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후회한다. 아니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첫 소설을 투고했을 때, 퇴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로 제출했다. 물론 당시에는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나름 봤다고 믿었지만 그건 퇴고 축에도 끼지 못했다. 인쇄되어 나온 책과 첫투고 내용을 비교하면 아마 같은 작가가 썼나 싶을 정도였다.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말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그는 '무기여 잘 있거라' 결말은 39회를 다시 썼다. 400회 이상 고쳐 썼다는 '노인과 바다.' 결국 그는 퓰리처상,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나는 헤밍웨이 대단한 사람이라 말하는 싶은 것이 아니다.
소설의 본격적인 작업은 퇴고에서 시작된다. 초고는 헤밍 아저씨 말처럼 쓰레기다. 쓰레기에서 향기가 나도록 하는 작업이 바로 퇴고이고, 그 퇴고에서 모든 판가름이 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초고를 끝내고 나서 곧바로 퇴고를 하면 안 된다. 소설에서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 유명한 작가들은 몇 주에서 몇 개월동안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당신의 글에서 떨어져서 한참을 걸어간 후, 멀리서 천천히 글에 다가가야 한다. 그러면 깜짝 놀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