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리석음을 인질 삼아
넌 날 사랑했어
아니
정확하게는 사랑한다는 말로
날 너의 틀에 맞추려 했어
너의 틀에 맞춰지지 않으면
날 비난했어
날 버려뒀어
길들이려고
넌 사랑하려고 한 게 아니라
소유하려고 했어
넌 나한테 널 맞춰갈 생각이 없었어
너의 틀에 날 끼우려고
내 어리석음을 인질 삼아
내 감정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네가 원하는걸 끊임없이 요구했어
그 요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날 비난했어
날 버려뒀어
넌 나를 사랑한 거니?
드라마『멜로가 체질 中』
며칠 전부터 저 대사들이 내게로 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제법 괜찮아져서 이제는 이렇게 기록도 남기는데
저 장면과 대사를 보고서는 마치 그 당시의 그 공간에서 혼자 견디던 내가 떠오른다.
그리고 궁금하다. 당신은 저 말들을 듣고서도 나를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넌 날 사랑한다고 했어
이제 나는 알아
그건 사랑이 아니라, 네가 만든 틀 안에 날 가두려는 욕심이었어
네 틀에 맞추지 않으면 비난이 돌아왔고
나는 그 비난이 나의 잘못인 줄 알고 견디려 했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소유였다는 걸 이제 알아
넌 나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내 마음에 다가오려는 대신, 네가 원하는 모습만 바라봤지
나는 더 이상 그 틀 안에 있지 않아
이제 내 마음을 내가 지키려고 해
누구의 인질도 아니고, 누구의 틀에도 갇혀있지 않아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것임을 나는 알아
그래서 나는 너를 떠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