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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 우물 Jul 21. 2020

아난다

더 없는 행복 

명상을 하고 나오는 길, 아난다 님이 토민이의 안부를 물어보셨다.

다행히 건강해졌다는 말에 웃으시며 내게 토민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뭔가.. 키우고 싶어 진다 하셨다.

'만약 곁에 있던 그 존재가 떠난다면 너무 슬프지 않겠느냐'며 조금 걱정하셨는데, 

나는 모두 '순환'이니까 돌아간 것뿐이니, 오래 괴로워하고만 있진 않을 거라 말했다.

메모리얼 스톤을 만들어 늘 기억하고, 또 토민이를 닮은 토끼를 키우면서 계속 (의식 속에) 

같이 있을 거라고 했다.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하면서 또 웃었다. 

팔을 벌려 따뜻한 포옹과 함께 인사를 했다. 마음속으로 사랑합니다- 하고 감사와 사랑을 담아 보냈다.


올해 나는 좋은 소울메이트를 만나고 싶다는 기도를 했었다.라고 하니 

'내가 남자였다면 사귀고 싶었을 만큼 매력적이라 느꼈다.'라는 말을 아난다님과 세 번째 정도 봤을 때 

들었다. 나는 그때 사랑 앞에 불안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때였기 때문에 그 말이 참 감사했다. 

사실 나도 선생님을 뵐 때 그렇게 느꼈다고 말씀드리며,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드리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분위기 있으시다'라고 말씀드렸다. 

센터의 다른 선생님들도 그렇지만 아난다님은 특히 눈빛이 맑고 아름답다. 서로 좋은 모습을 보고 귀하게 여기는 대화 속에...  이전에 우리가 어떻게 만났었는지는 몰라도 지도자 혹은 서로의 도반으로써 이번 생에도 우리는 참 좋은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고 느꼈다. 


어제 나는 약간의 구름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기분이었는데, 아난다님을 만났을 때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냥 참았다. 

모두 생각의 생각 들이고... 그것이 버려야 할 것들이란 것도 알기 때문에. 

그런데 어제는 다른 선생님께 지도를 받았기에 아난다님과 나가는 길에 몇 마디 주고받지 않았던 

것인데도 아름답고 따뜻한 눈빛을 보며 위안이 되었다.  

포옹을 할 때 어제 입고 갔던 에스닉 원피스가 닿는 느낌이 포근하고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나는 괜히 쑥스러워서 '커튼 같죠?' 하며 장난스럽게 치마를 살짝 흔들어보았다. 우린 같이 웃었다.

무척 지치고 힘들었던 날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의지를 내어서 수련을 왔고 그래서 또 존재를 일깨우는 

사소하고 아름다운 만남을 가졌고, 따뜻한 사랑이 가득한 인사를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었다.


센터 카페 글을 보다가 아난다 지도자님의 글을 찾아 차례로 읽었다. 

내 존재를 다독이는... 공감이 되고 깨우는 말들

지금 내게 필요한 말들이 있었다. 

아난다 선생님의 마음으로 글을 정리해보았다. 

아난다는 산스크리트로 '더 없는 행복'이라는 뜻이다.


+

생각 없이, 감정 씀 없이, 마음 없이 그냥 하는 것이 존재의 일이다

존재가 하면 행운이 따른다 

에고를 존재가 다독이며 관념들이 사라지면

매 순간 초심을 가지고 살 수 있다

그리하여 매 순간 행운이 온다 

'그냥' 하는 것 그것이 존재의 일이다


+

나의 우주는 내 존재에게 우호적인가? 

우주는 내 의식 상태에 맞게 우호적이다 


+

어떤 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내려놓는 것이 좋다

무의식 에는 동일한 크기의 의심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마찬가지이다

믿음도 의심도 아닌 그 중간 어디 즈음 그저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마지막 글이 어제 내게 필요한 말이었다. 

'중'을 찾는 것. 그것이 모든 진리의 핵심이라는 것. 

유, 불, 도를 통합한 도교 경전인 성명 규지라는 책을 얼마 전 읽다가 다시 중요한 

깨달음을 하나 얻었는데, 또 확인하게 된다.  

철학과 신학을 넘어선 통합적인 영성에 대한 공부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어제는 플리마켓 전에 내가 예약해둔 한 과학자가 쓴 <Stalking the wild pendulum>이라는

정신 물리학 책을 구매해왔다. 한국어 제목은 우주심과 정신물리학 이며 과학 심리학 명리학 등을

학문들을 통합해서 이해하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꽤 알려진 책이었다.

센터 탈의실 의자에 앉아 30분 정도 한 챕터만 읽었는데도 지금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명상을 통해 실제로 내가 체험하는 것과 내가 느낀 바를 기록하는 것 

책을 읽어 그것의 실체에 대해 이해하며 명상을 할 때 적용하는 것. 

부지불식 간에 문득 느끼는 바... 그 전 과정을 즐겁게 내려 놓는 마음으로 따르고 있다. 


사랑을 인간에게 두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인 서로가 다르지 않은 

우리 존재 모두에 두는 것, 생명을 기르는 바람과 물과 하늘과 우주에 두는 것

그로 인해 우리의 삶 속에 감사함과 용서함과 존중함과 평화가 흐르게 된다는 것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아마도 내 안에 종교심이 있기 때문에 더 잘 와 닿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하느님에 대한 믿음, 절대적 순수의식으로서의 사랑에 대한 경외와 신비, 

신의 현존에 대한 종교 관념들이 명상을 할 때는 해체되면서 다시 통합되어... 더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나를 닦으며... 내면의 아름다움과 순수를 다시 회복하는 것

빛과 어둠, 양과 음, 물질과 영혼, 남자와 여자, 사랑과 미움, 믿음과 의심, 희망과 절망, 깨끗함과 더러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든 대립되는 상반되는 것들이라 여기는 머릿속의 관념들을 깨고  

지금 내가 의식의 좌표 어디 즈음에 있는 지를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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