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0. 2022

남미, 파타고니아의 봄을 찾아서

-첫눈에 반한 파타고니아 사진첩 #9


푸르스름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곳..


    이곳은 지구 반대편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 남부의 유서 깊은 항구 도시 뿌에르또 몬뜨에서 가까운 아레나 선착장(Caleta la Arena)이다. 하니와 나는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에 위치한 북부 파타고니아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로 직항으로 날아간 뒤 다시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공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다시 대권 항로를 따라 북상하며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비행장에 도착했다. 


그다음 다시 뿌에르또 몬뜨로 길게 남하한 후, 이곳 몬뜨에 머물면서 장차 만나게 될 오르노삐렌의 답사를 떠나게 됐다. 참 오랜만에 다시 펼쳐 든 사진첩 속에는 당시의 감흥이 그대로 묻어났다. 그 여정을 한데 묶어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맨 먼저 항구 도시 몬뜨의 숙소에서부터 아레나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남미 여행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uerto Montt에서부터 Caleta la Arena까지 이어지는 여정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


요즘은 차고 넘치는 야행 정보로 인해 컴이나 휴대폰에 로그인만 하면 그 즉시 우리 행성 곳곳의 여행 정보는 물론 현지의 편의시설과 풍경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우리가 두 번째 떠난 남미 여행은 시간을 거꾸로 10년 이상을 돌려야 이해할 수 있는 아날로그(?) 여행이나 다름없다. 


다만, 당시에 기록해 둔 여행사진들이 디지털 향기가 짙게 풍기는 것이다. 참고로 몬뜨에서 아레나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의 지도를 담았다. 몬뜨에서 바닷가를 따라 대략 45km를 이동하면 1시간이 채 안 걸리는 시간에 선착장에 도착하게 된다. 그다음 여정은 다음 편에 싣기로 하고 그 과정을 기록에 담았다. 즐감하시기 바란다.



남미, 파타고니아의 봄을 찾아서




숙소의 침대 위에 자도를 펴 놓고 장차 우리가 만나게 될 파타고니아 여정을 살피고 있다. 요즘은 상상도 하지 못할 여행정보를 직접 챙기고 다녔다. 배낭 속에는 지도 외에도 여행정보가 든 론니플래닛(Lonely Planet)과 두꺼운 수첩과 스케치북 등이 들어있었다.



우리의 현재 위치를 안경테 속에 담았다. 오른쪽이 우리의 현재 위치이다.



우리는 숙소를 나서기 전 미리 숙소에서 가까운 버스터미널에서 표를 예매해 두었다. 그리고 첫차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 새벽을 깨우고 있었다. 여행자는 길 위에서 행복한 법이지..



숙소를 나서 몬뜨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다가서자 도시의 불빛은 졸고 자빠졌다. 하늘에는 달님이 삐딱하게 걸려있다. 뿌에르또 몬뜨.. 



찰레의 남부 항구도시인 뿌에르또 몬뜨는 로스 라고스 주에 속하며, 인구는 대략 225,000 명으로 알려졌다. 30만 명이 안 되는 도시지만 도시의 중심은 항상 붐빈다. 숙소를 떠나 언덕 위에 서면 도시가 한눈에 조망되고 언덕 아래에 버스 터미널이 위치해 있다.



그리고 도시 뒤로 오소르노 화산(Monte Osorno)으로 활화산이다. 기회가 닿으면 가까이서 본 풍경을 소개해 드리도록 한다. 



우리가 서 있는 언덕 위에서 바라보면 앙쿠드 만(Golfo de Ancud, 灣)이 보이고, 우측으로 이슬라 땡글로 섬(Isla Tenglo)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리고 수평선 위에 거뭇하게 보이는 곳이 장차 우리가 만나게 될 미지의 세상이다. 언덕 아래 버스 터미널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틀 전 우리는 이곳에서 버스표를 예메하고 이른 아침에 터미널 내부를 할 일 없이 돌아보고 있다.



간밤에 비가 내렸기 때문에 터미널 바깥은 비에 젖었다. 하니의 뒷모습이 보인다. 약간은 썰렁한 날씨..



마침내 아침을 깨우는 해돋이가 시작되었다.



머지않아 우리를 태운 미니 버스는 해돋이가 시작되고 있는 산 아래 선착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터미널 뒤편 바닷가에서 바라본 항구도시 몬뜨의 중심가.. 우리의 발도장이 안 찍한 곳이 없을 정도로 정이 들대로 든 도시.. 칠레의 악명 높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는 공교롭게도 이곳 몬뜨에서부터 남부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까지 도로를 건설해 두었다. 도로 이름은 까르레떼라 오스뜨랄(Carretera Austral).. 녀석은 어떻게 우리가 올 줄 알고 이 도로를 만들어 둔 것일까.. 이 도로의 공식 명칭은 'Ruta CH-7'로 여행자의 천국 파타고니아로 인도해 준다. 이른 아침 우리를 목적지로 이어 줄 여정의 시작점이다.



마침내 우리를 태운 미니 버스가 우리를 태우고 몬뜨 시내를 벗어났다. 아침햇살에 발그레한 바닷가 풍경들..



비록 버스 창에는 희뿌연 먼지가 잔뜩 끼었지만 그런대로 봐 줄만 하다.



우리나라의 바닷가 풍경과 사뭇 다른 풍경들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가 몬뜨에 머물면서 다녀왔던 곳.. 



바람 한 점 보이지 않는 앙쿠드 만의 풍경은 진공상태를 닮았다. 



바닷가 풍경들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초행길의 뷰파인더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여행자는 길 위에서 행복하다고 했지..



초행길은 여행자를 흥분시키는 법이거든..



먼지가 잔뜩 낀 차창 너머로 아레나 선착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를 태우고 갈 훼리호 한 척이 선착장에 정박해 있다. 버스는 잠시 후에 우리를 하차시키고 여행자의 본능을 일깨우기 사작했다.



맨 먼저 훼리호 상갑판이 뷰파인더를 유혹했다.



그리고 우측 바닷가를 보니 우리가 조금 전에 달려왔던 바닷가 언덕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훼리호가 선착장에서 멀어지면서 우리가 가장 좋아한 풍경이 슬라이드 풍경처럼 연출되고 있었다. 파르스름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장면.. 이른 아침부터 난로에 장작불을 피우며 젖은 집을 데우고 아침을 준비하는 풍경.. 북부 파타고니아의 봄날이 파르스름한 연기에 묻어나며 봄을 재촉하고 있는 것. 산등성이 너머에서 황금빛 햇살이 쏟아지면서 어둠에 잠든 파릇한 숲을 깨우기 시작한다. <계속>


Il Paesaggio della Patagonia affascina a prima vista_PUERTO MONTT
il 09 Aprile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