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유물들
세상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지난 여정 <우리와 닮은 매우 친근한 원주민들>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그런데.. 그들 무리 가운데는 나와 취미가 같거니 비슷한 무리 혹은 개인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여행을 즐기는 호모 사피엔스와 베링해를 건넌 오래전 사람들.. 그들 문화 속에 등장하는 유물의 형태는 낯설 망정 요하 문명권에서 먼 데까지 이동한 사람들의 생김새가 너무 비슷해 보이는 것이다.
비슷하면 유전자를 같이한다는 것.. 호모 사피엔스는 여행을 즐기는 슬기로운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하지 않다면 왜 그 먼 곳까지 길을 떠났을까.. 하니와 나는 지구를 몇 바퀴 돈 후에 다시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둥지를 틀게 됐다. 둘 중에 한 사람은 역마살이 있거나 오방색의 방위를 따라 거처를 쉼 없이 옮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행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세상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하니가 작은 배낭을 등에 메고 바라보고 있는 곳은 멕시코시티 소깔로(Zócalo) 광장.. 한 모퉁이에 위치한 멕시코 시티 성당(Cattedrale di Città del Messico) 바로 앞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가까운 멕시코 궁전(Palazzo Nazionale)으로 이동하면서 근처에 있는 시장에 들렀다. 이때 두 장의 사진이 기록에 남았다.
멕시코 궁전(Palazzo Nazionale) 전경..
생전 처음 들른 초행길의 멕시코 시티의 풍경은 산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곧 만나게 될 마야문명에 대해서 오리무중이었다. 책에서 만난 게 전부였다. 당시 우리에게 멕시코=마야라는 등식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런 까닭에 고풍스럽기 하나 때가 잔뜩 낀 콘크리트 건물이 마냥 낯설기만 했다. 그런 잠시 후 우리를 편하게 만든 건 사람들이 우글 거리는 사람 냄새나는 골목(?)이었다. 사람 사는 곳..
도시는 사람들이 우글거려야 제 맛이다. 사람들이 우글 거리는 곳에는 반드시 먹거리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장이나 재래시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게 먹거리며 먹거리를 통해 정을 나눈다고나 할까..
사람들을 소통하게 만드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인 것이다. 하니와 나는 장거리 비행의 시차를 극복하기 전부터 무리한 행보를 하고 있었다. 잠시 허기를 면하고 다시 멕시코 인류학 박물관으로 향하기로 했다. 그때 만난 맛난 음식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또르띠야(Tortilla gastronomia messicana)..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을 연상케 하는 길거리 음식점에 또르띠야(Tortilla)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어느덧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참 귀한 장면이다. 사진에 등장한 사람들의 나이에 긴 세월을 더해 보니 아찔하다. 오른쪽 모퉁이에 앉아있는 하니도 까마득한 세월 저편의 모습이다. 하지만 오래전 사진을 들여다보니 엊그제 같은 일이며 세월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주지하다시피 마야 문명은 기원전 1500년 경부터 기원 후 1500년대까지 존속되었다. 마야문명은 컬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스페인의 침탈자들로 인해 그들의 종교인 가톨릭 전파를 위해 당시의 기록 대부분을 불살라 버렸다고 한다. 관련 문헌 대부분이 사라지고 필사본 몇 권이 남아 이들 문명을 전하고 있다고 하므로 침탈자들의 후손들은 무슨 낯으로 살아갈까..
하지만 침탈자들이 저지른 만행은 이들의 영혼까지 무너뜨리지 못했다. 역사란 참 아이러니하다. 마야문명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지만, 이들 문명의 핵심이었던 옥수수는 여전히 유카탄 반도 혹은 유럽과 전 세계로 퍼져나갔던 것이다. 옥수수의 원산지이자 마야인들이 숭배한 신성한 '옥수수 신(神)'이 지구촌 곳곳에 퍼져나가며 인류의 생존에 요긴한 식재료로 자리매김했던 것이다.
오늘날 옥수수는 연간 11억 톤(2018~2019 기준)에 달해 쌀과 밀을 따돌리고 곡물 중 최대 생산량으로 호모 사피엔스 후손들을 먹여 살릴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사료로 사용되면서 사실상 최고의 곡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옥수수 생산량 1위 국가는 농업대국 미국이고, 2위는 중국. 2013년 기준 각각 3억 5천만 톤, 2억 1천만 톤에 달하는데..
눈여겨볼 부분은 이들 나라에서 생산되는 옥수수가 유전자를 변형한 옥수수라는 점이다. 생산량을 늘려 경제적 이익을 보려는 농업대국이 어느덧 최초 옥수수를 재배한 멕시코까지 집어삼키고 있는 풍경이다. 멕시코는 옥수수 수입을 위해 연간 5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하니 또르띠야의 본고장의 이름이 무색하다고나 할까..
또르띠야(어원: torta, 둥글납작한 빵)는 멕시코의 전통 음식이며, 옥수수 가루 혹은 밀가루를 이용해 반죽하여 얇게 구워낸 빵이다. 고대로부터 주식으로 먹어온 빵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본래 멕시코 남부에서는 옥수수 가루를 이용해 만들었지만, 북부에서는 기후 특성상 옥수수 재배가 힘들어 흰 밀가루로 대체했다고 전한다. 침탈자였던 스페인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던 옥수수는 포르투갈인들에 의해 명나라에 전해졌고, 우리나라에는 16세기경 중국(명나라)으로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동족상잔의 6.25 전쟁을 겪은 후 극심한 가난에 시달릴 때 미국으로부터 옥수수가루 원조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순수하게 우리를 돕고자 한 일이 아니라 과잉 생산된 옥수수가 원조의 이름으로 우리를 먹여살렸다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무튼 식량 원조 때문에 글쓴이의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에 먹어본 급식 빵이 또르띠야와 묘하게 겹쳐 보인다.
노릇노릇 황금빛으로 구워진 급식 빵은 얼마나 고소했는지 둘이 먹다가 둘 다 죽어도 모를 정도로 가난한 시절에는 최고급 빵이었다. 사진첩을 열어 18년 전의 기록을 살펴보는 현제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한 대형마트에도 또르띠야가 팔리고 있고, 이탈리아 중북부 평야와 산간지방에도 옥수수 재배가 한창이었다. 침탈자들 덕분에 세계인이 옥수수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가 워낙 방대하여 다시 또르띠야 리체타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il Nostro viaggio America Centrale_Museo Nacional de Antropologia MESSICO
il 26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La tortilla è un tipo di pane basso non lievitato, a base di farina di mais, tipico del Messico e dell'America Centrale.
Preparate per la prima volta dalle popolazioni indigene del Mesoamerica prima della colonizzazione, le tortillas sono una parte fondamentale della cucina messicana. Le tortillas di mais in Mesoamerica si trovano già nel 500a.C.. Non va confusa con la tortilla de patatas, che è invece un tipo di frittata tipico della Spag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