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쓰리고 자주 달달함
사람을 많이 가리고
사람 만나고 나면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눈치를 많이 보는 내향인이다
오랜만에 안부인사를 묻는 친구들에게는 이혼 소식으로 화답하고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에 먼저 알리지는 않지만 친한 동료 몇몇들에게는 소식을 전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들은 내 앞에서 남편이라는 키워드는 알아서 조심해 주신다
또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무해한 기습 공격에 이따금씩 상처처럼 마음이 따끔거리기도 한다
그 사람과 살면서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던가?
나는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자주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멜로가 체질의 대사처럼 나한테 자신을 맞출 생각은 없었던 사람이었다 나만 일방적으로 그 사람에게 맞추다 보니 시들고 병들었다
다행히도 바보였지만 멍청이까지는 아니어서 정신을 차리고 그 속에서 나 스스로를 지키고 구해냈다
이혼은 내가 내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게 해 준 시간이었다
이건 내가 죽어도 못 견디는구나, 이건 꼭 하고 살아야 하는구나 이런 것들
지금까지는 관계에서 주로 맞춰주는 편이었다 (그게 편해서)
정도를 넘어서 내 스스로를 잃어버릴 정도까지 되어서야 돌아왔다
가끔씩은 어쩌다 이 정도는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되었나 스스로가 안쓰럽기도 하다
남들은 전혀 괜찮지 않을 일인데
(이런 성격마저 내 아빠 탓을 하던 그 사람, 어떤 말은 너무 깊은 상처로 남아 다시는 듣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스스로를 너무 가엽게 여기지 말고 너무 먼 슬픔까지 가져와 아파하지 말라는
어느 말을 되새기며 내 스스로를 위로한다
결국 나를 위로하는 것은 내 자신임을
나는 이런 내가 좋다
우연히라도 다시는 만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