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다.
뒷모습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는 것은 뒷모습에 문제가 생겼다는 증거이다.
나는 마흔 살이 넘어서 엉덩이가 처지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사실 본인의 모습을 직접 보고 깨달은 것은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엉덩이를 직접 살펴볼 기회가 있겠는가. 어느 날 목욕탕을 같이 간 엄마가 엉덩이 살을 꼬집으며 한마디를 했다.
큰일이란다.
엄마 입에서 ‘큰 일’이란 단어가 나오면 정말 큰일인 것이다.
엄마는 웬만해서는 내게 나쁜 말은 하지 않는다. 딸의 기를 죽이는 말을 하지 않는다.
못나도 예쁘다 하고 잘 못하고 있어도 잘하고 있다고 용기를 주는 편이다.
그런 엄마가 엉덩이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한 것은 참다 참다 한 것이다.
엄마의 지적은 새겨 들어야 한다.
가장 좋은 엉덩이 운동은 스쿼드다.
하루 100개 챌린지 영상을 보며 도전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일 빠짐없이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하루 10개만 해도 감지덕지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의 엉덩이는 점점 중력의 영향권 아래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걷기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어가면서 엉덩이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엔 종아리가, 허벅지가 단단해지는 듯했다. 그런데 어느 날, 드디어 엉덩이까지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단단해지기만 하면 의미가 없다.
여자나 남자나 힙 업은 중요하다.
단지 뒤태만의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다(사실 제일 중요해 보이긴 하지만).
힙 업이 됐다는 것은 엉덩이 근육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다시 말해 몸의 중심에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말과도 같다.
건강과 젊음의 상징이라는 아름다운 엉덩이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부풀었다.
걷기 운동을 할 때 비싼 돈을 주고 산 룰루레몬 레깅스를 입는다.
그런데 이 레깅스라는 것이 사실 몸매에 자신이 없으면 용기내기 힘든 것이다.
여자들끼리만 있는 요가 클래스도 아니고 남녀노소가 왔다 갔다 하는 산책길에서 몸매가 훤히 드러난 레깅스를 입어야 하니까. 안 입을 수는 없었다. 운동은 장비빨이라며 거금을 들인 룰루레몬 레깅스를 꼭 입어야 했다. 그래야지 운동을 시작한 마음가짐을 유지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보는 눈이 있으니 타협점을 찾았다. 자신을 위해서, 남들의 피로감을 덜기 위해서라도 엉덩이 부분을 가리고 다녔다.
그런데 점차 윗옷으로 엉덩이를 가리는 부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엉덩이를 보이더라도 그렇게 욕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콜라병 몸매만이 입을 수 있다는 크롭탑도 도전해 보고 싶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주책이라고 하기 전에는 꼭 한번 입어 보리라 다짐한다.
*효과적인 걷기 자세 요령*
걷기 운동의 효과 가운데 하나는 바로 힙업이다. 등산도 아니고 스쿼트도 아닌데 걷는 것만으로도 힙업이 된다고? 물론 된다. 자세가 중요하다. 배에 힘을 주는 것과 동시에 엉덩이도 힘을 줘야 한다. 엉덩이를 쥐어짜듯 긴장을 놓지 않고 걷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 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지지하는 다리에 힘을 줘야 한다. 힘을 제대로 준다면 엉밑. 즉 엉덩이 밑 부분에 자극이 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이 글은 코비드 19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미국 조지아 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과 6월 사이 100일 동안 걷기 말고는 할 것이 없었던 한 여성의 '처절한'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