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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정 Feb 26. 2019

[독서모임 일월일] 하진의 기다림 - 29번째 모임

2019년 2월 17일 일요일
독서모임 일월일 29번째 모임.

하진의 기다림.

오랜만의 소설이다.
배경은 중국 문화 대혁명 시절.
 

아련하고 슬프다.
그 시대의 한계에 부딪혀 살아간 개인의 인생이.

인권을 찾기 어려웠던 시절.
특히 여성에 대한 인권.
강간을 당하고도 또다시 피해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
평생 남편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채 시골에서 몸종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 했던 여인 수위.
자신의 감정조차 표현하지 못한 채 숨 한번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괜찮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남의 일에 득달같이 달려드는 불편한 집단 안의 개인.
내 기준은 없고 사회의 기준만 있는 시대.
그 속에서 행복한 사람은 없다.
 
린의 우유부단함.
그 우유부단함으로 주위의 모든 여자들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그의 이기적인 모습은 그 시대의 흔한 남성이었을까.

이건 이래서 좋고 저건 저래서 좋고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좋은 것 싫은 것 반반씩 섞여있는 선택지에서 이리저리 갈팡질팡 하는 린.
결국 자신의 확고한 의지가 아닌 어쩔 수 없는 환경에 떠밀려 결정을 하지만
자신이 못 보던 싫음이 보이자 또다시 결정을 바꾸려 한다.
그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주위의 세 여자.
등 떠밀려 사는 삶.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기적인 회색분자.

린은 마음이 따뜻한 차분한 모범장교다.
그러나 린은 치열하지 않다. 
괴로워하지만 결국 항상 쉬운 답을 찾는다.
그와 주변의 불행은 반복될 것이다.
주변의 불행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이 사람은 평생 이렇게 살다 죽을 것이다.
공감하지 못한 채, 평생 도망 다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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