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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냥하자 Sep 07. 2021

소설 쓰기 #20 _ 조사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독자는 나름의 속독을 한다. 꼼꼼하게 따지면서 글을 읽지는 않는다. 영화를 보듯 술술술 읽어 내려간다. 인쇄된 책이라면 손에 침을 바르는 횟수가 많아지고 휴대폰이라면 엄지손가락은 바빠진다.


독자가 설렁설렁 읽는다고 해서 적당히 쓸 수 있을까? 독자의 눈에 그것이 몇 번 걸릴 것이고 가독성에 방해를 하게 된다. 빨간색 사이에 분홍색이 껴 있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하나?



아래의 두 문장의 느낌이 어떻게 와닿나요?

1. 한옥의 파란색 지붕은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비가 오면 다락방에 물이 샜다.
2. 한옥의 파란색 지붕은 페인트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고 비만 오면 다락방에 물이 샜다.


'비가' vs '비만'

애매했지만 차이는 분명 있어 보였다. 나는 많이 고민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다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뭘 그런 거 까지 신경 쓰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조사라는 옷을 잘 입히면
문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내 느낌을 말씀드리면.

1번: 집의 문제는 '비' 말고도 다른 것이 더 있다. 한옥집 문제 중의 하나가 '다락방'이다.

2번: 집이 오래되었고 나름 그럭저럭 버티고 있지만 '비'라는 놈이 제일 속을 썩인다. 비가 싫다. 비가 아니면 다락방은 그럭저럭 쓸만한데...



최고의 문장을 써야 한다
독자는 최선만 다한 작가를
절대 알아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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