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줄은 예상을 못했다.
드디어 300 킬로미터를 돌파했다.
하루에 15킬로미터씩 열심히 걸었던 것이 결국 이런 기록을 낳게 됐다.
300킬로미터는 부산에서 대전 정도까지의 거리다. 엄청난 거리다.
해냈다는 뿌듯함에 가슴이 벅찼다.
외출할 수 없어 우울했다. 무기력했다. 집을 탈출해야 했다.
집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공원 산책이었다.
악착같이 집을 나간 결과가 걷기 운동으로 이어졌고 난생처음 성과라고 할 만한 결과에 이른 것이다.
300킬로미터를 돌파한 날, 사진을 찍었다.
손가락으로 3자를 가리키고 운동화를 찍었다.
남들은 몰라도 된다. 이 날 만큼은 나 자신이 기특했다.
하나라도 진득하게 뭘 했던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성취감을 느끼고 산지가 언젠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 내가 운동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것이다.
그동안 몇 차례 빠지기는 했다. 비가 와서, 감기 기운이 있어서 등.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말 빠지지 않았다.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선 순간은 매일매일 할당량을 채웠다.
악착같이 바깥에 나왔고 결국은 어려운 시기에도 자신만의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몸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다. 살은 빠지지 않았다.
운동 한 만큼 보상심리로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신체적인 것보다는 정신적 이유가 컸다.
대신 몸이 탄탄해졌다.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근육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물컹물컹한 살은 사라지고 단단한 근육이 잡혔다. 군살도 사라졌다.
레깅스를 입으면 울퉁불퉁 튀어나오던 살이 어느 순간 정리가 되고 있음을 느껴졌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바로 자세다.
나는 전체적인 자세가 구부정하다. 거북목에 등까지 굽었다.
가슴을 당당히 펴고 걷지 못했다.
그런데 바르게 걷기 운동을 하다 보니 자세가 바뀌었다.
굽었던 어깨가 펴지고 가슴은 활짝 열리고 당당하게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움츠러들지 않는 자신감이 몸에 배어나기 시작했다.
외출금지령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
당연히 빨리 끝나야 하는 거지만 그럴 가능성은 아직 희박해 보인다.
외출금지령이 끝나는 그 날까지 최대한 열심히 걷겠다는 다짐을 한다.
매일 15킬로미터를 빠짐없이 걸으리라.
(이 글은 코비드 19로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미국 조지아 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20년 3월과 6월 사이 100일 동안 걷기 말고는 할 것이 없었던 한 여성의 '처절한'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