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차/ 아침 공기는 일어나는 자의 것

by 집녀

이른 아침 공기가 상쾌한지 몰랐다.


아침은 그럴 깨달음을 하라고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비몽사몽 일어나 시간 맞춰 출근하기에 바빴다. 그저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었다.

그러던 내가 아침시간에 운동을 하기로 했다. 새벽까지 잠 못 이루다 얼떨결에 내린 결정이다.


‘이제 갓 해가 뜨기 시작했는데 공원에 가도 괜찮을까?’

‘이른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무서운 사람들이 공원에 나오는 것은 아닐까? 미국은 총도 가질 수 있는데...’

‘괜히 사람 없을 때 가서 범죄의 표적이 되려나?’


망설임으로 나간 걸음이었지만 공원에 도착해서야 기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들의 아침은 언제나 나보다 이르다.’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잠을 마다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경외심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동참하는 것이 뿌듯했다.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한다는 것은 해가 뜨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새의 지저귐이 시작되면 세수를 한다. 스킨과 수분크림을 바르고 자외선 차단제를 듬뿍 바른다. 그리고 새소리가 절정에 이르기 시작하면 집을 나선다. 어둠이 완전히 물러간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공원에서 만난 '파랑새'가 아닌 '빨강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사람들에게 부지런함을 강요하기 위한 말이다.

항상 반대의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새에게 잡아 먹힌다’


괜히 설치다가 오히려 독이 된다 생각했다.

아침잠은 보약이다. 아침잠을 포기하는 것은 삶의 질을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다. 1년 살기라는 시한부 인생이다. 한 시간이 아까운 시점이다. 새소리가 지저 기는 아침시간에 같이 깨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는 위로를 받았다.



새소리가 특징적이기도 하지만 이른 아침에 걷기를 좋아하는 결정적 이유는 소리보다는 냄새. 좋게 말해 향기 때문이다. 이슬을 머금은 듯한, 수풀 잎 향기를 머금은 듯한 신선한 향기다. 아직 인간의 숨이 섞이지 않은 자연의 채취로만 가득하다. 온몸을 적시는 아침 공기는 이른 아침 서두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른 아침 깨어있는 사람들은 적다. 몸은 깨어도 정신까지 깨어 있는 사람은 더 적다. 나는 그 소수가 되고 싶다.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평생 특권층에 속해 본 적이 없는 나였지만 몸만 부지런하면 될 수 있다는 특권층이 되려 한다.


앞으로도 계속 아침에 걷기 운동을 하기로 했다. 24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뭔가 열심히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려면 아침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잠이 부족하면... 낮잠을 자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