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를 곁들인염소젖으로만든요구르트 디저트
요즘 제 철 만난 버찌로 만든 초간단 디저트에 상상할 수 없는 맛이 깃들어있다!!
지료 사진에서 보는 버찌(Ciliegia, cherry)는 이미 독자님들과 이웃분들이 봐 온 풍경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매우 싼 가격에 구입한 것들이다. 요즘 제철로 한창 출하 중인 버찌의 가격은 1킬로그램에 대략 1유로에서 1,5유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버찌로 염장지르기 시리즈로 두 번의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다.
버찌로 염장지르기 / 버찌로 염장지르기 시즌 2!!
이곳에서 생산되는 버찌의 크기는 대략 엄지손가락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크기로 버찌의 씨앗은 한국에서 이맘때 보이는 앵두 알만 하다.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입안에 넣고 씨를 발라먹는 재미는 먹어본 사람들만 아는 것이랄까.. 까맣게 잘 익은 녀석들과 아직은 붉은빛이 도는 과일의 과육은 입안에서 새콤달콤한 맛으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식감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맛까지 뛰어나다. 거기에 가장 강력한 산화방지제인 퀘르세틴(Quercetina)이 포함되어 있어서, 나쁜 콜레스테롤에 의한 심장의 손상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암을 억제하고 통풍을 예방하며 모발 건강과 불면증까지 완화시키는 놀라운 성분이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버찌의 가격이 턱 없이 비싼 이유로 장바구니에 쉽게 챙겨 넣을 수 없는 비싼 과일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웃(Zorba The Buddha) 한 분께서는 관련 브런치에 남긴 댓글에 "자꾸 보니 비싸도 당장 사 먹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틀 전, 나는 이웃분의 바람대로 비씬 버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디저트를 완성했다. 지금 보고 계신 디저트가 그것으로 버찌를 곁들인 염소젖으로 만든 요구르트 디저트이다.
이곳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염소젖 요구르트를 구입하여, 작은 한 컵 분량의 걸쭉한 요구르트(Frutti di bosco)를 접시에 담았다. 여러 종류의 과일을 섞어둔 요구르트의 빛깔이 시선을 당긴다. 거기에 적당량의 버찌를 깨끗이 씻고 물기를 닦은 다음에 꼭지를 잘라내고 요구르트 위에 올렸다. 그리고 호두알을 잘게 썰어 풍미와 장식을 더했다.
오늘날은 옛날과 달리 디저트가 일반화된 세상이다. 프랑스에서 유래된 디저트의 원래 뜻은 동사 데쎄르비르(verbo francese desservi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재밌는 건 이 동사의 뜻이 '죽음(싹 쓸어버리다, sparecchiare)'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한 번에 정리하는 후식의 모습이다.
오늘 포스트에 버찌, 맛들이기 무서운 디저트라는 제하의 글이 그저 된 게 아니다. 한 번 맛을 보면 자꾸만 먹고 싶어 지고 끝내고 싶었던 후식이 자꾸만 당기는 것이다. 지독한 맛의 중독현상이 요구르트와 버찌만의 조합으로 발현되는 것이랄까.
거기에 고소하고 약간은 거친 느낌의 호두 알갱이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식감을 끌어올려주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만도 후식은 3천 종이 넘는다. 한 때 귀했던 설탕이 디저트의 영역을 차지했다면, 보다 세련된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담백하고 새콤달콤한 자연의 맛이 맛과 건강을 책임지게 해 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금쪽같은 버찌를 한 팩이라도 구입하시면, 후식이 아니라 할지라도 아침 식탁에 올리면 하루가 다 행복해질 것이다. 다만, 한 번 맛 들이면 자꾸만 손이 갈 수 있으므로, 주방을 책임진 어머니는 물론 돈벌이에 나선 남편과 노약자들과 임산부들의 주의를 요한다. 씩~ ^^
Yogurt a base di capretto con Le ciliegie_DOLCI
il 28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