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차이텐 화산과 뿌말린 국립공원 여행기
신께선 세상의 문을 닫을 때 반드시 출구를 만들어 놓는다. 차이텐 화산이 만든 신의 그림자..!!
서기 2023년 5월 28일 밤마저 졸고 자빠진 야심한 시각에 노트북에 불을 밝혔다. 대략 오전 2시 반에서 3시경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진공상태로 변했다. 주말을 맞아 초저녁에 와글거리던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컴 앞에는 1년의 긴 여정을 계획하고 떠난 파타고니아 여행 기록들이 오롯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니와 나는 여행이 끝나면 그녀의 수채화와 함께 사진전을 열고 싶었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었던 여행 사진들.. 그렇지만 세상은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저런 일들이 차일피일 세월을 질질 끌면서 시간만 재촉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때 사진첩 속에서 이제나 저제나 탈출구를 찾고 있던 작품들이 발효를 거듭하며 마침내 숨통이 트인 것이다. 신께서는 하늘문을 닫으실 때 반드시 출구를 마련해 놓는다는 일설이 있다. 그 탈출구가 하필이면 오늘 내 앞에 등장하고 있다. 하늘이 내리신 큰 선물이 차이텐 화산으로부터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저 멀리 산꼭대기에 희끄무레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곳은 북부 파타고니아에 위치한 뿌말린 국립공원이며 차이텐 화산(Volcán Chaitén)이 폭발한 지 3년이 지난 후의 황량한 모습이다. 하니와 나는 뿌에르또 몬뜨에서 출발하여 오르노삐렌과 주변의 명소들을 둘러보고 차이텐으로 이동했다. 그곳은 칠레의 뿌말린 국립공원이 지근거리에 있으며 차이텐은 칠로에 섬을 바라보고 있는 인구 1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 도시였다.
위 지도를 참조하면 뿌에르또 몬뜨로부터 챠이텐까지 가리는 대략 240km이며 거의 8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여행 당시를 생각하니 까마득 하지만 엊그제 다녀온 듯 생생한 건 또 뭔가..
-칠레, 차이텐 화산과 뿌말린 국립공원 여행기
아마도 우리 독자님들과 이웃분들은 포스트에 등장한 여행 사진을 처음 만나게 될 것이다.
내가 꿈꾸는 그곳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얼굴을 내민(Debut, 데뷔) 작품들..
세상의 그 어떤 예술가들 조차 범접할 수 없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차이텐 화산이 잉태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차이텐 화산이 폭발하면서 신의 그림자는 잠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런 어느 날 태평양 건너 대한민국에서 날아온 두 사람에게 하늘문을 열어 보이셨다. 감개무량..
화산재가 휩쓸고 간 산기슭에 무슨 신의 그림자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활의 모습이 생생하게 뷰파인더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신이 허락한 탈출구 너머로 신의 간섭이 시작되고 새로운 창조물이 뷰파인더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만약, 이렇게 귀한 풍경들을 전시장에서 만난다면 사람들의 감동이 이어질까..
내 품에서 오래도록 말없이 안겨 지내던 작품들이 세상에 공개되는 즉시 동정성을 잃게 된다.
나에게 예술혼을 불러일으킨 남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은 <예술가의 십계명>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오랫동안 사진첩에서 발효를 거듭한 작품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첫째, 우주 위에 존재하는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을 사랑하라.
둘째,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셋째, 아름다움을 감각의 미끼로 주지 말고 정신의 자연식으로 주어라.
넷째, 방종이나 허영을 위한 구실로 삼지 말고 신성한 연습으로 삼아라.
여섯째, 너의 가슴속에서 너의 노래로 끌어올려라. 그러면 너의 가슴이 너를 정화할 것이다.
일곱째, 너의 아름다움은 자비라고 불릴 것이며 인간의 가슴을 기쁘게 해 줄 것이다.
여덟째, 한 어린아이가 잉태되듯이 네 가슴속 피로 작품을 남겨라.
아홉째, 아름다움은 너에게 졸림을 주는 아편이 아니고 너를 활동하게 하는 명 포도주다.
열째, 모든 창조물 중에서 너는 수줍어할 것이다.
너의 창조물은 너의 꿈 보다 열등했으며 동시에 경이로운 신의 꿈인 자연보다도 열등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잔치에서 너의 작품을 찾지도 말 것이며 가져가지도 말라. 아름다움은 동정성이며 잔치에 있는 작품은 동정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십계명 원문_Decálogo del artista
I. Amarás la belleza, que es la sombra de Dios sobre el Universo.
II. No hay arte ateo. Aunque no ames al Creador, lo afirmarás creando a su semejanza.
III. No darás la belleza como cebo para los sentidos, sino como el natural alimento del alma.
IV. No te será pretexto para la lujuria ni para la vanidad, sino ejercicio divino.
V. No la buscarás en las ferias ni llevarás tu obra a ellas, porque la Belleza es virgen, y la que está en las ferias no es Ella.
VI. Subirá de tu corazón a tu canto y te habrá purificado a ti el primero.
VII. Tu belleza se llamará también misericordia, y consolará el corazón de los hombres.
VIII. Darás tu obra como se da un hijo: restando sangre de tu corazón.
IX. No te será la belleza opio adormecedor, sino vino generoso que te encienda para la acción, pues si dejas de ser hombre o mujer, dejarás de ser artista.
X. De toda creación saldrás con vergüenza, porque fue inferior a tu sueño, e inferior a ese sueño maravilloso de Dios, que es la Naturaleza.
신께선 세상의 문을 닫을 때 반드시 출구를 만들어 놓는다. 차이텐 화산이 만든 신의 그림자..!!
하늘이 내리신 특별한 선물을 가슴에 품고 또 다른 신의 그림자를 만나러 길을 재촉하고 있다. <계속>
Viaggio tra il vulcano Chaitén e ll Parco Nazionale Pumalín_CILE
Il 28 Maggio 2023, La Disfida di Barletta in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