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라는 다른 불행의 시작

7화

by 희지

내가 아프기 시작했던 때는 2016년 여름부터이다

수학 시간이었다


몸이 굳어버려 몸이며 목이며 움직이질 않았다

말을 듣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구부정한 자세로 칠판도 못 쳐다보고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움직이려고 하면 목이며 몸이며 덜덜 떨렸다


(여기서 내 증상을 설명하자면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주먹을 꽉 쥐면 덜덜 떨리고 좌우로 움직이기가

힘들어지는 상태가 되는 게

내가 긴장했을 때의 몸 상태라고 이해하기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 설명을 덧붙여본다)


버티다 못한 어느 날은 보건실을 찾았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학교 내 보건실은 일진 학생들이 자주 가는 곳이었고

평범한 학생들은 잘 가지 않는 곳이었다


보건실은 꾀병을 부리는 일진 학생들로 가득했기에

나도 꾀병을 부리러 온 훼방꾼인 줄 알고

잠깐만 누워있다가 나가라고 하셨다


아직도 보건실 선생님의 곱슬머리와

눈도 쳐다보지 않은 채로

아래를 보며 화가 나 보이는 차가운 얼굴은 선명하다


보건실 침대에 천장을 보며 누워있는데

몸은 편안했지만

마음으로는 당장 현실이 막막했다


밖은 일진 학생들의 소리로 붐비며 시끄러웠다

곧이어 조용해졌다


무슨 증상인지 왜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건지

알 길이 없어 답답했다

기댈 곳도 말할 곳도 없어서

서럽고 불안하고 두렵기만 했다


교실로 돌아오자 친구가 나에게 건넨 말은

“너 어디 갔었어? 말도 없이 사라지면

나는 어떡하라고!”였다

나의 마음은 영원히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만 같았다


당시에는 어떤 언어로 설명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고

그저 절망스럽고 서럽고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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