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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30. 2021

첫눈_다시 봐도 설렌다

-9년 전 서울 종로에서 


첫눈이 오시면 무슨 생각을 하세요..?!



   서기 2021년 11월 30일(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이른 새벽에 눈을 떳다. 오래된 습관이 노트북에 로그인 하고 해묵은 사진첩을 열었다. 코로나를 피해 잠시 한국에 가 있던 하니가 챙겨온 외장하드를 들추어 보니 그곳에 첫눈이 기록되어 있었다. 서기 2013년.. 그러니끼 햇수로 어느덧 9년이 경과한 사진과 영상이 오롯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첫눈이 오시는 장소는 서울의 종로 5가.. 볼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에 만난 첫눈은 함박눈이었다. 희한한 일이다. 나는 첫눈 뿐만 아니라 눈만 오시면.. 아니 진눈깨비라도 흩날리면 천방지축 날뛰는 강쥐나 다름없다. 가슴 속에서 콩닥콩닥 마구 설렌다. 까이꺼.. 눈이 다 뭐라고.. 머시긴데..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것일까.. 종로 5가에 펑펑 쏟아지던 첫눈을 먼저 만나본다. 이랬지.. 히히 ^^



첫눈이 오실 때 건널목에서 뭉기적 거렸다.



애시당초..첫눈이 오시기 전에는 매우 평범했던 풍경들..



첫눈이 오시면 이렇게 달라진다.



사람들의 마음은 다 똑같을 것..



첫눈이 오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째진다. 속 마음이 너무 째진 나머지 귀에 걸린다. 히힛 ^^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건 기본..!



늘 봐왔던 일상에 마법이 걸리는 것이다. 마법..



첫눈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그 이유를 잘 모른다. 알 필요 조차 없다. 그냥 좋다.



만약.. 만약에 말이다. 아니 만약이 아니라 첫눈을 구경할 수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지 아세효?!



글을 끼적거리는 지금,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 우리가 살고있는 이곳은 비가 와요. 치렁치렁 추적추적 보슬비가 오시고 있어요. 이른 새벽에.. 도시가 비에 흠뻑 젖었어요.



도시는 진공상태로 변한 한밤중 혹은 이른 새벽..



이런 야심한 시각에 함박눈이 펑펑.. 퍼엉펑 오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난리가 아니겠지..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닐거야.. 히히 상상만 해도 즐겁네.



첫눈이 오시면.. 그것도 함박눈이 펑펑 퍼엉펑 오시면 나는 강쥐로 변한다오.



아무 생각없이 천방지축 날뛰는 강쥐..



사진첩 속의 오래전 첫눈 풍경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는 데도 설레는데.. 



보슬보슬 보슬비 대신 함박눈이 오시면.. 까무라칠지도 몰라. 히힛 ^^


Nove anni fa la prima neve a Seoul_COREA DEL SUD
il 30 Nov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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