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을 연마하니, 기쁨이 회복되었다.

by 윤지안


우울은 내 안에서 천천히 단단해지는 돌 같았다.
처음엔 그저 불편했지만,

어느새 무게가 되어 숨을 막았다.
사람들은 그것을 떨쳐내라 했고, 나는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돌은 더 깊이 가라앉아,

결국 내 마음의 바닥을 만들었다.

그 바닥에서 나는 오래 머물렀다.
차가운 물 아래,

말하지 못한 감정들과 함께 썩은 빛의 기억을 만지며.
그때 문득 알았다.
우울은 적이 아니라,

내 안에서 미처 이해받지 못한 나의 조각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그 돌을 깎기 시작했다.
조각칼은 고통이었고, 망치는 고백이었다.
“괜찮지 않다”는 말로 첫 자국을 냈고,
“그래도 살아 있네”라는 속삭임으로 빛을 새겼다.
그렇게 돌을 다듬다 보니,

안쪽에서 미세한 온기가 흘렀다.
그건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감정이었다.
기쁨이었다.
억지로 웃을 때의 기쁨이 아니라,
내 슬픔까지 품어 안는 진짜 기쁨.

우울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연마되었다.
그 표면이 매끄러워질수록,

내 안의 어둠은 더 투명해졌고,
그 틈새로 햇빛이 스며들었다.

나는 이제 안다.
기쁨은 우울의 반대가 아니라,
그 속을 정직하게 바라본 끝에 되찾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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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을 연마하니,
기쁨이 회복되었습니다.”
— 마음의 공방에서, 오늘도 조용히 빛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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