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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05. 2022

파타고니아, 보는 순간 입을 다문다

-하루 숙박비 1인당 1만 원의 여행지서 만난 비경


죽기 전에 여행기록을 다 마칠 수 있을까..?!



   서기 2022년 5월 5일 자정이 넘은 시각(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고 있다. 세월 참 빠르다. 사진첩 속에는 하루 숙박비 1인당 1만 원의 여행지서 만난 비경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이 기록은 어느덧 3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는 것이다.



하니와 나는 파타고니아의 봄을 찾아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의 남미대륙 칠레의 산티아고에 발을 들여놓고 부지런히 남하하여 파타고니아 깊숙이 이동하고 있었다. 그곳은 뿌에르또 리오 뜨랑뀔로(PUERTO RÍO TRANQUILO)라는 곳으로 여행자의 천국이 펼쳐지고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까떼드랄 데 마르몰(Catedral de Mármol)이라는 우리 행성 최고의 보물을 만나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당시의 기록을 열어보니 이러했다.


하루 숙박비 1인당 1만 원의 천국


하니와 함께한 남미 일주를 통해 우리는 귀중한 체험을 했다. 여행지를 선택하면서부터 시작된 동선에 필요한 비용과 일정 등에 대해 훤하게 꿰뚫고 있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오늘날처럼 여행지의 정보가 넘쳐날 때가 아니었다. 따라서 매 순간 어떤 일이 우리 앞에 닥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앞만 보고 다녔을 뿐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여행 장소를 옮길 때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특정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그곳에 도착하면, 그녀는 터미널 앞에서 우리 짐보따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현지의 숙소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숙소를 찾아 방을 예약하면 다시 그녀가 기다리는 터미널로 이동해 짐보따리를 숙소로 옮기는 것이다. 


어떤 때는 이런 과정이 너무 힘들어 그녀가 짐을 잘 챙기고(지키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 다시 숙소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특히 지구별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파타고니아에서는 여행자를 위한 시설이 턱 없이 모자라거나 아예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전혀 뜻밖의 행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사랑한 도시 꼬자이께(Coyhaique)에서 출발해, 이곳 뿌에르또 뜨랑뀔로에 도착하면서 행운 이상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남반구의)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우리가 도착한 이곳에서도 그녀는 짐보따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마침내 숙소를 찾아내고 이곳의 터줏대감과 마주했다. 터줏대감은 남자가 아니라 고도비만의 여성이었으며, 그녀는 내게 "우리 집을 찾아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쾌히 2인 1실의 방을 '1인당 1만 원'에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여 '만약 다음에 다시 오시더라도 언제든지 이 가격에 당신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방은 비록 허름했지만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 때문에 이곳에 머무는 동안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지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우리 내외를 거실로 초대했다. 그곳에는 테이블 가득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테이블 가운데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하니의 생일을 물어본 그녀가 생일상을 차린 것이다. 그와 함께 초콜릿 과자를 선물로 받게 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테이블에는 뿌에르또 몬뜨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미혼여성 '마리아'도 함께 어울렸다. 



포스트를 읽어 내려오는 동안 크고 작은 여행사진을 봤을 것이다.(시제 참조) 우리는 까떼드랄 데 마르몰(Catedral de Mármol)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작은 보트에 몸을 싣고 일행과 함께 투어에 나선 것이다. 아직은 과정에 불과하고 곧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여정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며 알 수도 없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풍경이나 상황이 우리 앞에 찾아와 감동케 만드는 것이다. 



정장 차림으로 비행기를 타고 관광지를 둘러볼 요량이 아니라면, 여행자의 천국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우리 행성 최고 여행지 대부분은 발품을 팔아야 가능한 곳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재벌이나 유력한 정치인조차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곳이 여행자의 천국 파타고니아이다. 다음 편부터 상상 불가한 까떼드랄 데 마르몰의 환상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파타고니아, 보는 순간 입을 다문다


흠.. 이렇게 기록한 시간이 어느덧 3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다. 하지만 만약.. 이 기간 동안 내가 하늘나라에 가 있었다면, 후속 편은 영영 보지 못할 경우의 수로 남게 되었을 것이다. 다시 열어본 뿌에르또 리오 뜨랑뀔로의 까떼드랄 데 마르몰(Catedral de Mármol)..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성당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은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라고 헤네랄 까르레라(Lago Buenos Aires/General Carrera)의 한쪽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부르는 이곳까지 이동하려면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칠레의 악명 높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국민들의 정치적 시선을 돌리기 위해 어느 날 그 유명한 까르레떼라 오스뜨랄(Carretera Austral)이라는 도로를 건설하게 된다. 이 도로의 공식 명칭은 'Ruta CH-7'로 시작점은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Regione di Los Lagos) 뿌에르또 몬뜨(Puerto Montt) 항구 곁에서부터 남부 파타고니아 깊숙이 대략 1200km로 길게 이어진다. 



악명 높은 독재자가 1976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1996년에 완공한 이 도로는 곳곳이 비포장 도로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뿌에르또 리오 뜨랄퀼로라는 마을도 포장과 비포장 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도로 지근거리의 호수 곁에 우리 행성 최고의 명소 까떼드랄 데 마르몰이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아마도 이 보물을 보는 순간 그 누라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여행자는 이곳을 돌아보는 순간부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신음 비슷한 소리로 탄성을 자아내는 것이다. 3년 만에 다시 열어본 파타고니아의 명소.. 다시 까떼드랄 데 마르몰의 진면목을 찾아 나선다. <계속>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_Puerto rio tranquilo PATAGONIA CILE
il 05 Magg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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