 구속의 시작이었습니다.
미신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탐욕, 전통이라는 가면을 쓴 여성 혐오.
낯선 남자의 곁에 억지로 눕혀진 수많은 '유령 신부'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녀들이 이제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직 자기 자신으로서 편히 잠들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Written By Yood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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