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 Puelo, 북부 파타고니아 오지에서 만난 비경 #2
우리도 잘 모르는 아름다운 삶의 그림자에 무엇이 담겼을까..?!!
서기 2023년 5월 24일 한밤중(현지시각)에 일어났다. 세상이 쥐 죽은 듯 진공상태로 변한 이 시간이 참 좋다. 그리고 노트북을 열어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북부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만난 이름도 예쁜 라고 따구아 따구아 호수 전경을 감상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여행 중에 만난 호수 가운데 매우 특별한 비경을 선물하고 있는 이 호수의 매력은 양쪽에 깎아지른 산들이 켜켜이 쌓여 만든 실루엣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네 삶도 그러할까..
이웃분들의 삶을 '피드'에서 만나보면 무한한 상상력은 기본 하나같이 삶의 모습이 서로 다르다. 그리고 그분들의 삶의 뒤안길에서 엿보이는 그림자가 따구아 따구아 호수에 드리운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머리에 구름을 잔뜩이고 여행자를 바라보는 풍경은 여행자를 홀리킨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 현장으로 떠나며 지난 여정 <>에서 만난 리오 뿌엘로로 가는 길을 미리 열어보기로 한다.
우리기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 북부 파타고니아 여행 중 이곳에 들렀을 때는 비가 촉촉이 자주 내렸다. 오르노삐렌서 리오 뿌엘로까지 이동한 이유는 현지에서 열어본 지도(당시에는 네비기 없었다) 때문이었다.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아서 배낭을 챙겨 이동한 곳.
리오 뿌엘로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두 번의 이동을 감행했다. 먼저 뿌앨로(Puelo)로 이동하기 위해 뿌에르또 몬뜨에서 뿌엘로로 이동하는 루트와 오르노삐렌서 뿌엘로로 이동하는 루트가 있다. 우리는 후자의 루트를 이용했다.
구글지도를 참고해 주시기 바란다. 위 자료사진 중 아래의 지도가 오르노삐렌서 뿌엘로로 가는 루트이며, 뿌엘로에서 다시 리오 뿌엘로로 이동해야 한다. 자료사진을 보고 있자니 다시 파타고니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자료를 챙기면서 열어본 현지의 지도(PLANIFIQUE SU VIAJE)를 보니 북부 파타고니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해 두시면 좋을 것 같다.
위 자료사진을 보면 좌측에 남미 칠레의 지도가 표시되어 있고 그 아래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서부터 따구아 따구아 국립공원이 표시되어 있다. 그와 함께 뿌에르또 바라스(pUERTO VARAS)가 표기되었는데 뿌에르또 몬뜨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는 명소이며 주변은 기막힌 절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과 바다와 호수 그리고 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곳. 우리의 현재 죄표는 뿌엘로에서 이동하여 라고 따구아 따구아에 도착해 있는 것이다. 참 꿈같은 풍경들이 어느 날 우리 앞에 등장했다.
-Rio Puelo, 북부 파타고니아 오지에서 만난 비경 #2
비경
호수 위로 아름답고 장엄한 산들이 겹쳐 보이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가는 이슬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처음 보는 낯선 풍경들 가운데 낯익은 숲이 눈앞에 등장했다. 리오 뿌엘로 상류로 이동하기 위해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아직 우리를 태우고 갈 훼리호가 손님을 기다리느라 출항시간을 늦추고 있었다.
우리를 태우고 갈 훼리호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풍경..
훼리호 근처를 서성이며 좌측으로 시선을 돌리니 거대한 암봉 틈 사이로 풀숲과 나무들이 얼기설기 엉켜있다.
이날 주인공은 선착장 주변에서 작은 숲을 이루고 있는 아라야네스 나무 군락과 그 주변과 뒤로 펼쳐지고 있는 아름다운 실루엣이다. 대자연이 연출한 신의 그림자는 늘 이런 모습일까..
관련 포스트 <Arrayanes, 환상의 아라야네스 숲> 편에서 아라야네스에 대해 소개해 드렸다. 이렇게..
어느 날 몽상가로 알려진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이곳을 방문한 직후 영감을 얻어 월트 디즈니 공원과 스튜디오 등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우리가 늘 바라보던 세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 나우엘 우아피 호수 깊숙이 숨겨져 있었다.
아라야네스 나무의 껍질은 계피색으로 성장이 매우 느리고 다 자라면 20m에 이른다. 하니와 나는 이곳을 대략 20년 전에 다녀온 후, 이번에는 파타고니아 여행을 끝마치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돌아가면서 들른 곳이다. 오래된 추억이 덕지덕지 달라붙어있는 곳. 그 현장으로 함께 가 본다.
우리가 북부 파타고니아 여행 중에 만난 아라야네스 나무는 칠레의 로스 라고스 주와 아르헨티나의 산 까를로스 데 바릴로체에서 만난 귀한 수종이었다. 당시에 미리 만난 아름다운 나무여서 이곳 호숫가에서 만나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우리도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이웃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며 함께 차라도 나누고 싶을 것이다.
너무 숲 뒤로 배경이 되어준 험준하지만 신의 그림자 가득한 풍경을 보면 당신의 친구들이나 이웃분들이랄까..
그럴 리가 없지만.. 만약 따구아 따구아 호숫가에 숲이 없다면 얼마나 황량할까..
한 그루의 아라야네스 고목이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것도 당신의 삶이 이웃을 배려하는 소통과 풍요로움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는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다. 현제 우리 행성을 어지럽히거나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몇 안 되는 무리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그들 스스로 깨닫지 못하거나 인면수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니는 저만치 훼리호 선착장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나는 무엇에 홀렸는지 아라야네스 숲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백미는 그라데이션(Gradation) 실루엣을 만든 주변의 풍광보다 간간히 볼을 적시는 안개비였다.
먹구름과 함께 등장한 안개비가 없었다면 비경은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네 삶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무수히 일어나는데.. 그게 그저 된 개 아니란 걸 나중에 알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과 우리네 삶.. 어떤 일은 하인리히 법칙에 따라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평소 쌓아왔던 선행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언제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기적으로 당신 앞에 등장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걸 행운이라 부른다.
하니와 우리 앞에 등장한 비경 또한 다르지 않다. 억만금을 지참하고 떠나는 배낭여행도 있겠는가..
그저 주어진 환경에 따라 욕심 없이 한 발자국씩 앞만 보며 걷고 또 걸으면서 만난 비경들이 그렇게 우리 앞에 등장했다. 지금도 생존해 계시는지 불투명하다. 뿌엘로 할머니가 이곳 따구아 따구아 호수를 일러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때 만난 풍경들.. 행운이었다. 호숫가에 충만한 신의 그림자를 만나는 게 여간 큰 행운인가. 내겐 로또 같은 풍경들이 지천에 널린 곳. 아직 훼리호의 출항 시간이 늦어지고 있어서 계속 선착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 속에 깃든 신의 그림자는 나의 무형자산 1호에 해당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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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24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