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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0. 2019

하루 숙박비 1인당 1만 원의 여행지

-과정을 생략할 수 없는 여행의 묘미

여행지에서 만나지 못한 정장 차림의 여행자..!!



여행자의 천국에 입국하려면


며칠 전의 일이다. 브런치 이웃 한 분이 나의 브런치 곳곳을 도배하다시피 라이킷을 했다. 처음 들른 나의 브런치가 궁금했나 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남미 여행에 대해 관심이 깊었다. 그분은 아이를 둔 엄마였으므로 어디 여행이라도 할라치면 늘 걸리는 게 아이였나 보다. 그래서 아이들이 좀 더 성장하면 당신이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댓글을 통해 그분의 속뜻을 알아차린 한편, 혹시라도 여행을 떠나신다면 미리 연락을 해 달라고 했다. 나의 여행 경험을 통째로 전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나의 페이스북 친구도 비슷한 질문을 해 온 바 있다. 그때도 당신의 요구가 적절한지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일러준 바 있다. 



오늘 끼적거리고 있는 여행자의 천국은 이웃분들이 참고할 만한 정보이므로 잘 챙겨 두시기 바란다. 주지하다시피 남미대륙은 매우 광활한 면적을 지니고 있다. 안데스 산맥이 척추라면 나머지 땅은 인체의 몸에 비견된다. 우리 몸에 중요한 오장육부가 존재하듯이 남미대륙에도 여행자를 위한 마침맞은 여행지가 존재한다. 아내와 함께 다녀온 여행지가 그러하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다녀온 여행자의 천국은, 이곳을 가 보지 않은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지구별의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장담한다.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변화무쌍한 풍경들은 여행자들로 하여금 "천국이 이런 곳이구나"라는 것을 실감하게 해 주는 곳이랄까.. 




서두에 잠시 언급했지만 여행자의 천국은 아이들과 함께 하기란 매우 버거운 곳이다. 여긴 아이들을 위한 놀이나 시설은 물론 어린이들이 좋아할 이유가 별로 없는 곳이다. 아이들이 대자연 속에서 기분 좋게 뛰어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전혀 걸맞지 않은 놀이터(?)이다. 


그러므로 아이들과 함께 동행한다면 한 두 군데를 정하여 짧은 여정으로 다녀오는 게 바람직하다. 왜 그런지 아내와 함께 배낭여행으로 다녀온 경험을 소개해 드리며, 뿌에르또 뜨랑뀔로에 위치한 까떼드랄 데 마르몰을 찾아가는 여정의 두 번째 포스트를 이어간다.




하루 숙박비 1인당 1만 원의 천국


아내와 함께한 남미 일주를 통해 우리는 귀중한 체험을 했다. 여행지를 선택하면서부터 시작된 동선에 필요한 비용과 일정 등에 대해 훤하게 꿰뚫고 있는 것이다. 당시만 해도 오늘날처럼 여행지의 정보가 넘쳐날 때가 아니었다. 따라서 매 순간 어떤 일이 우리 앞에 닥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앞만 보고 다녔을 뿐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여행 장소를 옮길 때마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특정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여 그곳에 도착하면, 아내는 터미널 앞에서 우리 짐보따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현지의 숙소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숙소를 찾아 방을 예약하면 다시 아내가 기다리는 터미널로 이동해 짐보따리를 숙소로 옮기는 것이다. 


어떤 때는 이런 과정이 너무 힘들어 아내가 짐을 잘 챙기고(지키고) 있는지 확인한 다음 다시 숙소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특히 지구별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파타고니아에서는 여행자를 위한 시설이 턱 없이 모자라거나 아예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은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전혀 뜻 밖의 행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사랑한 도시 꼬자이께(Coyhaique)에서 출발해, 이곳 뿌에르또 뜨랑뀔로에 도착하면서 행운 이상의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남반구의)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우리가 도착한 이곳에서도 아내는 짐보따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마침내 숙소를 찾아내고 이곳의 터줏대감과 마주했다. 터줏대감은 남자가 아니라 고도비만의 여성이었으며, 그녀는 내게 "우리 집을 찾아주셔서 너무 고맙다"며 쾌히 2인 1실의 방을 1인당 1만 원에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여 '만약 다음에 다시 오시더라도 언제든지 이 가격에 당신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방은 비록 허름했지만 아름다운 마음 씀씀이 때문에 이곳에 머무는 동안 아무런 불편 없이 잘 지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날 우리 내외를 거실로 초대했다. 그곳에는 테이블 가득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테이블 가운데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아내의 생일을 물어본 그녀가 생일상을 차린 것이다. 그와 함께 초콜릿 과자를 선물로 받게 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테이블에는 뿌에르또 몬뜨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미혼여성 마리아도 함께 어울렸다. 



포스트를 읽어 내려오는 동안 크고 작은 여행사진을 봤을 것이다. 우리는 까떼드랄 데 마르몰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작은 보트에 몸을 싣고 일행과 함께 투어에 나선 것이다. 아직은 과정에 불과하고 곧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여정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며 알 수도 없었다. 그런데 전혀 뜻밖의 풍경이나 상황이 우리 앞에 찾아와 감동케 만드는 것이다. 


정장 차림으로 비행기를 타고 관광지를 둘러볼 요량이 아니라면, 여행자의 천국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지구별 최고 여행지 대부분은 발품을 팔아야 가능한 곳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재벌이나 유력한 정치인 조차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곳이 여행자의 천국 파타고니아이다. 다음편부터 상상불가한 까떼드랄 데 마르몰의 환상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계속>


관련 브런치 글: 지구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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