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듯이
겨울을 시작하며 자주 건네는 첫 인사가 김장 이야기다.
초겨울에 앞서 누구 할 것 없이 김장 여부를 묻게 되는데
이와 더불어 지역 단체장은 각 동을 돌며 김치와 사진을 담그기에 바쁘다.
혹시 겨울에 신호등이 있다면
색깔은 빨간색-노란색-백색-녹색 등이 아닐까?
자주 가는 로컬푸드 직매장에도 겨울 신호등이 설치되었다.
고객의 동선을 유도하느라 배추가 푸른 잎을 펄럭이고,
무가 다리를 걸고, 고춧가루가 빨간 빛깔로 유혹한다.
속노란 배춧속과 고구마는 서로 은근히 경계하고 말이다.
행여 이파리가 상할까 투명 비닐이 두 팔 걷어붙였다.
그런데 명찰을 살피니
하나는 배추라 적고 또 하나는 (얼핏) 배?
배라고 우겨도 하나 이상할 것 없는 배 맛 같은 배추인가 싶었다.
겨울 신호등 따라 조금 걸어본다.
저 멀리 연말연시가 나를 태우려 정차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