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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ra윤희 Jul 03. 2024

책이 글이 되고, 글이 책이 되길

프롤로그

 작년 11월부터 읽은 책의 리뷰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세상이 인스타그램에 있다는 사실도 이때부터 조금씩 알아갔다. 다양한 출판사에서, 출판되는 책의 서평단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었고, 서평단에 선정되면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2주 내에 서평작성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했다. 무료로 책을 받아 즐겁게 읽고 나만의 감상을 써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니. 너무 신났던 나는 지난 4월까지 툭하면 서평단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책을 받아 읽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쓴 서평이 늘어나면서, 서평단 신청을 하기만 하면 서평단에 선정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서평단에 신청되어 받은 책의 서평에는 내 마음을 솔직히 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마음에 닿지 않았어도 닿았다고 써야 하고, 읽기 싫은 책도 읽어야 하고, 작가에게 한 줄 글로 따지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물론 책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에 감동받아 출판사에 디엠을 보내 내 마음을 고백한 적도 여러 번이다. 그 감동을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어서 진심으로 서평을 남기고 책을 추천하고 다닌 적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주일에 두 권, 혹은 세 권을 읽어야 하는 서평탑에 조금씩 마음이 지쳐갔다. 읽고 써야 하는 책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읽기는 숙제가 되어 마음의 짐으로 남았다. '그럼 서평단 신청을 관두면 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사실 이런 질문에 크게 변명할 거리는 없다. 출판사가 올리는 책들 중에 내 눈길을 끄는 책들이 너무 많았고, 출간 초기에 누구보다 빨리 읽어보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었음을 고백한다. 나중에는 서평 신청하는 손을 어디 묶어두고 싶을 정도로 중독성 진한 작업이었다. 서평단 신청을 안 한지 두 달 되어가는 지금, 솔직히 조금 허전한 마음이 든다고 하면 서평중독이 확실한 걸까.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심으로 5월부터는 서평단 신청을 멈춰가기 시작했다. 서평단 신청을 멈추면서 나의 독서 속도도 조금씩 늦춰갔다. 그렇게 책을 읽으니 또다시 쓰고 싶어졌다. 책을 천천히 읽으며 책의 호흡에 내 호흡을 맞춘다. 행간을 천천히 걸으며, 책의 빈 공간에 쭈그리고 앉아 낙서도 한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느낀 나만의 감성을 글로써 좀 더 길게 이어나가고 싶어졌다.      

 이 책은 독서를 좋아하지만 글쓰기는 해본 적 없는, 그러나 ‘나도 쓰면 잘 쓸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당신’을 위한 책이다. 글쓰기를 처음 시도했는데 글이 잘 써진다면 굳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생각만큼 잘 안 써지는 ‘당신’에게는 이 책이 도움 될 것이다. -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 첫 장 소개 글에서 -     

 이번엔 편성준 작가의 <살짝 웃기는 글이 잘 쓴 글입니다>를 읽으며 글과 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마음을 너무도 이해한다. 돌이켜보면,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글이 재밌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었어요.’, '이 문장이 너무 재밌어서 읽다가 빵 터졌어요.'라는 댓글을 읽었을 때 가장 행복했다. 


 아직은 너무 진지하고 싶지 않다. 꼰대가 되고 싶지 않다. 글이 되었든 말이 되었든 내가 쏟아내는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 살짝 웃어주면 좋겠다. 글쓰기에 유머 한 스푼에 ‘페이소스’까지 한 스푼,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쓴다면 ‘한 꼬집’ 정도씩은 넣어볼 수 있지 않을까? 일단 그러려면 나부터 한 바탕 웃고 시작해야겠다. hahahahaha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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