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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Aug 22. 2021

소설 쓰기 #8 _ '스타카토'는 글에도 있다

스타카토란 박자를 절반 정도의 길이로 끊어서 연주하는 것이다. 또!레!밋!팟! 피아노 오른쪽에 있는 서스테인(sustain) 페달을 밟으면 댐퍼가 올라가면서 공명이 일어나기 때문에 스타카토 시 절대 밟아서는 안된다.


소설에서의 여운이란 문장이 아니라 스토리다


윤기 있는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끊어가며 달려야 한다. 여운이랍시고 문장이 길어지면 글은 무거워지고 가독성과 멀어지게 된다. 자칫 잘못하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독자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속도를 못 내게 하는 참사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지쳐버리고 책을 덮어 버린다.


책갈피가 필요 없는 소설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소설을 읽는 독자가 책갈피를 꽂는 순간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거의 100%다

스타카토의 글은 이런 느낌이다.

엄마가 여행준비를 하는 나에게 잔소리를 했고 빠짐없이 챙겼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못미더운지 가방을 열어 물건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


여행준비를 하는 나에게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빠짐없이 챙겼다고 했지만 엄마는 못미더웠나 보다. 가방을 열어 하나하나 확인하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셨다.


쓰인 문장은 거의 똑같다. 느낌이 어떤가?길게 늘여 쓴 한 문장이 세 개로 나눠졌다. 길게 늘어지는 것과 잘게 끊어 가는 것 중 어떤 게 눈에 잘 들어오고 술술 읽히는가?(내가 문장을 잘 썼는지를 보지말길. 끊음의 장점을 느껴보라고 만들었으니까)


독자는 빠른 전개를 원한다. 그런 느낌을 받기 위해서라도 길게 가져가면 안된다. 호흡이 짧아지면 짧아 질 수록 가독성은 좋아진다. 물론 무조건 짧게 짧게 끊으라는 말은 아니다. 무작정 끊어가면 아기의 언어가 될 수도 있으니 그것만 경계하면 된다.



오늘도 결국 두 잔 먹고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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