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증오, 사랑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불안하고도 아름다운 여행의 동반자로 나를 선택하고 믿어준 내담자들이 있었다. 그 믿음을 외면하지 않기 위해, 나의 감정과 경험을 부지런히 탐색하고 게워냈다. 나의 진심과 전문적 노력이 내담자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내담자의 세계 속에서 나는 때로 또 한 명의 방임자, 가해자, 침입자였다. 인내하고 견디는 시간들이 속에서 종종 좌절했고 내담자를 원망하기도 했다. 내담자도 마음 급한 초심상담사를 견뎌내 주고 있다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함께 견뎌낸 시간들 속에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의 고유한 존재로 경험할 수 있었던, 드물지만 귀한 순간들이 내 마음속에 잊지 못할 순간으로 보관되어 있다. 그 기억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초심자로서 겪어내고 있는 시행착오가 많은 나와 함께 해주고, 마음의 연약함과 강인함을 가르쳐준 내담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존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