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동, 2024
산촌에서 자란 나는
TV 너머 보이는 도시 풍경이 늘 동경의 대상이었다.
빠르게 도시로 옮겨진 후로 성장과 사회의 물에서 허우적거리기에 바빴다.
지금은 풍경을 낚는 철부지로 지내며 자주 놀래미고 우럭질이다.
무얼 먹고 자라느냐에 따라 맛의 절반은 고정된다.
채소 위주의 상황과 생선 위주의 상황은 커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밥상머리다.
도시는 두 경우가 선택사항이 될 수 있는 장소로, 언제든 돈만 지급된다면 채소 혹은 생선을 낚을 수 있는 자판기가 수두룩하다.
육류와 즉석 가공식품이 판치는 세상 한복판에서
생선류는 내게 농담 같은 도전이자 미칠 노릇의 건강이 되었다.
생선 자판기 안에서 바로바로 생선을 내놓는 이가 누구일지
배달보다 빠른 낮잠 같은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