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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7. 2022

침 잴잴, 삶은 계란과 딸기의 재발견

-우리 동네 재래시장에서 돋보이는 풍경


기억하세요?  아기다리고기다리..?!!


흠.. 속으로 씩 웃게 된다. 이게 아기다리고기다리의 미학인 셈이다. 세상에 별 미학이 다 있다. 그렇다면 이날 장바구니에 딸기를 넣었을까.. 택도 없는 소리다. 이곳에 살면서 학습한 바에 따르면 지금 뿔리아 주 평원에서는 따뜻한 봄볕을 머리에 이고 하루가 다르게 딸기의 색깔이 변해가고 있다. 


이곳에 살아오면서 학습한 바에 따르면 딸기 색깔이 하루가 다르게 변할 때 비례하여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국에는 1kg에 1유로 이하 혹은 전후의 가격으로 판매가 되는 것이다. 그때쯤 되면 딸기의 크기와 맛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달콤하며 큼직하고 빛깔만 좋던 녀석이 나중에는 새콤달콤하고 앙증맞은 크기로 진한 향기를 품은 식감 좋은 딸기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다리고기다리.. 가격도 착하고 맛과 향기가 최고로 변하는 시기를 기다리게 되는 것. 아래 첨부한 딸기의 정체를 살펴보니 딸기는 과일도 야채도 아닌 중성을 말하고 있다. 딸기는 많은 종들의 유전자가 뒤섞인 가짜(거짓) 과일이란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과일이지만 야채라는 것.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우리는 가격도 맛도 착하고 뛰어난 새콤달콤한 딸기 맛에 열광하고 있다. 




    서기 2022년 4월 26일 아침에 지난 포스트 <아기다리고기다리 딸기기다리기>를 열어보고 있다. 지난 포스트의 시점은 2월 중순경이었으므로, 본문에 등장하는 사진과 영상은 대략 두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바쁘게 지내는 동안 포스트를 열심히 끼적거려도 다양한 카테고리와 시절에 맞는 포스트를 작성하다 보니, 정작 정성을 들여야 할 포스트기 밀려나기 일쑤다. 그래서 모처럼 우리 동네 재래시장 풍경을 안부 삼아 담고 있다.



하니와 내가 우리 동네 재래시장 메르까또 디 산 니꼴라(Mercato di San Nicola)에 등장하면 몇몇 팬(?)들이 열광한다.(이 눔의 인기..ㅋ) 상인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의 출신을 알고 있다. 그리고 카메라가 등장하면 상인들 스스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다. 요즘 왕방울토마토가 한창이다. 



그리고 위 자료사진 좌측으로 계란을 담다가 미소를 짓는 분이 보인다. 재래시장에 계란을 팔러 나온 아저씨.. 이 분은 매주 토요일에 한 번씩 장에 나온다. 그래서 혹시라고 포스트에 계란장수가 등장면 "토요일이구나" 하고 생각하면 된다. 하니가 선호하는 계란은 가장 큰 것으로 30개.. 



우리나라에서는 계란 한 판(배열)에 5x6=30개 이지만, 이곳의 한 판은 4x5=20개이다. 물론 30개들이도 있다. 계란판이 두 개인 이유는 다름 아니다. 20개들이는 계란의 크기가 크고 30개들이는 크기가 작은 것들이다. 가격도 차이가 난다. 이곳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판매되고 있는 계란 가격은 6개(팩)에 1유로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8개에 1유로 혹은 5개에 1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하니가 선호한 계란은 후자의 것으로 한 판 하고 절반을 주말에 구매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먹는 계란 큰 것으로 1주일에 30개가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먹는 계란의 수는 하루에 네댓 개가 되는 셈이다. 이 계란을 프라이로 해 먹거나 삶아 먹는 등 단백질 보충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대문 사진에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스러운 딸기 사진을 걸어놓고 웬 계란..?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면 의혹이 해소된다. 계란을 소환한 것은 다름 아니다. 계란의 크기는 대략 60g 전후이다. 그러니까 하니와 함께 매일 5개의 계란을 나누어 먹으면 하루에 먹는 양이 대략 300g 전후가 된다. 사람들은 계란을 '완전식품'이라 부른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계란은 다양한 음식에 골고루 사용된다. 케이크이든 찜이든 그 무엇이든 계란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 사람들이 계란을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사용하기 때문인데..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케이크 반죽 속에 든 계란과 함께 달콤한 설탕 덩어리를 동시에 섭취하면 탄수화물에 괜한 트집을 잡게 된다. 설탕이 주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탄수화물을 줄이느라 구시렁구시렁.. 



모처럼 짬을 내어 계란 타령을 하고 있다. 아무튼 계란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단백질을 이루는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천처 자료 등에 따르면, 계란 한 알(대략 60g)에 포함된 단백질의 양은 6.84g으로 중량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비타민 A.B.D.E.K 등 수용성. 지용성 비타민과 칼슘. 철분. 셀레늄 등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정보에 반기를 들며 계란을 '정크 식품' 대하듯 한다. 콜레스테롤 어쩌고저쩌고.. 아무튼 하루 종일 밥(여러 식품군)은 먹지 않고 오로지 계란만 먹어댄다면 그게 인간인가.. 그런 사람을 본 적 없다. 설령 한 두 번 다량의 계란을 삶거나 튀기는 등 양껏 먹었을 경우의 수가 있다고 해도, 우리 신체는 적당량의 섭취가 넘게 되면 거절을 하게 된다. 같은 음식을 오랫동안 먹을 때 '물리는 현상'이 그것이랄까.. 


콜레스테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사람들에 따르면, 계란 한 개에 든 콜레스테롤 양이 대략 200mg이므로, 하루 콜레스테롤 목표섭취량인 300mg을 넘지 않으면 바람직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마저도 사람들의 저마다 타고난 개성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요리 방법 등에 따라 달라진다. 



참고로 삶은 계란과 맥반석 훈제 계란의 칼로리도 서로 다르다. 삶은 계란이 개 당 80kcal의 열량을 낸다면, 훈제 계란은 75kcal로 조금 더 낮다. 뿐만 아니라 조리 과정에서 기름을 사용하는 계란 프라이는 120kcal로 삶은 달걀보다 1.5배로 높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허구한 날 괴물처럼.. 계란에 걸신이 들린 것처럼 계란만 먹지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완전식품 계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미슐랭(Guida MICHELIN) 별을 단 한 리스또란떼서 일할 때 만난 풍경 하나 소개해 드린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주에 위치한 이 리스또란떼는 낯선 기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리스또란떼 주방 바깥에 놔둔 이 기구의 쓸모에 대해 오너 셰프에게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입니까"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것도 모르세요"라는 표정으로 씩 웃으며 "계란 삶는 기구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속으로 "미슐랭 별을 단 리스또란떼는 뭔가 다르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용법에 대해 알아봤더니 재밌는 결과를 알게 됐다. 이 기구의 특징은 온도를 일정하게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기구가 가리키고 있는 온도는 (섭씨) 50°C였다. 



기구에 담긴 계란은 손님의 식탁에 오르기 전까지 50°C에 익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익힌 계란의 결과물은 수란(水卵)으로 변하게 된다. 수란은 기름이나 버터 등을 사용하지 않고 물에서만 요리되는 계란으로 다양한 요리법에 사용된다. 수란의 결과물은 흰자가 흐물흐물하고 노른자도 반숙 이하의 질펀한 액체로 만들어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빵이나 인살라따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어느 날 재래시장을 다녀오면서 집중하지 않은 계란 아저씨와 계란의 묶음은 물론 계란의 효능 등에 대해 잠깐 돌아봤다. 이런 정보는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다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꽤어야 보배"라지 않는가.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려오신 분들이라면 재래시장의 풍경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스러운 식재료들이 뺀질뺀질 싱싱하게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어떤 식재료이든 이곳 바를레타 사람들이 다양하게 즐기는 것들.. 그 가운데 이맘때 우리가 좋아하는 건 딸기이다. 서두에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 살아오면서 학습한 바에 따르면 딸기 색깔이 하루가 다르게 변할 때 비례하여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국에는 1kg에 1유로 이하 혹은 전후의 가격으로 판매가 되는 것이다. 그때쯤 되면 딸기의 크기와 맛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달콤하며 큼직하고 빛깔만 좋던 녀석이 나중에는 새콤달콤하고 앙증맞은 크기로 진한 향기를 품은 식감 좋은 딸기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동네 재래시장의 풍경 가운데 단연코 눈길을 끄는 게 딸기 가격이다. 최초 햇딸기 가격은 1kg에 4유로를 웃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2유로.. 그리고 1유로로 가격이 뚝 떨어진 것이다. 포스트를 끼적거리는 노트북 앞에는 하니가 놔둔 딸기가 수북하게(2kg=2유로) 쌓였다. 잠시 키보드를 멈추면 손이 절로 간다. 새콤달콤.. 저렴하지만 가성비가 뛰어난 딸기.. 딸기의 효능 등에 대해 알아보고 글을 맺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딸기의 효능에 따르면 비타민C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비타민C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인체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다. 수용성이란 물에 녹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 몸이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소변을 통해 바깥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 성분은 인체의 조직을 자라게 하고 손상된 조직을 고치는데 큰 기여를 하는 것. 



그러니까 피부와 힘줄, 인대나 혈관을 만드는 중요한 단백질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상처를 치료하고 철분 흡수를 돕는 등 비타민C는 다양한 항산화 성분의 하나로 알려졌다. 항산화 성분은 우리 인체의 세포가 활성산소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막는 성분인 것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비타민C는 우리 인체의 스트레스 완화 혹은 감기 치료, 피로 해소, 피부 미백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는 것인데.. 하루 권장 섭취량은 100mg로 알려졌다. 그런데 딸기에 포함된 비타민C 함량은 100g당 81mg으로 알려졌다. 



영상, BARLETTA, 우리 동네 재래시장에서 돋보이는 풍경




그러므로 오늘 오전 장 봐온 2kg의 딸기에 포함된 비타민C 함량은 대략 1,600mg인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입에 자주 오르내린 게 '제철 식재료'이다. 딸기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에서 만난 풍경들은 장수국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들이다. 눈여겨봐 두시기 바란다. 하니는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 육류보다 계란을 더 선호한다. 삶은 계란이다. 끝!


Paesaggio del mercato tradizionale di San Nicolà_BARLETTA
il 26 Aprile 2022, La Disfif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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