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한 부스러기가 앞이 안 보이도록 머리 위에서 막 쏟아졌다. 눈뜨는 게 힘들고 털도 축축해졌다. 살갗이 굳는 것 같았다. 노랭이와 나는 등을 바짝 댔다. 코점박이도 얼룩이와 흰둥이와 몸을 엉켰다. 코끝이 시렸다. 나는 또 훌쩍훌쩍 울었다. 뭔지 모르지만 서러웠다. 아무리 울어도 인간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어디론가 동동걸음으로 흩어졌다.
_너 혼자, 실컷 울어봐라. 누가 들어줄 것 같지? 아무도 없어
코점박이가 발톱을 쭉 펴면서 빈정댔다. 춥다고 양양 댔지만 우리를 바닥에 내려놓은 인간은 보이지 않았다. 푸드득대며 똥을 싸던 애들도 쇠붙이에 실려 떠났다. 인간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길 끝에서 바람이 훵훵 들이닥쳤다. 귀가 얼얼하고 눈이 매웠다. 웅크리고 있던 흰둥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울컥울컥 토했다. 모두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