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놓고 고민하던 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다.
고요한 바다 앞에서 이틀을 보냈다.
잔잔한 파도는 내 속을 들여다보듯 밀려왔고,
생각이라는 이름의 파편들이 조용히 흩어졌다.
그 뒤로는 친구가 추천으로 게스하우스에 머물기로 했다.
사실 지친 마음을 안고 있던 나에게 그 선택은 조금 버거웠다.
내성적인 상향 탓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방을 함께 쓰고
밥을 같이 먹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낯섦은 금세 사라졌다.
그곳의 공기는 편안했고,
사람들의 말투와 눈빛은 조용히 마음을 열게 했다.
게하 사람들은 참 다채로웠다.
누군가는 혼자 걷기 위해 왔고,
누군가는 퇴사 후의 시간을 쉬기 위해 왔고,
누구나는 “아무 이유 없이, 그냥 떠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대화의 중심은 늘 단순했다.
“오늘 뭐 했어?”, “어디가 좋았어?”
이 작은 질문들 사이에, 사람들의 진짜 삶이 흘렀다.
그들은 어딘가를 증명하지 않았고,
그냥 지금을 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부러웠다.
나는 늘 미래를 위해 오늘을 미뤘고,
계획 속에 감정을 가두고 살아왔는데,
그들은 순간을 위해 움직이고 웃고,
자기만의 삶을 조용히 꾸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과 웃음 속에서는
자유롭고 편안한 향기가 났다.
나는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외롭게 살아왔을까?’
그리고 꺠달았다.
나는 사람 많은 걸 싫어한다고만 여겼지만
사실은 나 스스로를 세상과 분리시킨 채
고립 속에 밀어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바다 옆 테이블에 둘러앉아
모닥불처럼 퍼지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느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뜻밖에 충만한 향기를 발견했다.
그건 사람과 사람사이의 온도에서 피어나는,
진짜 나다운 감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