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공룡 그림일기 >
#.
우리 집 마당엔 정말 많은 생명체가 있어요. 특히 엄마가 가꾸는 텃밭에 있는 식물이 대표적인데요. 올해 상추를 사다 먹은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열심히 키운 상추들과 더불어 각종 야채와 다육이들까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추가된 생명체가 엄마의 텃밭을 망쳐놓고 있는데요. 바로 상추 애벌레입니다. 이 녀석들은 제가 잠시 3-4일 정도 집을 비우기 전까지만 해도 없어서 처음엔 믿지 않았는데요. 돌아오니 엄마가 애벌레 때문에 상추밭이 망했다며 진짜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녀석들 먹성이 얼마나 좋은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상추의 뼈대만 남겨놓고 모두 갉아먹더라고요. 하지만 이어지는 엄마의 얘기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도마뱀이 집 마당에 산다는 겁니다. 분명 3-4일 정도 집 비우기 전까진 없었던 도마뱀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하니 믿을 수 없었지요. 도마뱀이 왜...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정말 도마뱀이 집 마당을 가로질러서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 벽도 잘 타더라고요. 어쩌다 이 도심 한 복판에서 길을 헤매고 있는지, 그리고 어쩌다 우리 집 마당까지 오게 된 건지 사연이 참 궁금하기도 했지만,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는지가 제일 궁금했습니다. 벌레를 잡아먹고 사려나요...ㅎㅎㅎ
정말 많은 생명체들이 공존하고 있는 엄마의 텃밭.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져서 애벌레는 없어졌지만, 도마뱀은 아직까지 가끔씩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저게 도마뱀이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