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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May 08. 2021

어버이날 부모의 마음 헤아려본다

아버지의 구두, 어머니의 공감

오늘 어버이날이라 형님과 매형, 가족들끼리 본가 옥탑에서 고기를 굽으면서  회포를 푼다. 재활용하기 위해 구두 켤레를 내다 놓는다. 구두굽이 닳을 대로 닳았다. 뒷굽이 닳는 정도를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의 걸음걸이를 유추할 수 있다. 닳는 정도를 보면 몸의 좌우 대칭은 어떤지, 어떤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안짱 걸음인 경우 굽의 안쪽이 많이 닳고, 팔자걸음인 경우 굽의 바깥쪽이 많이 닳게 된다. 

비 온 후 구두를 닦으면 좋다고 수선 아저씨가 말을 건넨다. 왜냐하면 습기가 구두에 있을 때 광이 잘 난다고 다. 가장 큰 이유는 젖은 신발을 그대로 방치하면, 신발이 망가지기도 하고 기분 나쁜 냄새도 다. 가죽 소재의 구두는 마른 천으로 꼼꼼하게 닦아주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고 다. 이때 신발 속에 신문지를 넣어 보관하면 습기를 제거하고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한다. 절대로 가죽 구두에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면 가죽의 형태가 뒤틀릴 수 있다. 자연스러운 게 좋다. 얼마나 걸어야 저렇게 낡을 수 있을까? 아버지의 구두를 생각해본다.

나의 1막은 유년시절 꿈만 있고 두려움에 떨던 시절이다.
비행기 소리가 크게 들리는 김포공항에 방구석에서 늘 방콕만 했던 아이였다.
심심해서 낙서를 시작했는데, 학교 갔다 와서 낙서를 어머니가 모아주셨다.
"엄마! 이것, 낙서인데 왜 버리지 않으셨어요?"
"네가 쓴 것인데 어떻게 버리니?"
그 말씀이 내가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형과 누나가 보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밤새 읽고 다음 이야기를 꿈에 꾼 적도 있다.
누나는 늘 그림과 노래를 좋아했고, 형은 싸움을 잘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보호 속에서 삶의 의미 없이 왜 살아야 하지? 늘 의문을 품고 살았다.
그러다 중학교 때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햇살이 좋은 어느 날 마포중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마종하 선생님이 우리에게 과제를 주었다.
"애들아! 돌멩이라는 소재를 줄 때니 다음 주까지 시를 써와야 한다."
"선생님! 시를 저희가 어떻게 써요?"
"애들아! 우리 안에는 시가 숨어 있단다. 단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뿐이지."
우리들은 다음 주에 시를 갖고 왔다.
마종하 선생님은 그 시를 하나하나 읽어서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이렇게 고치면 더욱더 좋은 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셨다.

그때 내가 썼던 글에 대해서 처음 칭찬이라는 것을 받아보았다. 그리고 한 친구가 그 글을 교지에 내었다.
난생처럼 내 글이 활자화가 된 것이다. 나는 열다섯에 뜻을 품다.
글은 글뿐이다. 글이 길이 되는 것은 용기를 내어서 한 발을 떼었을 때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은 마음으로 응원한다.
처음 대학 강의를 했는데, 어느 날 기업에서 강의 의뢰가 왔다.
가보니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 기업에서 교육담당자가 되어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잘할 필요가 없다. 그럴 에너지면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
글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다. 단 한 명을 위해서 진심을 담아라.
그 뜻이 너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큰 뜻이기를 바란다. 내가 쓴 문장이 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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