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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05. 2023

우도, 작은 가슴에 품은 신의 그림자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우리가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우도의 속살..?!!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우도팔경으로 불리는 주간명월. 야항어범(낮과 밤), 천진관산. 지두청사(하늘과 땅), 전포망대. 후해석벽(앞과 뒤), 동안경굴. 서빈백사(동과 서) 등이 그것이다. 또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 우도는 영화촬영지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우도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타인을 통해 뭍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것. 이 기록은 <환상의 섬 우도 긴 잠에서 깨어나다> 편에 썼다.



제주도 동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우도는 다른 관광지에 비해 수가 적다고 하지만, 한 해 평균 대략 100만 명 정도가 찾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1/7이 우도를 다녀가는 것. 만약 우도의 교통편이 보다 편리했다면 우도는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본래의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한 일인지. 제주를 찾는 사람들의 일정 속에서 우도는 오래 머무는 섬이 아니었다. 제주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 일 수 대비 비용을 참조해야 하므로 자주 찾지 못하는 제주여행 속에서 우도는 그냥 한 번쯤 거쳐가야 하는 곳쯤으로 생각하기 십상이었던 것. 그러나 우도가 과연 그렇게 단 번에 스쳐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덜한 곳일까.


아니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었다. 우도를 다녀간 사람들이 연인원 1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분들이 남긴 족적들은 생각보다 제한적이었다. 제주 사람들 아니 우도 사람들이 그들의 출입을 제한한 건 아니었지만, 다수 관광객들은 우도에 발을 디딘 직후 거의 특정 코스를 향해 달리기 하듯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던 것. 우도가 원시자연을 간직한 이유이자, 우도의 볼거리를 소개한 사람들의 공헌(?)이 커 보였다. 



지금 보고 계신 바닷가 풍경은 서빈백사이 한쪽 모퉁이.. 이곳에서 하우목동항이 손에 잡힐 듯하다.



새파란 파래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바닷가.. 속이 뻥 뚫리는 듯 힐링이 물밀듯 하다.



영겁의 세월을 지켜낸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지천에 널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저만치 하우목동 항구가 눈에 띈다. 우도에는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두 곳이 있다.



내게는 신께서 허락한 작은 달란트가 하나 있다. 사진을 취미로 신의 그림자를 찾기 시작한 것.



서빈백사를 한 번 더 소개해 드린다. 우도 '서빈백사(홍조단괴해빈(紅藻團塊海濱)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홍조단괴는 김. 우뭇가사리 같은 홍조류가 해안 퇴적 과정 중 백사장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제주도의 다른 해빈 퇴적물과는 달리 우도 해빈퇴적물의 구성입자 중 96.3%가 홍조단괴로 알려졌다. 멀리 하우목동항 방파제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도를 소재로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등 기록으로 남긴 '우도의 이야기'는 생각 보다 자료가 적었다. 우도는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섬이라는 것으로 시작해, 우도팔경으로 불리는 주간명월. 야항어범(낮과 밤), 천진관산. 지두청사(하늘과 땅), 전포망대. 후해석벽(앞과 뒤), 동안경굴. 서빈백사(동과 서) 등이 그것이다.



 또 영화 시월애, 인어공주 등 우도는 영화촬영지로 명성을 날린 바 있다. 우도는 그렇게 자기 모습을 타인을 통해 뭍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것.  관련 포스트에 이렇게 썼다. 내 손에 한 줌 쥔 녀석들이 우도를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우도 '서빈백사(홍조단괴해빈(紅藻團塊海濱)의 속살..



우도에 대해 널리 알려진 자료들은 주로 이러하다. 그리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우도의 비경을 찾아 떠난다.



그런데.. 이곳을 찾은 분들 다수의 사람들이 기록한 풍경들은 거의 똑같다.


바닷가에 널브러진 해초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거들떠보지도 않거나 관심 밖으로 사라진 것일까..



제주도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몸집이 작거나 가슴이 연약해 보이는 우도의 속살은 그야말로 신의 그림자이다.



서빈백사 주변의 바닷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곳에 풀꽃들이 자지러지고 있었다.



우리가 등 뒤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쉽지 않다. 거울에 거울을 비추어 봐야 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등이 가려우면 '효자손'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때 느끼는 시원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딱 이맘때.. 우도의 서빈백사 주변에는 엉겅퀴가 보라색 꽃을 내놓은 자리에 두 필의 말이 보인다.



삼다도(三多島).. 여자와 바람과 돌이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삼다도에 하나를 더 추가하면 말(馬)이다. 대한민국에서 말들이 살기 좋은 곳은 흔치 않다.



그래서 옛말에는 "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다소 이상한 어법이 생기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말의 이야기.. 지만 말이 살아야 할 곳은 제주도 혹은 우도가 아닐까..



현지인에게 물러보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는 망아지.. 세상 모든 게 신기할 따름이다.



녀석은 아직도 어미의 젓을 탐하는 가운데 풀꽃들이 떼창을 부르고 있다. 참 좋은 계절이자 아름다운 세상..



작은 가슴에 품은 신의 그림자가 철철 넘치는 5월.. 



   서기 2023년 5월 5일 아침에 열어본 우도 여행 사진첩 속에서 향수가 진동을 한다. 



내 고향은 부산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너무 좋아했던 우도 여행에서 느꼈던 본능을 침범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 우리가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우도의 속살에서 젓내음이 풍긴다.



서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느끼지 못했던 잃어 비린 시간을 우도를 서성이며 찾고 있다.


Un ricordo indimenticabile di un viaggio_ISOLA U-DO
Il 05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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